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 VS 무신사 경쟁, 승자는 누구?<br>콘텐츠 BM과 플랫폼 BM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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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VS 무신사 경쟁, 승자는 누구?
콘텐츠 BM과 플랫폼 BM의 한판 승부

Monday, Nov. 1, 2021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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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회사인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지 26일 만에 전 세계 1억1000만 구독 가구가 시청한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연일 화제다. 총 제작비 254억원에 가성비 갑의 콘텐츠로도 평가받는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잘 구축해 놓은 넷플릭스 플랫폼을 타고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만들고 있다.

이토록 빠른 속도로 <오징어 게임>이 확산된 비결은 무엇일까? 플랫폼의 힘일까? 콘텐츠의 힘일까? 새삼스럽게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빌미로 플랫폼이 우선인지, 콘텐츠가 우선인지를 이슈로 꺼낸 이유는 최근 들어 패션시장에서 콘텐츠 BM(비즈니스모델)과 플랫폼 BM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한 패션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구분할 때 과연 어느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투자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의사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리소스 놓고 콘텐츠 BM vs 플랫폼 BM  

이는 최근 5년 사이에 패션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한 대명화학과 무신사 간 치열한 경합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명 ‘대명화학 대 무신사 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패션과 패션테크 투자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와 콘텐츠 비즈니스를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명은 콘텐츠에, 무신사는 플랫폼에 우선 투자하는 모양새다. 은둔의 경영인으로 알려진 권오일 회장이 이끄는 대명화학의 경우 7월 말 기준 26개의 패션 계열사에 투자했으며, 이곳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수만도 200여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 코웰패션(대표 임종민)을 비롯해 케이브랜즈(대표 엄진현) 모던웍스(대표 김진용) 하이라이트브랜즈(대표 이준권) 월드와이드브랜즈(대표 권창범) 분크(대표 석정혜) 파인드폼(대표 정예슬) 레이어(대표 신찬호) 큐앤비드인터내셔날(대표 박민규) 등을 꼽을 수 있다.  

투자 귀재 권오일 대명 회장, 콘텐츠 BM 올인  

플랫폼 비즈니스는 온라인 기반의 패션플러스(대표 채영희)와 하고(대표 홍정우)를 비롯해 오프라인 기반의 모다아울렛이 대표적이다. 특히 작년 초 대명의 자회사로 편입된 하고의 경우는 권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투자보다는 M&A 전문가로 나서 마뗑킴, 보카바카, 르917 등 여성복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통해 캐주얼과 이너웨어 중심이었던 대명화학 산하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최근 들어서는 골프웨어와 여성복 등으로 더욱더 다양해지고 있다. 패션플러스에서 최근 ‘스타일크루’를 선보이는 등 플랫폼에도 추가로 투자했지만, 권 회장의 관심은 브랜드, 즉 콘텐츠 투자에 몰두해 있다고 한다.  

이처럼 대명화학이 직접 투자해 계열사나 자회사로 두는 경우부터 안정궤도에 올라선 계열사가 다시 투자해 손자회사에 이르기까지 패션 브랜드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패션기업을 위해 어패럴 물류 전문기업인 로지스밸리에 이어 물류택배 전문기업인 로젠택배까지 인수했다. 패션 브랜드의 밸류체인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다.  

대명 26개 계열사 통해 200개 패션 브랜드 투자  

보통의 벤처 투자자라면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콘텐츠 BM보다는 시스템 기반으로 돌아가는 플랫폼 BM을 선호하는데, 왜 그는 콘텐츠쪽에 집중하는 것일까? 권 회장 측근의 말을 빌려 그의 투자관을 엿볼 수 있다.  

“IT는 모 아니면 도의 사업영역이지만, 패션은 인간 생활의 기본인 ‘의(衣)’에 대한 영역이기 때문에 혹 실패하더라도 투자금의 절반은 건질 수 있는 구조다. 이뿐만 아니라 IT 분야 몇 개 기업에 투자할 자금이면 수십 내지 수백 개 패션기업에 투자가 가능하다. IT이든 패션이든 성공확률은 비슷하다. 이들 콘텐츠 투자 기업 중 3%만 성공한다 해도 성공한 플랫폼의 부가가치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콘텐츠 BM이 성공하면 10~20%대 수익률이 거뜬하다. 20~30대의 젊은 인재에게 투자하면서 얻게 되는 에너지와 활력은 덤이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성공 신화 무신사, 29CM 등 전문몰 강화  

반대로 무신사는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를 펼친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해 2008년 이커머스로 확장했으며 올해 거래액 기준 1조7000억원을 눈앞에 둔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성장했다. 현재 기업가치 2조5000억원으로 평가받는 무신사닷컴을 토대로 공유 오피스인 무신사스튜디오와 오프라인 쇼룸인 무신사테라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의 성공은 수많은 패션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제도권의 스트리트 브랜드 중심으로 패션 전문 플랫폼을 만들어 누구도 해 내지 못한 매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한 가운데 세콰이어캐피탈 등 주요 VC에서 2019년 2000억원에 이어 올해 1300억원 등 총 3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플랫폼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스트리트캐주얼과 스포츠가 강세인 무신사를 토대로 여성 패션 전문 플랫폼 우신사를 선보였고, 스니커즈 리셀 중개 플랫폼 솔드아웃을 별도법인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어 올해 3000억원을 들여 29CM와 스타일쉐어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경영일선 손 뗀 조만호 의장, 콘텐츠BM 키운다   

또한 투자전문 회사인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키즈패션 플랫폼인 차일디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4050세대 타깃의 액티브 시니어층을 겨냥한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처럼 무신사는 카테고리별·타깃별로 영역을 세분화해 패션전문 플랫폼 개발과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자회사인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투자 부문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보인다.

지난 20년간 무신사의 성장을 위해 전력 질주해 왔던 조만호 씨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몰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패션 브랜드 투자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018년 설립한 CVC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40여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이 중 90%가 패션 브랜드 영역이고 10%도 패션테크 분야다.  

플랫폼 vs 콘텐츠 승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키  

‘무신사 합자조합 1호’를 포함한 총 4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해 현재까지 46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내년에는 운영자금을 2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투자 목적도 10~20% 비중의 지분 확보라는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컴퍼니 빌더로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명화학과 무신사의 투자 방식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콘텐츠와 플랫폼 간 비즈니스 모델 경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오너 특성상 IT 쪽에 투자할 것 같은 대명화학은 콘텐츠에 집중투자하고, 반대로 콘텐츠 쪽에 투자할 것 같은 무신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투자 부문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두 회사 중 향후 5년, 10년이 지났을 때 승자의 미소는 누가 짓게 될까? 분명한 것은 시스템이 잘 구축된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콘텐츠의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에서 통했을 때 시너지가 극대화된 것처럼, 누가 이를 잘 구현해 내느냐에 달렸다. 플랫폼 BM이든 콘텐츠 BM이든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는가?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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