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너 파워바이어 6人뛴다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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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24조회수 2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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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8000억원의 국내 이너웨어 마켓에서 수입 이너웨어 브랜드의 폭풍이 거세다. 백화점뿐 아니라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유통망을 다각화시킨 수입 이너웨어들의 반격! 그 중심엔 파워 바이어가 있다. 「캘빈클라인언더웨어」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 「바바라」 「아장프로보카퇴르」 「스팽스」 「원더브라」 「플레이텍스」를 이끄는 수입 이너웨어 6인의 바잉 스토리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국내 이너웨어 마켓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다른 복종에 비해 로컬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강한 이너웨어 시장에 수입 브랜드의 진입 장벽은 높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수입 브랜드의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패션 언더웨어 대표 주자 「캘빈클라인언더웨어」부터 섹시 란제리 브랜드 「아장프로보카퇴르」, 올드한 보정 속옷의 이미지를 바꾼 「스팽스」까지. 각자의 주 무기를 내세운 브랜드의 유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졌다. 그렇다면 매의 눈으로 상품의 특성을 캐치해 국내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강이정 이순행 손영섭 변다애 공민영 장성민. 파워 바이어로 정의 내린 이들은 패션 필드에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이너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국내 공급 시 탄탄한 루트를 통해 들어오지 않으면 1년 내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또 한국 소비자의 성향과 핏에 대한 감각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3년 안에 브랜드의 존폐가 결정된다는 수입 이너웨어 시장에서 이들의 필살기는 다양하다.

    파워 바이어가 공통적으로 꼽는 바잉 노하우는 ▲한국 이너웨어 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성 파악 ▲수입 이미지를 강조한 아이템 선정 ▲사이즈 변수가 많은 아이템의 유연한 핸들링을 꼽는다. 기본적인 핏 고려 외에도 로컬 브랜드에 익숙한 소비자의 흐름을 간과하지 않는 것. 국내 소비자의 기본 성향을 파악한 뒤 로컬 브랜드가 해결하지 못한 마켓의 간지러운 구석을 수입 브랜드가 찾아냈다.







    강이정, 데이터분석 → 판매 포인트 발견
    올해로 11년차를 맞은 와나코코리아(대표 박남희)의 「캘빈클라인언더웨어」는 수입 브랜드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 사례로 꼽힌다. 매년 10% 이상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는 670억원을 목표로 언더웨어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캘빈클라인언더웨어」의 바잉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강이정 바이어. 남성과 여성 바잉을 따로 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강이정 바이어가 수장이 돼 이끌고 있다. 그녀는 언더웨어를 맡기 전 「캘빈클라인진」에서 바잉MD를 맡았다. 「캘빈클라인」은 브랜드 간 이동이 자유롭고 회사 내 동일한 시스템 아래 바잉이 진행되기 때문에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여성언더웨어는 1년에 4번 바잉이 이뤄진다. 보통 시즌에 맞춰 한 번씩 바잉을 하는 데 비해 트렌드를 더 빨리 캐치하고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강이정 바이어는 “「캘빈클라인언더웨어」는 타 브랜드에 남녀 성비 판매 구성이 약 1:1로 균형을 이루는 듀얼 젠더 브랜드다. 바잉 주기가 다른 남성과 여성을 핸들링하기 위해 판매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은 필수”라고 말한다. 바잉 전 지난 시즌 베스트, 워스트 셀러 분석은 물론 주기적 매장 방문과 함께 지방점포는 2주마다 신상품 및 상품 리포트를 받고 있다.

    이런 판매 분석을 통해 그녀는 직접 소비하는 구매자의 포인트를 찾게 됐다. 「캘빈클라인언더웨어」의 남성 라인은 남성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선물용으로 판매가 활발히 이뤄진다. 즉 상품은 남성용이지만 지갑을 여는 구매자는 ‘여성’인 것. 이를 적용해 상품 바잉 시 컬러와 디자인에 여성의 심미안을 녹여 구성을 다양화한다. 이 때문에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이벤트 시즌에는 오렌지 옐로 핑크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컬러가 강세다.


    ‘마켓위크’, 바잉 + 한국 트렌드 평가 기회

    ‘마켓위크’라 불리는 바잉 시즌에는 「캘빈클라인언더웨어」의 아시아 바이어가 모여 본사에서 진행한다. 이때 타국과 국내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컬러와 디자인이 다양하다. 중국은 전형적으로 빨강을 선호하는 데 비해 한국은 컬러에 좀 더 유연한 편이다. 비비드한 컬러부터 세련된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 등 유럽에서 어필하는 상품도 선호도가 높다.

    특히 3~4년 전 로고를 추종하던 트렌드가 많이 약화되고 절제된 브랜드 노출 상품 흐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더불어 한국 소비자는 매장 상품 변화도 민감하게 캐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베이직 상품 리오더 물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책정한다.

