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역들 ‘MDF’ 한 자리에!
    엠디재단에서 주최… 정상현 · 김지용 등 14명 선정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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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4조회수 7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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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영리 장학재단 엠디재단(이사장 강현철)이 패션디자인 공모전 ‘MDF’로 차세대 유망 디자이너 발굴에 나섰다. 패션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철학과 재능을 지닌 원석 발굴에 나선 것. 총 119명이 지원해 시작부터 관심을 받은 제1회 MDF 패션디자인공모전에서 60:1의 경쟁률을 뚫고 정상현과 김지용 등 모두 14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특히 정상현은 공모전 주제에 맞는 컬렉션 제시와 뛰어난 아이디어 실행력으로 국내 지원 파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김지용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해외 지원 파트에서 높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1차 스타일화 심사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지속가능하고 다양성을 포용한 패션’을 주제로 자신의 컬렉션을 구성해 선보이는 형식이었다.

    2차는 1차 포트폴리오 컬렉션을 실물로 작업해 행어에 걸어 놓고 평가받았다. 3차는 12시간 내에 ‘코로나 이후의 여행’이란 주제에 따라 의상을 즉석 제작해 선보이는 메이킹 테스트로 이뤄졌다. 3차는 기본적인 디자인 소양과 제작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정상현은 이미 머릿속에 그려 놓은 컬렉션이 아닌, 제시된 주제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든 스토리텔링으로 호평을 받았고, 김지용은 자연광에 노출된 이후 옷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흔적을 담은 그만의 디자인으로 승부했다.

    이너 · 아우터 아우른 올인원 슈트 선봬

    삼성 패션 디자인학원 2학년을 마친 정상현은 백지에서 시작하는 참신한 상상력과 주제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주제로 나왔을 때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서 재택근무했던 일상을 떠올렸다.




    정상현은 “예상 외로 일이 아주 잘됐고, 침대에서 일어나 편한 차림으로 근무했다. 갖추지 않은 편한 차림으로 집에서 일을 했지만, 이동 시간이 없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 직장에 가려면 속옷과 상의, 하의, 재킷 등 여러 종류의 옷이 필요한데 재택근무를 하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런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이너웨어와 재킷까지 모두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 슈트를 선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A New System for Worker’라는 주제로 지퍼로 한 번에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였다. 여러 아이템이 필요한 다른 착장과 달리 옷 간의 경계가 없다.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여성과 남성 의류 각 1벌씩 총 2벌을 제안했는데, 여성은 언뜻 보면 트렌치코트 같은 올인원 의류를, 남성은 이너웨어와 일상 캐주얼을 합친 듯한 보디 슈트를 선보였다.

    도화지 상상력 & 주제 연결성 두각

    그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3차인 메이킹 테스트 심사 ‘코로나 이후의 여행’에서다. 전반적으로 다른 참가자들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던 것을 구현한 작품이 많았던 것에 반해 그는 오롯이 주제에만 맞춰 새로운 디자인을 연구했다. 주제는 사전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런 대회에서는 보통 자신이 선보일 의상을 이미 머릿속에 그려 놓고 이를 제시된 주제와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과 제작도구의 제약 등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현은 컬렉션을 일절 구상하지 않고 주제에 맞는 컬렉션을 0부터 준비했다. 무언가를 이미 그리고 가면 그 틀 안에 갇혀 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태도가 무모할 수도 있지만 그는 ‘본인이 우승할 수 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주제에 맞춰 사고해야 주제와의 연결성이 더 긴밀해지기 때문이다. 주제에 맞춰 처음부터 생각을 하다 보니 메시지가 잘 짜인, 왜 이런 디자인이 나왔는지 틀과 논리가 잘 맞는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었다. 한현민 심사위원은 “현장에서 새로 디자인을 잡고 모든 것을 완성한 게 눈에 보였다. 그 용기가 정말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센트럴 세인트마틴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지용은 지속가능성과 독창성을 키워드로 디자인을 발전시켜 왔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디지털’과 ‘지속가능성’에 맞춰 그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그는 1차 주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프로젝트를 ‘Daylight matters’로 잡고, 자연광과 바람 등 자연이 남기는 흔적을 옷에 담은 그만의 지속가능 패션을 창조했다.

    자연광 등 ‘내추럴에이징’ 확립한 김지용

    지속가능한 패션이면서 동시에 인도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옷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옷을 외부에 오랜 시간 노출시켜 그 옷에 자연광과 바람 · 비 등 여러 기후와 날씨의 흔적을 담는 방식이다. 김지용은 “우연히 모자를 외부에 오랜 시간 노출한 적이 있었는데, 모자의 끝부분 색상이 햇빛으로 인해 변해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어 코트나 재킷 등 여러 종류의 옷을 외부에 노출시키고 수개월 간 지켜보며 여러 번 실험을 거쳤다. 그 과정을 보는 것이 참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철학과 독특한 자연 염색 방법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었고, SNS상에서 그의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글로벌 스타일리스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AnOther Magazine’ 등 유명 매거진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으며, 그가 자신의 SNS에 올린 자연광에 의해 벨트 자국이 남은 블루 컬러의 재킷은 유명 스타일리스트가 800만원에 구매하기도 했다. 심사 과정에서 받은 “팔리는 옷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타깃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사 입는 옷은 아니지만,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정 고객층이 뚜렷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피스를 만들지 않고 유통을 대중적으로 확장하지 않아도 마니아들이 기다렸다가 사는, 출시하는 피스를 모두 완판하는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 제1회 MDF 패션디자인 공모전은?







    비영리 재단법인 엠디재단(이사장 강현철)은 국내 패션업계 인재 양성을 위해 패션디자인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총 2억9000만원 상당의 장학금이 걸린 제1회 MDF를 개최했다. 국내 대학교와 해외 대학교 재학생으로 나눠 참가자를 모집했고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 속에서도 이번 공모전에 총 119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1차 스타일화 심사와 2차 실물제작 심사를 거쳐 7월 16~17일 이틀간 메이킹 테스트와 면접으로 이어진 공모전이 진행됐다. 전미경 서울컬렉션 총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강훈 나자인 대표, 한경애 FnC코오롱 전무, 한현민 뮌 대표, 김민주 민주킴 대표 등 모두 8명의 심사위원이 엄정한 심사를 거쳐 미래 꿈나무 디자이너를 선발했다. 정상현은 국내 재학생 중에서, 김지용은 해외 재학생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이들을 포함해 총 14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혜택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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