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중가 영TD 잡아라!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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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5.10조회수 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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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일수록 트래디셔널(TD) 캐주얼은 잘나간다. 과연 그럴까? 올해 S/S시즌 초반 더블딥(*주1)을 연상케 하는 소비심리 위축과 악천후 속에 대다수의 캐주얼 브랜드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세정과미래(대표 박이라)의 「NII」와 더휴컴퍼니(대표 권성재)의 「크럭스」가 TD를 내세워 전면적인 리뉴얼을 진행해 주목된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워싱 데님을 시작으로 다시금 빈티지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TD로 컨셉을 바꾸는 일종의 역발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캐주얼 기업이 어떤 스타일로 베팅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는 가운데 이 두 브랜드는 TD라는 컨셉을 잡고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사실 캐주얼 시장 상황은 클래식이나 TD보다 빈티지 컨셉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런칭한 브랜드 가운데 「지프」와 「BSX」가 빈티지 컨셉으로 300억원 외형에 근접하며 이러한 상황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5만원대 티셔츠, 판매율은 80% 상회
    여기에 「버커루」의 워싱 데님으로 ‘판단 후 사격’한 MK트렌드는 「TBJ」와 「앤듀」의 데님 비중을 끌어올리며 3개 전개 브랜드 공히 창립 이래 월매출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월 소비자 동향 파악 후 4월 반응생산’의 기본 공식이 깨진 다른 베이직 캐주얼 브랜드들도 서둘러 데님과 이를 뒷받침할 빈티지 상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II」와 「크럭스」는 어떻게 브랜드를 리뉴얼 진행했으며, TD로의 역행(?)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NII」는 지난해 뉴욕에서 브랜드 컨설팅을 받으며 뼈대를 갖췄고, 미국 아이비리그를 모티브로 삼았다. 전체적인 BI와 SI 통합작업을 실시했고, 프린스턴대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고를 활용한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1746년에 설립된 프린스턴대는 미국 8개 명문 대학을 지칭하는 아이비리그 가운데에서도 항상 상위 3위권에 드는 대학이다.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이곳 출신이다. 미국의 대통령 2명과 40명의 주지사, 80명의 상원위원을 배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1등 대학이라 볼 순 없지만 무시 못할 명문 대학교다.

    세정어패럴 생산 ‘Made In Korea’ 어필
    이는 「NII」가 추구하는 전략과 맥을 함께한다. 이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가격경쟁으로 치닫는 현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품질을 높여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중가를 겨냥한다. 지난해 이러한 전략상의 테스트는 끝났다. TD캐주얼을 대표할 수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는 피케 티셔츠의 경우 대부문의 가격이 2만9000~3만9000원이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NII」도 이러한 가격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여름시즌과 하반기를 기점으로 4만9000~5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세일을 최대한 지양하는 가격정책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상품군의 최종 판매율은 80% 이상을 기록했고, 수익은 대폭 향상되는 놀라운 결과를 거뒀다. 기존 상품 대비 최대 2배에 가까운 가격 상승이 있었음에도 판매율은 이전보다 높아지는 자료를 얻어냈다.
    여기에는 세정 계열사 가운데 세정어패럴에서 생산을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대대수 캐주얼 브랜드가 해외 생산에 치중된 상황에서 세정어패럴로의 생산 진행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점을 확보했고, 품질은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자료로 확신을 얻은 이 회사는 세정어패럴에 8만장 이상을 베팅하며 생산량을 늘렸다.

    TD전환 이후 점당효율 25% 상승
    「NII」가 아메리칸 TD를 지향한다면 「크럭스」는 브리티시 감성을 표방한다. 현재 리뉴얼 진행 중간평가 점수는 높은 편이다. 1분기까지 지난해 대비 점평균 25%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유통망 수가 26개나 줄었지만 올해 연간 매출은 15%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전에 비해 점당 효율이 확연하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크럭스」도 상품 원단 고급화 정책과 함께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과 상품 원단 고급화 전략을 진행했다.