    2008년 국내 런칭한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김해성)의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는 올 상반기 2개점을 추가 오픈하며 마켓셰어를 넓혀가고 있다. 「엠포리오아르마니」의 기존 팬과 정체된 이너웨어 시장에 갈증을 느끼던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 중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브랜드의 바잉MD는 이순행 바이어. 그녀는 수입 란제리 붐이 한창이던 2002년부터 란제리 시장에서 활약했다. 「프린세스탐탐」 「오바드」 「모르간」을 거쳐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에 합류했다. 올해 4년차로 이너웨어 시장에서 1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브랜드에 집약했다.


    이순행, ‘아르마니’표 푸시업 브라 개발

    이순행 바이어는 수입 란제리 시장이 활황일 때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던 시기까지 수입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그녀는 이 경험을 통해 수입 브랜드의 ‘네임’만으로 국내 마켓을 선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국내 마켓을 고려한 바잉과 재고관리 매장운영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브랜드 파워가 유명무실하다. 이순행 바이어는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는 「엠포리오아르마니」가 구축한 이미지로 빠르게 국내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미지 다음은 상품이다. 국내 언더웨어 마켓에서 후발 주자인 만큼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의 색으로 상품 구성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는 기본 언더웨어 외에도 원마일웨어 개념의 라운지웨어를 10~15% 비중으로 가져간다. 특히 티셔츠 팬츠 등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베이직 상품 반응이 좋다. 언더웨어의 경우 한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울트라 푸시업’ 브라를 개발했다. 2011년 S/S시즌부터 준비한 이 상품은 본사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바이어의 아이디어가 통한 아이템. 올해부터는 퍼머넌트 시리즈로 매 시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바잉뿐 아니라 영업MD업무도 병행하기 때문에 소비자 트렌드를 더 빨리 캐치해 나가고 있다.






    「캘빈클라인언더웨어」와 「엠포리오아르마니언더웨어」가 언더웨어 마켓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 수입 란제리 분야에는 「바바라」가 있다. 훼미모드(대표 남석우)의 손영섭 바이어는 「바바라」의 런칭 멤버로 15년째 「바바라」의 바잉 MD를 담당하고 있다. 란제리 업계 경력으로 따지면 21년차로 남자가 가지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베테랑의 자리에 올라섰다.


    손영섭, 4시즌을 아우르는 재고관리 철칙

    손영섭 바이어는 원산지 증명과 관련해 문제가 생겨 통관이 되지 않을 때는 직접 달려가 제품 하나하나에 스탬프를 찍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수입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 간의 사이즈 스펙차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선스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라이선스와 직수입 비중은 거의 5:5로 동일한 수준이다.






    「바바라」의 수입상품은 가터벨트, 올인원 등 파격적인 제품으로 구색을 갖췄다. 손바이어는 “란제리의 특성상 시즌별 제품들이 유사할 수밖에 없다. 지난 컬렉션과 재고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유사한 상품만을 계속 바잉하게 되고 이는 결국 재고로 남게 된다. 이 때문에 단순히 한 시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앞뒤 시즌 컬렉션을 고려해 신중한 바잉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14년간 브랜드를 전개하며 가장 바잉 적중률이 높았던 상품은 ‘앙주(Ange)’라는 아이템.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몰드브라 형태로 7~8년 이상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누드 퍼펙트’라인 등을 소개해 몰드브라 형태로 봉제라인이 없는 상품으로 히트를 쳤다. 「바바라」는 작년에도 신규점포 3개점을 오픈하며 지방상권까지 확장했다.


    변다애, 쎈(?) 아이템으로 섹시 판타지 자극

    스타럭스(대표 박상배)에서 전개하는 섹시 란제리 「아장프로보카퇴르」는 브랜드만큼 통통 튀는 변다애 바이어가 맡고 있다. 2010년 런칭한 이 브랜드는 영국에서 탄생한 란제리로 기본 속옷 외에도 코르셋 바스크 드레스 등을 선보인다. 「액세서라이즈」에서 기획MD를 하던 그녀는 「아장프로보카퇴르」로 란제리 시장에 입문했다. 지난 2009년 9월부터 런던을 오가며 속옷과 브랜드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변다애 바이어에게 「아장프로보카퇴르」는 처음 시도해보는 란제리 바잉 업무라 초창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시즌 1년 전에 바잉을 하는데 「아장프로보카퇴르」는 다른 란제리 브랜드들에 비해 트렌드는 물론 고객 성향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장프로보카퇴르」는 국내에서 쉽지 않은 과감한 컨셉을 메인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강남상권을 중심으로 ‘섹시 란제리’란 개념을 알려가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한다.






