Fashion Report
< Trend >
‘과거’와 ‘마이너’ 색다른 일상을
Saturday, Nov. 1, 2014 | PFIN,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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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일상적인 것이 쿨하게 느껴지는 ‘노멀(Normal)의 시대’를 맞아 유스, 캐주얼 부문은 마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듯 보인다. 하지만 베이직에 집중되며 오히려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패션마켓에서 새롭고 차별화된 변화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들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 분야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유스, 캐주얼과 연계된 문화 흐름과 이와 맞물려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를 짚어 내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리털ㄴ업’이라는 주제로 C.T.Active 세미나를 연 PFIN은 지금 젊은 캐주얼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문화적 흐름과 이에 따른 소비자의 변화 양상을 바탕으로 2015년 F/W시즌 기획을 위해 주목해야 할 인스피레이션과 스타일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자료제공 : PFIN_www.firstviewkorea.com
복고가 아닌 신기함의 대상이 된 과거
최근 들어 PFIN이 몇 시즌 동안 전망해 온 것처럼 지금보다는 희망적이거나 지금과 비슷한 어려움을 맞이했던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고 이를 일상과 접목하는 흐름이 패션과 디자인, 하이엔드와 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중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는 창간 60주년을 맞은 인테르니 매거진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인 의자와 조명 디자인을 선정하고 기다란 하나의 테이블에 연대별로 연출해 과거로부터 연결된 일상의 모습을 보여 줬다. 「나이키」는 신제품(Kobe IX Elite Low)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낙하산에서 영감을 받은 열기구 설치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 2015 S/S컬렉션에서는 197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스타일들이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가디언>지는 1970년대 여성 록스타 스타일이 귀환하고 있음을 보도하기도 했다(2014년 5월3일). 특히 젊은 밀레니엄 세대에게 과거는 단순히 레트로나 복고가 아닌 ‘신기함’과 ‘새로움’의 대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net에서 방영 중인 ‘EXO 902014’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선배 가수들이 출연해 1990년대 당시의 곡들과 그 시대의 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세대 아이돌인 EXO의 구성원들은 1990년대의 문화를 접하면서 놀라고 신기해하며 동경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복고 스타일이 유행인지 묻는 PFIN의 인터뷰 문항에 대학생 김모양은 “요즘 복고는 안 입는다”라며 “옷을 잘 입는 친구들은 소위 ‘잘나가는 언니 스타일’로 입는다”라고 답했는데, 보여 준 사진은 헤어밴드와 빈티지 티셔츠, 하이라이즈 팬츠를 입은 전형적인 1970년대풍 스타일이었다. 과거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을 복고가 아닌 새로움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진정성 지닌 마이너, 메이저가 되다
베이직한 일상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작지만 다양성을 대변하는 마이너가 지닌 색다름과 진정성’이다. 최근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가 전례 없는 인기를 끌었던 것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유스 컬처에서는 일명 ‘털ㄴ업 대란’과 같이 기성세대는 알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 현상들이 양산되기도 했다. <쇼미더머니>의 프로듀서 가운데 한 명인 ‘도끼’가 빈번하게 사용하는 ‘Turn Up’이라는 말을 팬들이 SNS 댓글에서 언급하자 도끼가 이 한글 표현을 ‘털ㄴ업’이라고 정정해 주면서 불과 4~5시간 만에 1400여개의 ‘털ㄴ업’ 댓글이 달린 사건이다.
색다름을 찾기 어려운 ‘노멀’한 일상에서 소수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색다름을 느끼고, 당연하다고 여기던 영문 표기를 한글로 바꾸는 ‘마이너’적 신선함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가시화된 흐름에 따라 기존에는 한글이 주로 한국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차별화된 감각을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 요소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글과 영문을 적절하게 혼합한 타이포그래피를 특징으로 하는 디자이너 남노아와 유아인의 ‘러브시티 티셔츠’는 많은 셀러브리티가 착용하고, 열흘 만에 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이슈를 낳았다. 또 대표적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한글 타이포를 이용한 광고를 진행하며 한국적 지역색과 마이너 감성을 담으려는 노력을 보였다.
