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소호몰, 생존 전략은?
    44만 스마트스토어와 소셜오픈마켓 가열~

    이광주 객원기자
    |
    21.10.12조회수 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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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전성기를 만끽했던 패션 소호몰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자체 디자인 상품기획 없이 동대문 등 도매 상권에서 상품 사입에만 의존하던 인터넷 쇼핑몰이 줄줄이 휴·폐업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웹사이트 거래소 ‘사이트 프라이스(siteprice.co.kr)’에 게시된 쇼핑몰 매물은 여성의류 737개, 남성의류 220개, 멀티 캐주얼의류 92개, 유아동복 244개, 신발 · 가방 · 패션잡화 354개 등 패션 전문몰만 1600여 개에 달한다.

    15만원에 매물로 나온 여성복 쇼핑몰부터 20억원에 매각을 희망하는 해외직구 배송 대행 쇼핑몰까지 즐비하다.(2021년 9월 기준) 여기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스토어팜, 카페24 등 인터넷 쇼핑몰 무료 솔루션을 활용한 개인 간이사업자가 마치 단맛을 본 벌떼처럼 몰려와 그동안 달콤함에 젖어 있던 소호몰의 영역을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자등록 없이도 시작, 시장 질서 붕괴

    패션 소호몰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시장 진입 장벽 자체가 아주 낮다 보니 너도나도 뛰어들어 난립하는 구조이고 결과적으로 시장 질서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실제 과거 남대문 인터넷쇼핑몰 사업을 희망하는 개인과 사업자에게 상품 사진과 모델 촬영까지 제공해 줬던 상황이 현재 동대문 여성복 도매상가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사업을 희망하면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쇼핑몰 무료 솔루션에 탑재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개인은 사업자등록증 없이 인터넷쇼핑몰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간이사업자등록증이라도 있으면 도매꾹 오너클랜 도매토피아 등 B2B몰을 통해 사입 부담 없이 위탁판매를 쉽게 시작할 수 있어 일반 개인의 인터넷쇼핑몰 사업 참여가 급속히 번졌다. 그 결과 N쇼핑에 등록된 소호몰만 해도 44만2245개이며, 이 중 패션 의류 카테고리에 포함된 쇼핑몰은 5만6206개, 패션잡화 쇼핑몰은 5만439개에 달한다.(2021년 9월 기준)

    중국 패션, 동대문 도매상도 개설

    이들이 쇼핑몰을 시작하는 경로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하고, 카페24를 통해 스마트스토어에 개설한 쇼핑몰과 같은 이름의 쇼핑몰을 오픈해서 카페24의 마켓통합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마켓과 상품의 소비자 반응 점검을 위해 무료 솔루션인 스마트스토어에서 쇼핑몰을 개설해 운영하고, 소비자의 반응이 있는 상품만을 선별해 정식으로 운영하는 쇼핑몰로 갈아타는 등 경우도 상당수다.

    특히 중국의 의류 패션잡화 제조 및 유통업체들도 통해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쇼핑몰을 개설하는가 하면, 기존 유명 소호몰에 상품을 공급하던 도매상들도 직 · 간접적으로 쇼핑몰을 오픈하는 추세다. 또한 도도매 등 스피드전송기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SSG닷컴, 롯데ON, 카페24 쇼핑몰에 대량으로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활용되고 있어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즐비하다.

    누구나 쉽게 설립? 쇼핑몰 난립 부추겨

    카페24의 마켓통합관리는 옥션 G마켓 11번가 롯데ON 패션플러스 퀸잇 큐텐 라자다 라쿠텐 쇼피 등 16개 오픈마켓과 카카오톡스토어 SSG 신세계TV쇼핑 하프클럽 CJ몰 이랜드몰 등 10개 종합몰, 무신사 지그재그 스타일쉐어 에이블리 샵리스트 위즈위드 다이소 등 14개 전문몰과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까지 준비해 놓은 탬플릿을 클릭 한번에 동시 전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또한 소액의 웹FTP 호스팅 비용만 지불하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시간과 자금이 투입되며 웹디자이너의 창의적 노력이 절대적이었던 상세 페이지 제작이 상품 사진과 이미지만 있으면 몇 분 만에 카페24의 에디봇과 미리캔버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짧은 기간에 수천 ~ 수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유튜브의 스마트스토어 성공사례 영상 또한 인터넷쇼핑몰 사업에 막연한 관심을 둔 일반인들을 자극한다. 쇼핑몰 비기너들은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상품등록부터 배송관리 등 경험을 통해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50% 이상 포기한다.

    끈기있게 스마트스토어에 상품등록을 지속하며 시스템의 구조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이들은 그나마 생존확률이 높다. 하지만 쇼핑몰에 이미지와 연관성 없는 상품명, 비정상적인 가격대의 제품들이 걸려 있는 관리부재의 인터넷쇼핑몰이 허다하다.

    자체 상품 기획, 브랜딩 지속 강화 요구

    쇼핑몰의 난립은 상품 소싱의 한계와 가격 질서 붕괴의 문제를 안은 채 인터넷쇼핑몰 업계가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 더욱 상품 사입에 주력해 오던 쇼핑몰은 자금 사정 악화로 매입했던 상품을 사입 가격 이하에 판매하며 쇼핑몰 가격 질서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결국 잠정휴무를 안내하는 팝업페이지를 내걸거나 매각을 위한 쇼핑몰 시장에 등록을 하게 된다. 또한 최저가 경쟁 시스템도 소호몰의 경쟁력 악화 요인 중 하나다. 소비자는 가격 비교를 통해 더 싸게 구매하고 싶어 하기에 오픈마켓을 통한 최저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한 경쟁 속 소호몰의 생존 전략은 ‘자체 상품 기획’이 필수 요소로 대두된다. 사입에 의존하던 쇼핑몰은 타 쇼핑몰과 중복되는 상품 사진을 내걸고 판매하다가 시장 질서만 흐리고 사라진다.

    이에 소호몰은 디자인과 소재, 상품 기획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진정한 패션 비즈니스의 길을 걸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패션유통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난립된 온라인 시장 속에서도 자가 기획 물량을 확대하고, 쇼핑몰의 브랜딩 작업에 힘을 쏟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패션유통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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