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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ght >

K팝 K게임 열풍 속 K패션은?
걸음마 단계‘ 세계화’ 앞당겨야

Monday, Feb. 13, 2012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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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열풍 속에 지난해 K팝은 사상 최초로 유럽에 이어 남미로까지 보폭을 확대했다. 6월 프랑스 파리 공연 때에는 태극기와 한글 손팻말이 물결을 이룬 가운데 공연장을 가득 메운 1만4000명의 관람객들이 샤이니와 동방신기의 노래와 춤에 열광했다. 12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K팝 가수들이 무대 위에 올라 한국 대중음악의 우수성을 맘껏 과시하는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됐다.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팝 문화의 근원지인 유럽, 미주 지역에서 K팝 노래를 따라 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다시금 실감하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올 수 있었을까? 콧대 높은 유럽 팝문화의 종주국에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이 K팝을 들고나가서 이들로부터 환영 받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지금 세계시장의 흐름이 아시아로 쏠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정체된 시장이라면 아시아는 급성장하는 시장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세계 경제의 질서가 아시아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서슴없이 진단한다. 아시아에서 수년 내에 월드스타가 나올 것이며 그 자리에 K팝 스타가 당당하게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은 상상 속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실현 가능한 일로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세계시장 흐름 아시아로 쏠려‘ 기회’ 잡아야

이 대목에서 눈여겨 볼 점은 K팝 시장을 이끌고 있는 SM YG JYP 등 3사 엔터테인먼트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30%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3대 음악기획사의 3년 전 해외 매출 비중은 10% 이내였지만 지금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이 음악기획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K게임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K게임의 수출액은 지난해 매출 21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2007년 7억8000만달러였던 수출규모가 4년 만에 3배 규모로 성장했다. 수출 50% 증가는 기본이라고 할 정도로 K게임이 세계를 향해 뛰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국민게임’이라 불리는 한국 게임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올해는 30억달러 수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게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K팝 열풍을 이끈 소녀시대, 카라, 수퍼주니어 등이 올린 음악 부문 해외매출액의 14배에 달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K팝과 K게임이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문화 콘텐츠로 간주할 수 있는 K패션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K패션의 글로벌 진출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계시장에 당당하게 이름을 내걸고 인정받는 브랜드는 몇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정도다. 패션의 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해 어느 정도 성과를 일궈낸 브랜드는 솔리드옴므의 「우영미」와 지금은 제일모직으로 흡수된 정욱준의 「준지」정도이다.


K팝 빅3, 해외매출 비중 30% 훌쩍 넘어

「우영미」는 지난 2002년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 처음 참가한 이후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 뻗어 있다. 회사 매출의 30%가 해외 수출 물량일 정도로 글로벌 패션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 2007년 파리에 진출한「 준지」는 데뷔 때부터‘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으며 유명 편집숍에 당당히 입점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이탈리아 ‘타보’ ‘단토네’를 비롯해 프랑스‘ 타프키’, 영국‘ 벨티스’ 등 세계적인 편집숍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시장에는 제일모직의「 구호」가 최근 2년 동안 네 차례 컬렉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역시 일모가 심혈을 기울여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나가고 있는「 빈폴」은 미국의 대표적인 편집숍인‘ 오프닝 세리머니’ 뉴욕과 LA매장 2곳에 입점했다. 올해는‘ 바니스’의 뉴욕, 마이애미, LA등 총 5개 매장에 입점 예정이다.

이랜드의「 후아유」는 최근 소호에 직매장을 오픈하고 미국에만 4개의 단독숍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중견 패션기업인 아이올리와 아비스타 경우는 각각 서부와 동부에 직매장도 오픈하는 등 공격적으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리만 브러더스 사태 등 미국 경기가 급냉각하면서 판매부진을 이유로 매장을 철수하는 아픔도 겪었다.

아비스타는 미국 공략을 중단하고 현재 유럽 중심으로 홀세일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 패션 기업들은 유럽과 미주지역을 열심히 노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K패션의 위상은 미약하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지만 K팝과 K게임처럼 눈에 띄는 성과로 연결된 경우는 드물다.


이랜드 해외 매출 비중 48.5% 국내‘ 톱’

그러나 중국에서 사정은 좀 다르다. 특히 이랜드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성과는 경이로울 정도다. 지난해 이랜드그
룹이 중국에서 올린 패션 매출은 5080개 매장서 1조6000억원으로 한국에서 올린 패션 매출 1조7000억원 대비 48.5%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중국 매출로 2조1000억원, 한국 매출로 2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패션매출이 한국을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가파른 성장 속도. 이랜드가 패션 매출 2조원의 고지를 달성하는 데 한국에서 30년이 소요됐다면 중국에서
는 절반인 15년 만에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이랜드의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 2009년 39%에서 2010년 43%로 늘어났고, 지난해 49% 비중에서 올해는 51%를 예상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탈리아 패션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의 본사까지 인수하고 이를 갖고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랜드가 파죽지세의 기세로 중국 패션시장을 장악해 들어가고 있는 움직임에 반해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FnC 등 다른 패션 대기업들의 중국 사업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미약하다. 10여년 전부터 중국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꾸준히 중국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을 뿐 뚜렷한 성과를 못내고 있다.


일모 등 해외 매출비중 5%에도 못 미쳐

이유는 무엇일까?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 여기에 고급 인력까지 확보한 패션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는 빠르게 시장 장악
력을 높여 가고 있는 반면에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연말 LG패션은 임기를 1년 앞둔 중국 법인장을 전격해고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제대로 중국시장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강을 강화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구본걸 LG패션 회장은 중국시장 공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기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에 사택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기업의 아젠다로 내세우고 이서현 부사장이 이를 직접 챙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고 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MCM」과「 휠라」의 경우 김성주 회장과 윤윤수 회장이 직접 M&A 작업과 글로벌 조직을 이끌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롤모델을 우리는 갖고 있다. 김회장의 혜안에 따라‘ 일류매장’에만 힘을 쏟아 온「 MCM」은 이제 국내 매출만 면세 포함, 90개 매장서 34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중국시장을 향해 선전포고를 한 그는 중국에서만 200개 매장 오픈은 거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회장이 이끄는「 휠라」 역시 이제는 전 세계 70여개국 21개 라이선시로부터 매년 평균 4000만달러의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위치에 우뚝올라서 있다.


중국=내수시장, ‘발상의 전환’ 요구돼

K팝과 K게임에 이어 K패션이 세계시장을 호령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아시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국내 패션기업들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찾는 데 더 많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오는 2018년이면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1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중국이 우리의 이웃으로 존재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큰 기회임이 분명하다. 중국과 한국은 공통적인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쉽게 중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진출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낸 이랜드 중국 관계자는 우리에게 사고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중국은 젓가락과 한자
사용 등 여러 면에서 우리와 문화권이 비슷하다. 이는 서양 패션 기업들보다 한국 패션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을 내수시장이라고 보면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의 마켓을 한국이라는 좁은 땅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중국을 통해 아시아 전체로 확대해 글로벌화를 진행하면 K패션이 세계시장에 우뚝 설 날도 머지않았다.” K패션이 K팝과 K게임에 이어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그날이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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