「아디다스」는 또한 ‘ZX Flux’를 출시하면서 지역색이 짙은 스케이트보더이자 기업가 ‘Wandile Msomi’ 같은 언더그라운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주인공으로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 자신들의 기반에 마이너 성향이 있음을 내세우고자 노력한다. 이런 흐름을 따라 기존의 마이너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에서도 마이너 감성이 원래 자신들의 아이덴티티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 <비긴 어게인>은 비주류 아티스트가 겪는 어려움을 잔잔하게 그려내며 상업성보다는 진정성을 담은 콘텐츠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슈가 없는 게 이슈라고 할 정도로 침체한 시장에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다양성 영화 부문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미국보다도 높은 누적 매출을 기록해 이러한 마이너적 감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 분야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유스, 캐주얼과 연계된 문화 흐름과 이와 맞물려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를 짚어 내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리털ㄴ업’이라는 주제로 C.T.Active 세미나를 연 PFIN은 지금 젊은 캐주얼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문화적 흐름과 이에 따른 소비자의 변화 양상을 바탕으로 2015년 F/W시즌 기획을 위해 주목해야 할 인스피레이션과 스타일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자료제공 : PFIN_www.firstviewkorea.com
복고가 아닌 신기함의 대상이 된 과거
최근 들어 PFIN이 몇 시즌 동안 전망해 온 것처럼 지금보다는 희망적이거나 지금과 비슷한 어려움을 맞이했던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고 이를 일상과 접목하는 흐름이 패션과 디자인, 하이엔드와 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중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는 창간 60주년을 맞은 인테르니 매거진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인 의자와 조명 디자인을 선정하고 기다란 하나의 테이블에 연대별로 연출해 과거로부터 연결된 일상의 모습을 보여 줬다. 「나이키」는 신제품(Kobe IX Elite Low)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낙하산에서 영감을 받은 열기구 설치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 2015 S/S컬렉션에서는 197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스타일들이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가디언>지는 1970년대 여성 록스타 스타일이 귀환하고 있음을 보도하기도 했다(2014년 5월3일). 특히 젊은 밀레니엄 세대에게 과거는 단순히 레트로나 복고가 아닌 ‘신기함’과 ‘새로움’의 대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net에서 방영 중인 ‘EXO 902014’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선배 가수들이 출연해 1990년대 당시의 곡들과 그 시대의 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세대 아이돌인 EXO의 구성원들은 1990년대의 문화를 접하면서 놀라고 신기해하며 동경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복고 스타일이 유행인지 묻는 PFIN의 인터뷰 문항에 대학생 김모양은 “요즘 복고는 안 입는다”라며 “옷을 잘 입는 친구들은 소위 ‘잘나가는 언니 스타일’로 입는다”라고 답했는데, 보여 준 사진은 헤어밴드와 빈티지 티셔츠, 하이라이즈 팬츠를 입은 전형적인 1970년대풍 스타일이었다. 과거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을 복고가 아닌 새로움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진정성 지닌 마이너, 메이저가 되다
베이직한 일상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작지만 다양성을 대변하는 마이너가 지닌 색다름과 진정성’이다. 최근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가 전례 없는 인기를 끌었던 것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유스 컬처에서는 일명 ‘털ㄴ업 대란’과 같이 기성세대는 알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 현상들이 양산되기도 했다. <쇼미더머니>의 프로듀서 가운데 한 명인 ‘도끼’가 빈번하게 사용하는 ‘Turn Up’이라는 말을 팬들이 SNS 댓글에서 언급하자 도끼가 이 한글 표현을 ‘털ㄴ업’이라고 정정해 주면서 불과 4~5시간 만에 1400여개의 ‘털ㄴ업’ 댓글이 달린 사건이다.
색다름을 찾기 어려운 ‘노멀’한 일상에서 소수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색다름을 느끼고, 당연하다고 여기던 영문 표기를 한글로 바꾸는 ‘마이너’적 신선함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가시화된 흐름에 따라 기존에는 한글이 주로 한국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차별화된 감각을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 요소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글과 영문을 적절하게 혼합한 타이포그래피를 특징으로 하는 디자이너 남노아와 유아인의 ‘러브시티 티셔츠’는 많은 셀러브리티가 착용하고, 열흘 만에 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이슈를 낳았다. 또 대표적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한글 타이포를 이용한 광고를 진행하며 한국적 지역색과 마이너 감성을 담으려는 노력을 보였다.
「아디다스」는 또한 ‘ZX Flux’를 출시하면서 지역색이 짙은 스케이트보더이자 기업가 ‘Wandile Msomi’ 같은 언더그라운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주인공으로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 자신들의 기반에 마이너 성향이 있음을 내세우고자 노력한다. 이런 흐름을 따라 기존의 마이너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에서도 마이너 감성이 원래 자신들의 아이덴티티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 <비긴 어게인>은 비주류 아티스트가 겪는 어려움을 잔잔하게 그려내며 상업성보다는 진정성을 담은 콘텐츠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슈가 없는 게 이슈라고 할 정도로 침체한 시장에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다양성 영화 부문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미국보다도 높은 누적 매출을 기록해 이러한 마이너적 감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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