    「크럭스」는 영국의 상류층 문화를 즐기는 패셔너블한 부유층을 모티브로 삼았다. 「크럭스」의 새로운 로고 BCR은 브리티시(British) 컬처(Culture) 리프랙션(Refraction)의 약자로, 영국 전통의 젊은 문화를 반영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올해 S/S시즌부터 컨셉을 전면적으로 새로 꾸민 결과 상품의 느낌도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지난해까지 후드티와 이를 중심으로 한 상품이 주가 됐다면 올해는 재킷 티셔츠 팬츠 등 TD의 대표 상품을 배치했다. TD로 리뉴얼을 진행하며 상품적인 부분에서 예전과 다르게 ‘갖춘 느낌’을 전달한다. 이화선 「크럭스」 영업부장은 “사실상 논컨셉이던 예전에 비해 TD로 컨셉을 명확화한 이후 점포당 효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유통망을 재정비한다면 목표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NII」와 「크럭스」의 리뉴얼은 원점으로의 회귀를 뜻한다. 여기에 「노튼」은 런칭시점부터 TD를 겨냥해 컨셉을 이어오고 있다. 이 브랜드는 계속해서 수익성 도모를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 중이다. 지난 1999년 중저가 TD로 시작한 「NII」는 감성 캐주얼의 득세와 함께 2003년부터 캐릭터성을 강조한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이후 2007년부터 스타일리시 캐주얼 조닝의 성장과 베이직 컨셉의 빅 브랜드들이 다시 부활하며 위축된 「NII」는 다시 TD라는 카드를 꺼내 들게 됐다. TD와 데님을 컨셉으로 출발한 「크럭스」도 BI를 재정비할 시점에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다.

    캐주얼 시장에서는 딱히 TD가 강세라고는 볼 수 없는 요즘 이 브랜드들의 선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국내 전체 패션 시장으로 확대해 보면 중가 TD는 사실상 비어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캐주얼이라는 개념이 확실해진 것은 국내에서 「빈폴」과 「폴로」가 나올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연대기 참조). 이 가운데 최근 2~3년 동안 비즈니스 캐주얼 확산과 남녀 정장 브랜드의 주춤세과 맞물려 「빈폴」과 「폴로」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전에 없던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

    4000억 「빈폴」 받칠 중가TD 없다
    「빈폴」은 6개 라인을 총합해 지난 2008년 4080억원의 실적을 보이며 국내 단일 브랜드 역사상 유례없는 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4400억원의 매출로 연일 ‘한계돌파’를 이뤄내고 있다. 「폴로」는 전통적인 백화점 유통 전개 방법을 넘어 ‘초법적인’ 위치에까지 올라서고 있다. 지난해 말 블랙라벨과 퍼플라벨 등 초고가 라인으로 롯데 울산점에서는 1층(!)으로 넘어왔다. TD로 출발해 명품 조닝까지 침투하면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TD의 강세와 맞물려 「라코스테」와 「헤지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판도 변화 속에서 이를 받칠 만한 중가 영TD 시장의 숙제는 아직 풀지 못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수많은 캐주얼 브랜드가 중가 영TD 시장을 겨냥했지만 이 시장을 지배한 브랜드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직 캐주얼이 저가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는 지금 「NII」와 「크럭스」가 중가 영TD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다면 국내 캐주얼 조닝은 더욱 활기를 띨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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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with 정승원 세정과미래 총괄전무




    “가격경쟁으로는 미래 없다”
    “「NII」를 TD로 전면 리뉴얼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가격에 대한 고민이었다. 캐주얼 빅 컴퍼니에 비해 물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유니클로」 등 상식을 깨는 글로벌 브랜드의 물량 공세와 가격경쟁 속에서 이 싸움으로는 이길 자신이 없다. 그 대신 「NII」 본연의 모습인 TD로 전환하며 품질을 끌어올리고 수익을 도모하는 작업은 필요했다.

    세정과미래라는 기업은 세정그룹의 계열사이며, 이 점이 특장점으로 부각된다. 대다수의 캐주얼 회사는 단독회사 체제이며, 해외에서 생산 노하우를 찾는다. 「NII」의 경우 세정어패럴이라는 관계사가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국내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상품 컨셉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환경적 요소와 맞물려 TD로 진행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다져 나간다면 매년 성장하는 「NII」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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