    특히 수입 란제리 브랜드는 홑겹 브라가 다수인데 국내 소비자는 홑겹 브라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따라서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신규 고객을 위해 패드가 내장된 브랜드를 바잉하고 강한(?) 아이템에 친숙한 기존고객을 위해 바스크 플레이수트 채찍도 바잉한다. 란제리 브랜드이기 때문에 고객의 신체 특징을 고려한 상품선택도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유럽과 한국 고객은 가슴 모양부터 피부톤까지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동양인의 피부색에 잘 맞는 누디 컬러 비중이 높다. 패브릭도 피부색을 밝혀줄 수 있는 레이스 중심으로 실크나 나일론 원단보다 많이 포진한다. 특히 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리버스레이스 샨틀리 레이스 등 고가의 레이스 상품도 소량 준비해 특별함을 더한다.


    공민영, 착용감 우선 + 샘플 착용은 기본

    CW인터내셔날(대표 차상원)에서 전개하는 보정 속옷 브랜드 「스팽스」는 런칭 이후 1년 만에 홈쇼핑 판매로 100억원대의 매출에 도달했고 오프라인 매장은 6개까지 확대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공민영 바이어는 「스팽스」의 런칭 멤버로 4년째 바잉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그녀는 「스프리스」의 바잉MD와 마케팅을 거쳐 명품아울렛 ‘W컨셉레드’와 「지니킴」의 바잉MD로 활동했다.

    평소 꼼꼼한 성격으로 바늘 땀 하나하나까지 체크하는 그녀는 「스팽스」를 바잉하기 위해 마켓 공부부터 서둘렀다. 갖고 있는 데이터가 전무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사이즈부터 로컬 브랜드 분석까지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제는 이너웨어 전문가(?)가 됐지만 런칭 초창기에는 시장 공부에 80% 이상을 할애할 정도로 학구파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브랜드에서 바잉 업무를 맡으며 쌓은 노하우와 뛰어난 영어 구사력을 더해 「스팽스」 적응 속도를 앞당겼다. 「스팽스」는 보정 속옷 브랜드 중에서도 연령대가 넓어 2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폭넓게 가져간다. 이전 경력에서 여러 소비층을 접했기 때문에 각 층에 맞는 고객의 니즈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공민영 바이어는 “보정 속옷 브랜드인 「스팽스」는 착용감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바잉한다. 한국 소비자의 체형에 맞으며 착용 시 타 브랜드와 차별 포인트가 있는지 체크한다”며 “「스팽스」의 여자 직원들이 샘플을 입어보고 테스트를 거쳐 상품을 고른다. 외부적으로는 블로거나 업계 사람에게 랜덤 샘플을 증정해 착용감과 퀄리티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스팽스」는 보정부위에 맞춰 라인을 세분화했으며 보여주는 스타일만 200가지가 넘는다. 국내는 7가지 라인을 전개 중이고 시즌마다 1~2개 라인을 늘려갈 예정이다. 또 남성라인도 소량 입고해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을 공략한다.


    장성민, 유통망 따른 상품 차별화 우선

    엠코르셋(대표 문영우)에서는 「원더브라」와 「플레이텍스」를 선보인다. 이들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장성민 바이어. 좋은사람들을 거쳐 엠코르셋에 입사해 상품기획부터 홈쇼핑 온라인 등 수입이너웨어와 관련된 바잉업무를 책임진다. 특히 「원더브라」와 「플레이텍스」는 홈쇼핑을 중심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인기 상품에 대한 집중적인 바잉 능력을 자랑한다. 바잉은 2~3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수시 진행한다.





    「원더브라」는 기능성이 강조된 브랜드로 홈쇼핑 채널에서 분당 평균 800만~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매하는 소비자도 강력한 볼륨업 기능을 기대하기 때문에 장성민 바이어는 기능성에 포인트를 두고 메인 상품을 바잉한다.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이 브랜드는 작년 11월 가로수길점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도 개척했다. 숍 규모는 26㎡(8평) 정도로 큰 편은 아니지만 월 4500만원의 매출을 내며 평당 효율로 따지면 가로수길에 있는 이너웨어 브랜드 중 1등이다.

    장성민 바이어는 “홈쇼핑에서 하루 매출 25억원을 달성한 적도 있다. 안테나숍이자 「원더브라」의 1호점인 가로수길점에서는 홈쇼핑과 온라인에서 보여주지 못한 상품도 갖춰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원더브라」는 2011년에 전년 대비 20%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홈쇼핑과 오프라인 숍에서 280억원을 목표로 한다. 또 「원더브라」를 만든 미국 글로벌 패션회사 HBI그룹의 대표 브랜드 「플레이텍스」를 소개하며 「챔피언」과 「저스트마이사이즈」를 런칭해 홈쇼핑을 공략한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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