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타고 올해 2000억 목표
    널디, 아시아 패션 No.1 노린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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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6.20조회수 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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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디’가 올해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도약한다. K - 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K-패션 브랜드로 올해 국내외 토털 2000억원을 목표로 달린다.


    론칭 5년을 맞이한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널디’가 중국과 일본의 반응에 힘입어 올해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도약한다.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K-패션 브랜드로 아시아에서의 성장을 발판 삼아 북미와 유럽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2020년 대비 약 80% 신장하며 지난해 매출 950억원을 기록한 널디는 올해 국내외 토털 2000억원을 목표로 달린다.

    간절기였던 지난 4월, 국내에서만 전년대비 17% 신장한 60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 커머스 기업인 에이피알코퍼레이션(대표 김병훈)에서 선보인 널디가 온라인에서만 강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외부활동이 증가하는 시즌에 맞춰 오프라인 매출이 함께 오른 결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5월 들어서는 더욱 빠른 신장세를 기대하고 있다(5월 초 현재). 5월 첫 주말에만 30개의 백화점 매장에서 점평균 1000만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7년 아이유, 지코, 워너원, 송민호 등이 입은 ‘라벤더 컬러 트랙슈트’로 국내 패션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한 널디. 일부에서 히트 상품에 의존한 반짝 인기(one hit wonder)를 누릴 것이라 예상했던 이 브랜드는 어느새 트레이닝 슈트라는 아이템 한계와 국내 온라인 마켓이라는 유통망 범위를 뛰어넘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원히트원더’ 예상 깨고 5년 동안 지속 성장

    △탄탄한 D2C 시스템 △유연한 로컬 조직의 빠른 대응력 △K-컬처를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세계관 확장. 이 세 가지를 널디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직접 소비자 의견을 받고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자사몰 중심, 현지 소비자에게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로컬 조직과 신속한 대처 능력, 빠른 전개 속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먼저 D2C 시스템. 널디 전체 매출 중 자사몰 비중은 50% 수준이다. 지난 2020년까지는 자사몰에서만 가능한 고객 혜택(정기 할인, 사이즈 솔루션, 회원 우선 구매권 등)을 제공하면서 고객 유입을 늘리고 데이터를 축적했다. 작년부터는 이 데이터를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적중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D2C의 가장 큰 강점은 데이터 주도권을 브랜드가 갖고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제한하는 플랫폼과 달리 소비자 수요, 트렌드 변화에 따른 상품 적중률, 마케팅 반응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별도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고객 리뷰 속 상품별 만족도, 키워드 빈도, 연령대 등을 분석해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반영하고 있다.

    자사몰 통해 데이터 구축, 상품 기획에 반영

    다음은 한국을 포함해 로컬 조직의 빠른 대응력이다. 널디 성장의 기폭제가 된 중국 시장은 현재 현지 법인이 없다. 널디의 중국 매출은 80%가 국내 면세점 매출이다. 20%는 글로벌 해상 물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에 도매로 넘기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부 지역이 봉쇄되면서 면세를 통해 물량을 소화하는 따이궁(보따리상)의 활동이 주춤한 상황에서 현지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파트너사와의 호흡이 좋은 결과를 냈다. 중국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 유통하는 물량을 늘려 내수를 직접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내부의 빠른 결정과 현지 파트너사의 손발이 잘 맞으면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여기에 일본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일본 자사몰 운영과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 법인도 최근 널디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축을 담당했다. 국내와는 조금 다른 문화적 차이를 감안해 현지 감성에 맞는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문화 마케팅을 펼치면서 주요 상권 백화점이나 쇼핑몰 중심으로 프리미엄 매장을 늘리면서 점차 시장 장악력을 키우는 중이다.

