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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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0.01조회수 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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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지역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센텀시티가 유통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동래 서면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 터를 닦아온 롯데와 내년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의 진입으로 이들의 격돌은 불가피해졌다.

    평화롭던(?) 부산이 격전지로 둔갑했다. 서면과 동래점에 이어 센텀시티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내년 3월 신세계백화점이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UEC(Urban Entertainment Center)의 오픈으로 이들의 정면 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센텀시티점은 롯데의 24호점이자 부산 지역에서만 3호점으로 오픈해 힘을 다지고 있었다. 이때문에 이번 센텀시티의 신세계 진출이 그리 반갑지 않다.

    더욱이 롯데는 부산 지역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동래와 서면에 이은 센텀시티와 삼각구도를 형성해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규모와 이곳을 구성하는 콘텐츠로 맞설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오게 될 신세계는 영몰을 낀 백화점 형태로 7만6000㎡(약 2만3000평)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규모는 롯데 센텀시티점 3만6300㎡(1만1000평)보다 2배 이상 크다.

    국내 브랜드는 봉?, 명품 브랜드는 상전?

    이러한 규모 싸움과 콘텐츠 싸움에서 더더욱 이들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고객들의 유입 통로다. 지하광장은 지하철 센텀시티역과 백화점 지하를 연결한 5280㎡ 규모로 분수와 공연무대 등이 설치돼 있고, 부산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과 연결 통로로 이어지며 길이 200m, 폭 50~80m에 이른다. 이러한 조건에 두 백화점 사이의 거리는 불과 7m. 고객들이 지하철 하차 시 바로 백화점 입구와 연결되는 롯데와는 달리 신세계의 경우는 밖으로 나와야 백화점으로 진입할 수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는 것이 불편하더라도 롯데와 입점 고객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롯데 측은 “서울의 롯데 본점에서와 같이 전철이 통과하고 있어 유동 고객은 물론 입점 고객에서도 차이는 벌어질 것”이라고 응수했다. 유입 통로에서 나온 신경전은 바로 브랜드 유치 경쟁으로 옮아간다. 롯데는 현 입점 브랜드들이 신세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신세계 측도 이에 맞서 브랜드들에 대해 통보(?)를 끝낸 상태다. 내년 신세계에 입점하지 않는 브랜드는 앞으로 MD 개편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데 이어 백화점 NPB까지 요구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상품 과잉 공급, 제살 깎아 먹기로 부메랑

    패션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서는 대부분 롯데와 신세계 모두 입점해 있지만, 지금 같은 신경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산 지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이렇게 딱 달라붙게 옆집에 위치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다 빤히 들여다보일 텐데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비단 이번 입점 결정을 떠나 앞으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따라 유통 방향이 흔들릴 수 있을 것 같다. 혼란스럽다”라고 반응했다.

    반면 롯데와 신세계가 브랜드 유치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관대한 부분이 있다. 수입 브랜드에 대해서는 마진을 감면시킨다는 의견을 제시하는가 하면 인테리어 비용까지 대주겠다면서 명품 잡기에 적극 나선 것. 또 하나 이들의 히든카드인 면세점 비즈니스 또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롯데가 서면의 부산 본점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품당 마진율이 30~50% 수준에 달해 백화점보다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앞으로의 수익률에 대해서도 노리고 있다.

    유통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소공동 롯데 본점에서 이미 면세점이 자리를 잡았고 이를 샘플로 부산센텀에서도 그대로 실시할 계획”라고 귀띔했다. 신세계 역시 명품 브랜드에 대해서는 자신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롯데보다 좋은 조건으로 베팅하고 있어 명품 브랜드 잡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의 이러한 불합리한 경쟁은 ‘브랜드 입·퇴점시키기’에만 끝나지 않는다. 두 백화점에서 요구하는 대로 상품을 공급하다 보면 과잉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부산 지역 수요는 정해져 있고, 이들의 요청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과잉공급을 하게 될 경우 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
    유통에 치이고 명품 브랜드에 치여 코너에 몰린 국내 브랜드들이 과연 어떤 방법을 택할지, 유통가의 MD 정책과 이와 맞물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이들 브랜드를 그대로 지켜 보고만 있을 것인지, 입·퇴점 강요보다 이제는 브랜드 하나하나의 생존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 보아야 할 때다.

    부산대첩 어디까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외에도 부산 센텀시티에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영패션 전문관도 들어올 예정이다. 1999년 벡스코 개발에 참여하면서 부산시로부터 롯데백화점 맞은편 부지 9900㎡에 대한 50년 사용권을 확보한 현대는 센텀시티에 백화점 형태와는 차별화할 수 있는 전문패션관을 지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대형마트인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는 이미 2002년 오픈해 단기간에 부산지역에서 자리를 잡은 케이스다. 또한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은 1만7240㎡ 부지에 영업면적 1만1236㎡로 내년 신세계UEC 내 입점될 이마트에 대비해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는 등 단단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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