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um Report

< Insight >

전국 5만여 개 패션 대리점 ’사면초가’

Monday, Oct. 1, 2018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 VIEW
  • 11542
오프라인 핵심 축 붕괴, 이대로?





전국 5만여개로 추정되는 패션 대리점들이 고사 직전이다. 10년 전만해도 A급 대리점 매장의 경우 월매출 1억원을 손쉽게 넘겼지만, 지금은 ‘꿈의 숫자’일 뿐이다. 전성기 시절의 5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패션 대리점들의 현주소다.  

대리점들의 월평균 매출이 쑥쑥 빠지다 보니, 패션기업들의 실적도 내리막길이다. 특히 대리점 중심의 유통 전략을 펼쳐 왔던 1세대 레거시 패션 전문기업들의 경우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 프랜차이즈 시대를 개척했던 이랜드월드(회장 박성수)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실적이 1조4913억원으로 4~5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다른 패션기업들에 비해 대리점 의존도가 컸던 세정(대표 박순호)과 인디에프(대표 손수근)는 지난해 실적이 3870억원, 2011억원으로 둘다 10년 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다.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는 2017년 매출이 4051억원으로 3년 전 수준에 머물렀다. 파크랜드(대표 곽국민)는 지난해 실적이 5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패션 1세대 기업 실적, 5~10년 전으로 후퇴

대리점 중심 유통채널을 가져 갔던 기업 중 그나마 방어를 잘하고 있는 곳은 신원(부회장 박정빈) 정도에 불과하다. 신원 역시 지난 3년 동안 매출 신장이 1%에도 못 미치는 등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최소한 하락세는 면했다.  

이토록 매출이 빠지는 것을 두고만 볼 것인가?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공략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유통채널 역시 온라인과 모바일, 홈쇼핑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품과 유통채널 등 공급이 넘쳐 나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쇼핑에 각종 편의와 이익을 제공하는 온라인(모바일 홈쇼핑 포함)에서 구매하거나, 각종 경험과 체험이 가능한 대형 쇼핑몰에서 지갑을 연다. 그렇다면 전국에 5만개로 추정되는 패션 대리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30년 동안 한국 패션산업을 지탱해 왔던 핵심 유통채널을 어떻게 하면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까?  

이랜드월드, 인디에프 등 대리점 매장 축소  

물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패션 대리점을 대폭 정리한 곳도 있다. 1980년대 대리점 시대를 개척했던 이랜드그룹은 지난 2009년 「스파오」 론칭을 기점으로 SPA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전국 대리점 매장 정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콕스」 「쉐인진」 「라틀레틱」 등 수많은 브랜드들의 정리가 뒤따랐다.  

세정 역시도 종합매장 ‘인디안’을 ‘웰메이드’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대리점 이탈이 있었고, 「헤리토리」와 「센터폴」의 대리점 사업을 중단하면서 수 백개의 매장 정리가 뒤따랐다. 인디에프(대표 손수근)도 매출이 미미했던 여성복 「예스비」와 「예츠」 사업을 중단하면서 대리점 매장 수를 크게 줄였다. 인디에프 관계자는 “2015년 이후 비효율 매장 약 490개점이 철수했으며 전국 400여개 효율매장을 새로 오픈해 점당 매출을 개선했다”며 “매출 부진 매장을 정리하면서 손익이 크게 증가했고 지난 10여 년간 적자 브랜드였던 「예츠」 「예스비」를 철수해 자금수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 의해 대리점 매장을 정리하는 곳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저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것은 천천히 데워지는 물에 결국 개구리가 죽어가는 양상과 똑같다. 패션기업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천천히 데워지는 물에 개구리는 죽는다’  

패션 기업별로 수백 내지 수천 개에 달하는 대리점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가 화두로 떠오른 요즘, ‘신원몰’의 행보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 신원은 올해 이커머스사업을 200억원까지 확장한다. 지난해 14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전년대비 43%의 고속 신장을 예상한다.  

작년 5월 리뉴얼 오픈한 자사몰 ‘신원몰(www.shinwonmall.com)’과 ‘하프클럽’ 등 외부몰 매출을 모두 포함한 실적이다. 고무적인 현상은 자사몰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 지난해 자사몰:외부몰 매출 비중이 20:80이었다면 올해 상반기 실적 분석 결과 30:70으로 자사몰 비중이 10%포인트 늘었다.  