    변수 많은 오프라인 상황, 빠른 대응력 빛나

    마지막으로 K-컬처를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세계관 확장은 D2C와 유연한 조직체계로 유통과 내부 시스템 및 인프라를 탄탄히 잡아놓은 상태라서 가능했다. 널디의 첫 번째 히트 상품이자 시그니처가 된 연보라색 트랙슈트 판매 추이를 기반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키즈, 신발, 용품 등 상품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에는 그해 상반기부터 선보인 애슬레저 라인 ‘널디핏’을 단독 라인으로 론칭하면서 여성 상품 특화에도 성공했다. 에브리데이 애슬레저 웨어라는 콘셉트로 레깅스와 브라톱 등 스포츠에 맞는 기능성을 갖고 있으면서 기존 널디 의류와도 잘 맞는 디자인의 상품군이다. 현재는 유니섹스 애슬레저 라인으로 확장한 상태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통적인 캐주얼 시장의 확장에 맞춰 니트(카디건, 스웨터), 데님 등 전통 캐주얼웨어에 사용하는 소재를 디자인에 적용하며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널디에서는 ‘세계관을 넓힌다’라고 말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트랙슈트 등 스포츠웨어 기반의 스트리트 캐주얼웨어에서 전통 캐주얼웨어로 영역을 차근차근 확장할 생각이다.



    아이템 영역 넓히며 보더리스 브랜드로 활약

    에이피알코퍼레이션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특정한 분야나 한 가지 아이템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받아들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널디의 세계관 확장은 이런 비전에 기반한 성장 방식이다.

    이러한 기반에 K-콘텐츠라는 기폭제를 더하면서 널디는 해외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론칭 당시부터 K-팝 스타들 덕을 톡톡히 본 널디는 최근 ‘스트릿우먼파이터’를 통해 댄스 신(scene)과 글로벌 K-팝 팬들까지 사로잡으며 해외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중국과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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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디의 중국 시장 매출은 면세점 매출을 포함해 지난 1분기 15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70% 신장한 수치다. 작년 매출인 950억원 중 약 50%가 중국 매출이었고, 올해도 전체 목표 매출인 2000억원 중 1000억원을 중국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면세점 캐주얼 부문에서도 MLB 뒤를 잇는 매출로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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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 뉴스타, 올해 중국 매출 1000억 기대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것을 예상해 작년 브랜드 전속 모델로 발탁한 가수 태연과는 한국과 중국 시장 동시 계약을 맺었다. K-팝 여신이자 글로벌 호감도가 높은 태연이 중국 매출 호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태연 이펙트’라 불릴 정도로 면세점은 물론 티몰 등 중국 내 이커머스에서도 반응이 좋다.

    올해는 일본이다. 널디는 최근 일본의 백화점 매장 3곳에 입점하며 현지 시장 확장에 돌입했다. 시부야109와 오사카109, 오사카 한큐백화점 등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한 널디는 지난해 60억원에 이어 올해 일본에서만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일본은 2019년부터 시작된 널디 해외 진출의 첫 번째 공략지였다. 온라인 자사몰을 먼저 오픈한 후 특별한 마케팅 활동이 없음에도 브랜드 특유의 콘셉트가 호평을 받았다. 차근차근 마니아가 형성되면서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달라는 요청을 했고, 2019년 10월에 도쿄 하라주쿠에 첫 정규 매장을 오픈했다.

    일본, 오프라인 - 셀럽 마케팅 통해 100억 예상

    하라주쿠는 한국의 홍대나 가로수길처럼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핫한 브랜드가 밀집된 곳이다. 널디는 이곳에 현지 건축문화를 살린 소규모 아파트 형식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층마다 다른 콘셉트를 적용해 지하는 작업실 느낌의 아울렛, 1층은 빈티지한 미국식 카페 공간, 2~3층은 소년과 소녀의 방처럼 꾸며 우먼스와 멘스 아이템을 배치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직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일본에서는 추가 활동 없이 자사몰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그럼에도 현지 소비자들과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로 인기를 얻으며, 현지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요청도 들어오는 등 꾸준한 반응이 이어졌다. 아라시가 소속된 쟈니스의 인기 연예인들이 방송 출연 시 자주 착용하며 노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널디는 올해 중국 내수 시장과 이커머스, 일본 오프라인 상권 공략 등을 통해 아시아 패션시장의 No.1 스트리트 브랜드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최근 국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 대한 테스트를 시작한다. 방식은 해외 배송부터 온라인 홀세일, 현지 오프라인 파트너 협력 등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편 에이피알코퍼레이션은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주력 브랜드인 널디와 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 양 축을 중심으로 올해 총매출 47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대비 17.8% 신장한 2951억원을 기록했다. 널디 950억원과 메디큐브 1000억원을 포함해 에이프릴스킨, 포멘트, 글램디, 포토그레이오리진 등 총 6개 브랜드의 실적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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