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Ready To Wear >

우영미 • 박춘무 ‘타임리스의 진수’

Wednesday, Dec. 5, 2018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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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K-패션의 심장부 우영미와 박춘무 디자이너가 나란히 30주년을 맞았다.  각각 남성복 「솔리드옴므」와 여성복 「데무」를 30년간 이끌어온 이들은 국내를 뛰어넘어  해외에서도 각광받으며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롤모델로서 자리매김했다.



2019 S/S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열린 지난 10월 오프닝을 장식한 우영미 디자이너는 30주년을 기념한 ‘솔리드/비욘드 30’을 테마로 패션쇼를 진행했다. 같은 기간 동대문 DDP 한편에서는 「데무」의 30년 아카이브 전시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우영미 • 박춘무 디자이너는 각자의 방식으로 30주년을 축하하고 지난 히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국내외 관계자들이 다수 몰려와 이들의 30년을 바라보면서 진정한 K-패션의 리더, 존경받을 만한 디자이너로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둘의 공통점은 시대를 초월한 ‘타임리스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패션쇼와 전시회 모두 30년간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는데 지난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혜안과 흔들리지 않는 아이덴티티가 한층 돋보였으며, 두 디자이너의 힘과 아우라가 절로 느껴졌다.  

앞서 나간 디자이너, 시대를 초월하다

우영미와 박춘무는 1988년 남성복 「솔리드옴므」와 여성복 「데무」를 각각 론칭했다. 한국 패션 디자이너 1세대인 이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디자이너로서 열정과 실력,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K-패션의 성장에 앞장섰다.  

동시대에 데뷔해 친분이 두터운 이 둘은 서로에 대해 “두 말 필요 없이 정말 대단한 디자이너”라고 칭송한다. 그러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끝까지 아름답게,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다.  

남성복과 여성복이라는 다른 장르에서 인정받아 왔기 때문에 라이벌이라기보다는 K-패션을 이끌어가는 선구자로서 서로에게 자극제가 됐던 이들은 현재 한국 패션의 대모로서 후배 양성에도 힘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1세대 타이틀 무게 버티며 더욱 단단해져  

1세대라는 타이틀의 무게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온 만큼 힘겨운 싸움이었기 때문에 가급적 후배들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좋은 환경과 지원이 뒷받침되길 바라고 있다. 원로 디자이너로서가 아닌 필드에서 함께 뛰는 디자이너 우영미•박춘무의 30년 히스토리를 짚어 본다.  우영미의 「솔리드옴므」는 현재 남성 컨템포러리 마켓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뛰어난 품질과 럭셔리한 터칭감, 그리고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국내 남성복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8년 서울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솔리드옴므」지만 특유의 모던하고 댄디한 감성이 단번에 남성복 마켓을 휩쓸었다.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백화점 남성 컨템포러리 조닝의 1위를 고수할 정도다. 또 2013년부터는 새로운 글로벌 전략으로 해외 매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중국 • 홍콩 • 영국 • 프랑스 • 캐나다 • 미국 그리고 중동까지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솔리드옴므」의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우영미」 이어 「솔리드옴므」도 해외로  

2002년 론칭한 디자이너 컬렉션 「우영미」는 파리컬렉션을 통해 론칭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행보를 이어간다. 예술과 패션을 사랑하고 갤러리를 드나드는 우아하면서도 트렌드를 앞서가는 이상적 남성이라는 유기체를 표현하고 있다. 예술과 패션의 중심에서 밸런스를 맞추고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가진 파리지앵의 색채를 기반으로 매 시즌 큰 틀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감을 받은 화려한 무늬와 디자인에 대한 도전적인 성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새롭게 보여진다.  다방면에 걸친 라인업이 지난 시즌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우영미」의 2019 S/S시즌은 소재의 다양한 활용과 빈티지,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의 충돌을 강조한다. 뚜렷하지 않은 성별이 드러나며 액세서리는 여성들이 주로 하는 굽 높은 킨 키 가죽부츠, 초커 및 턴테이블에서 영감을 받은 핸드백도 선보인다.  

「우영미」는 현재 프랑스의 프랭탕과 봉마르쉐, 영국의 해롯, 하비니콜스, 리버티 그리고 중국의 갤러리 라파예트와 레인크로퍼드, 홍콩의 하비니콜스 등에 입점해 있다. 지난 2011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의 패션조합 정식회원에 가입된 우영미 디자이너는 한국을 알리고 K-패션을 전도하고 있다.  