무엇보다 자사몰에 O2O(Online to Offline)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이커머스사업 확장에 주효했다. 전국에 포진해 있는 신원의 700여개 매장을 이커머스사업에 동참토록 자사몰을 플랫폼화한 것. 완벽한 옴니채널 단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첫 걸음마를 뗀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신원, 자사몰 리뉴얼로 옴니채널 첫 걸음

대리점의 참여 과정은 이렇다. 신원몰을 통해 소비자가 A란 상품을 구매했을 때, 해당 아이템의 재고물량이 본사 물류창고에 없을 경우 곧바로 이를 해당 대리점에 모두 알리고, 가장 먼저 입찰을 따낸 대리점이 해당 아이템을 택배 발송함으로써 대리점의 판매 기회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이때 적용되는 마진은 오프라인과 동일한 평균 마진을 보장함으로써 대리점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신원 e비즈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문종국 부장은 “자사몰에서 대리점에 의한 O2O 매출이 전체의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층 타깃의 ‘지이크파렌하이트’의 경우 대리점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자사몰이 오픈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한 번도 입찰에 응하지 않는 대리점도 20%나 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교육하면서 대리점의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신원이 운영하고 있는 700개의 매장을 자산화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원 보다 앞서 국내 패션기업 중 본사와 대리점간 O2O를 가장 먼저 시도했던 세정은 1년 동안 서비스 진행 후 현재 시스템 정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중장년층 위주로 형성된 브랜드의 고객층과 점주들로 인해 O2O를 수용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많았다는 평가다. 패션그룹형지 역시 O2O 플랫폼 기능을 탑재한 자사몰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통일된 가격정책, 데이터 통합 이슈 절실  

비단 이들 1세대 레거시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패션업계가 온 • 오프를 넘나드는 쇼핑 패턴인 O2O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많다. 경영 측면에서는 자사몰 판매비중이 외부몰 보다 현저하게 낮다 보니, 옴니채널 구축을 위한 투자의 우선 순위에서 자꾸 밀리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는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최저가를 내세워 제각각인 가격도 풀어야 할 숙제다. 패션기업들이 백화점몰이나 오픈마켓 등 외부몰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이들이 브랜드 본사도 모르게 할인쿠폰을 붙여 파는 경우가 많아서 공들여 구축한 브랜드 신뢰가 망가지기 일쑤다. 이중가격 발견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한다고 있지만, 급속도로 빠르게 확산되는 온라인 세계에서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에 불과하다.

재고물량에 관한 데이터 통합 이슈도 풀어야만 한다. 지금은 오프라인 사업부와 온라인사업부가 서로 분리돼 물량확보를 놓고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비자들은 이미 온오프를 넘나드는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음에도 패션기업들의 대응은 아직도 아날로그식이다.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패션기업 본사와 대리점은 어떻게 구조를 짜야 상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법찾기’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BOX:O2O, O4O 대표 플랫폼 ‘싱크커머스’는?





최근 패션 업계가 O2O를 넘어 O4O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일의 O4O(Online for Offline) 플랫폼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패션 기업들의 옴니채널 플랫폼 구축 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는 커머스랩(대표 김준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6년 설립 이래 10여년간 6000여 대 • 중소형 기업들의 다양한 니즈와 유통 트렌드를 분석하고 각각에 필요한 솔루션 및 컨설팅을 제공해 왔다. 탄탄하게 쌓아 온 노하우와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옴니채널 시대에 최적화된 상거래 플랫폼을 개발해 오고 있다.

‘싱크커머스(SyncCommerce)’는 옴니채널 시대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거래 활동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통합해 일종의 허브(hub)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O4O 대표 플랫폼이다. 언제 어디서나 PC, 태블릿, 모바일, 키오스크(Kiosk), POS 등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매장 • 판매 • 결제 • 재고 • 고객 등 온 • 오프라인 커머스의 전 항목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싱크커머스’의 핵심 가치는 ‘상생(相生)’이다. 기업과 소비자, 본사 담당자와 점주 및 매니저,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관계가 비즈니스의 중심에 있는 만큼 커머스랩은 통합의 핵심이 상생에 있다고 봤다.

이런 ‘싱크커머스’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온 • 오프라인의 판매 • 재고 • 고객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최적화된 원 플랫폼(One-Platform)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매장에서 온라인 고객 주문 대응, CS, 물류 관리가 가능해짐으로써 추가 수익 발생뿐만 아니라 전사 재고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시즌 종료 후 회수되는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맞춤형 배송 서비스(매장 픽업, 오늘 도착 배송, 매장 택배, 무인 택배) 등 다양한 통합 옴니채널 서비스를 녹여 온 • 오프라인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객 통합 경험을 제공한다. 또 기존 시스템(ERP, POS, 쇼핑몰 등)과 API 형태로 연동이 용이하며 향후 서비스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 중 하나다.

현재 패션 이외에도 다양한 업계에서 레퍼런스를 구축 중인 커머스랩은 최근 신원, 패션그룹형지, 베네통 등 대표 패션 기업에 O4O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다우데이타를 비롯한 다수 기업과의 기술 협업을 통해 패션 업계에 AI, 빅데이터 등 IT 신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R&D를 수행 중이다. 해외 핀테크 사업자와의 글로벌 O4O 플랫폼 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약도 체결하고 있다.



■ 패션비즈 2018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이미지는 패션비즈에 모든 저작권이 있습니다.
도용 및 무단복제는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므로 허가없이 사용하거나 수정 배포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자 ⓒ Fashionbiz ,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