2014~2016년 3년 연속 BoF가 선정한 글로벌 패션 50인에 속했던 우영미 디자이너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매시즌 컬렉션 • 해외진출 ‘도전정신’ 빛났다

세련된 블랙과 절제된 아방가르드 스타일로 한국 여성복의 한 획을 그은 박춘무의 「데무」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30년간 확고한 DNA를 유지하며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았던 것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쌓아온 비결이다.  





박춘무 디자이너는 1988년 「데무」를 론칭하고 롯데백화점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에 처음 입점했는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접어들어서는 파리컬렉션과 뉴욕컬렉션에 참가해 성황리에 쇼를 열었다. 그리고 뉴욕 트라노이 전시회, 덴마크 CPH 비전, 뉴욕 패션 코트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글로벌마켓에 「데무」를 알려 왔다. 오랜 기간 성공과 실패를 맛보면서 단단해진 「데무」다.  

비대칭 디자인, 중성적인 무드, 직선적인 실루엣이 대표적인 이미지다. 올해 30년을 맞이해 과거를 돌아보고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론칭 당시의 독창적인 브랜드 로고를 재도입해 현대적으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초기 컬렉션에서 영감을 얻은 시그니처 디자인은 요즘 시대에 맞게 변형해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방가르드 대명사 「데무」 브랜드 가치 ↑

현재 「데무」는 국내에서는 백화점 중심으로 32개점, 해외에는 40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글로벌 매장은 I.T(중국, 홍콩), 트위스트(홍콩), ANTHOM(뉴욕), 아메리칸 래그(LA), TNT(캐나다), 하비니콜스(터키), ALCHEMIST(그리스), TESSABIT(이탈리아) 등이다.  

한편 「데무」는 영 캐릭터 세컨드 브랜드 「디데무」를 2008년 론칭해 10년째 전개하고 있다. 「데무」의 감성을 갖고 있지만 한층 커머셜하고 젊게 풀어내 꾸준히 반응이 좋다. 더불어 「데무」 30주년에 맞춰 ‘Y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Y라인’은 젊은 감성의 컨템포러리 스타일로 새로운 「데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별도의 팀을 만들어 「데무」와는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한다. 현재 해외 마켓에는 ‘Y라인’만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30년,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하고 있다.

■  「솔리드옴므」, ‘솔리드/비욘드 30’ 패션쇼

우영미의 「솔리드옴므」는 베트남 무캉차이에서 영감을 받은 거대 구조물을 설치했다. 그 사이를 100명의 모델이 누비면서 2018 F/W, 2019 S/S 컬렉션의 100개 착장을 선보였다. 100가지 스타일로서 스케줄이 만만치 않았던 이번 30주년 기념 패션쇼는 웅장했다.  














아티스트 시피카의 감각적인 라이브 공연과 함께했으며 존 레논의 반전사상을 담아낸 2018 F/W 컬렉션은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런웨이였다. 이와 함께 베트남 전후 일상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2019 S/S시즌 새로운 「솔리드옴므」의 남자를 제안하고 있다.  

2019 S/S시즌은 2018 F/W시즌의 ‘반전(anti-war)’을 콘셉트로 다시 한번 녹였으며, 전쟁 후의 다양한 물자를 재활용한 베트남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독창적인 디자인과 소재의 조합으로 표현했다. 라벤더 • 그린 • 오렌지 등 강렬함이 느껴지는 화려하고 선명한 팔레트를 기반으로 믹스매치와 패치 등 지금까지 「솔리드옴므」가 지켜왔던 레이어드 실루엣을 강조하고 있다.

■  「데무」, ‘無[무로부터]’ 아카이브 컬렉션

코리안 아방가르드 룩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박춘무의 「데무」는 30년 역사를 망라하는 패션 아카이브 전시를 열었다. 도식화된 의상 형태를 해체한 비정형적인 실루엣과 중성적인 디자인은 여성복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데무」가 선보였던 옷을 다시 보여주면서 ‘데무 스타일’을 재정립했다. 「데무」의 특징은 장식과 색채 사용을 극도로 절제함으로써 옷의 구조적인 형태를 부각시킨다. 무채색을 통해 색의 오묘한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선과 면으로 분할된 기하학적인 「데무」의 옷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고 디테일이 달라진다.  

날카로운 구조미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아카이브 의상을 통해 의복의 본질에 대한 무수한 탐색과 질문, 대답을 찾아온 「데무」의 시간을 압축해 선보였다는 평이다. 박춘무 디자이너의 견고하고 진취적인 패션 철학을 시각적인 언어로 전달하고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패션비즈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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