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 아크테릭스 · 피엘라벤…
    프리미엄 아웃도어, 판세 뒤집다

    곽선미 기자
    |
    22.06.14조회수 26113
    Copy Link



    ‘작년보다 더 좋다!’ 수입 프리미엄 아웃도어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30세대부터 5060세대까지 등산에 새롭게 유입된 소비자들이 희소성을 찾으며 프리미엄 마켓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아웃도어 붐이 일어날까. 팬데믹 동안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이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프리미엄 아웃도어 마켓에도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보다 새롭고 차별화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골프웨어 등 프리미엄 레저를 즐기다 넘어온 소비층과 트렌디한 착장을 즐기는 젊은 층까지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수입 아웃도어 시장에는 기존 아웃도어 마니아 외에 신규 소비층으로 2030세대와 5060세대, 특히 여성 고객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언택트 레저로 등산을 시작한 2030세대나 골프웨어에서 등산으로 넘어온 5060세대 중 대중성보다는 희소성 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이 ‘아크테릭스’ ‘피엘라벤’ ‘파타고니아’ 등 프리미엄 아웃도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아웃도어 조닝을 담당하는 백화점 바이어들은 “연평균 40%대 신장하고 있는 아크테릭스를 중심으로 파타고니아와 피엘라벤 등이 20~40%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등산뿐 아니라 트레일러닝이나 트렌디한 패션으로도 선호도가 높아 일부 점포에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조닝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도 수입 브랜드만은 스포츠나 컨템 조닝에 포함해서라도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한다.

    백화점 · 프리미엄아울렛 등 유통 선호도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는 단연 아크테릭스다. 넬슨스포츠(대표 정호진)가 전개하는 이 브랜드는 고가임에도 다양한 연령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넬슨스포츠가 디스트리뷰터를 맡은 2001년부터 마니아층에서는 꾸준히 인기가 있었지만, 2020년 들어 신규 유입 소비자가 대폭 늘어난 것.

    이철빈 넬슨스포츠 마케팅팀 선임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신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0년 오픈한 공식 자사몰이 소비자 유입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기존에는 넬슨스포츠 통합몰에서 운영했는데, 아크테릭스만의 브랜딩을 위해 단독몰로 독립시켰다. 작년 통합몰을 플랫폼화하면서 온 · 오프라인 시너지도 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식몰이 자리를 잡으면서 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 가두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도 점차 늘리고 있다. 지난 3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 추가 입점하며 현재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직영점과 취급점을 포함해 46개다. 온라인 유통은 공식몰과 기존 판매처에서 특별히 더 늘리지 않고,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데 주력한다.



    아크테릭스, 작년 50% 신장… 상품 다각화

    유통을 늘리면서 상품도 풍성하게 선보이기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도 추가했다. 작년 하반기 프리미엄 라인 ‘베일런스’에서 처음으로 여성 라인을 선보임과 동시에 좀 더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스트리트 스타일의 글로벌 신규 ‘시스템A’ 라인을 제안했다. 최근 증가한 젊은 소비자와 여성 고객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년보다 올해 물량도 10% 늘려서 수주했다.

    올해는 많은 카테고리 중 ‘트레일러닝’에 마케팅을 집중한다. 가장 필요한 기능만 넣는 방식으로 꾸준히 경량 업그레이드를 해 온 브랜드의 철학에 맞춰 트레일러닝에 걸맞은 의류와 신발, 용품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 국내 앰배서더는 물론 내부 인력을 활용한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

    알펜인터내셔널(대표 조인국)의 ‘피엘라벤은 올해 그동안 중단했던 오프라인 활동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팬데믹 2년 동안 잠정 취소했던 ‘피엘라벤 클래식 코리아’ 행사를 오는 10월 재계하기로 한 것. 2박 3일 일정으로 스웨덴에서 열리는 행사보다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지만, 참가자들이 행사 개최지인 제주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약 56㎞의 코스를 완성했다.

    25% 신장세 피엘라벤, 오프라인 활동 재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오프라인 이벤트 및 유통망 확장도 다시 추진한다. 작년 같은 시기 35개였던 오프라인 유통망을 가장 최근 롯데백화점 울산점을 포함해 40개까지 확장한 상황이다. 백화점과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 · 신사 상권에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위해 입지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주요 소비층이 몰리는 강남 상권을 공략할 수 있는 대표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작년 자사몰 매출이 40%가량 늘면서 브랜드 콘텐츠와 UI/UX도 리뉴얼했다. 피엘라벤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북극여우 로고의 히스토리, 친환경 상품 관리법, 겨울 착장법, 피엘라벤 클래식 준비 과정, 자연 속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등을 웹진 형태의 콘텐츠로 선보이는 중이다.

    조인국 알펜인터내셔널 대표는 “확실히 등산 유입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한 니즈도 높아진 것 같다. 피엘라벤의 경우 칸켄백과 등산의류의 소비층이 극명히 갈렸었는데, 최근 20~30대 소비층이 등산의류와 백팩을 구입하는 비중이 늘면서 연령층 분포가 고르게 변화했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고퀄리티 상품과 유니크한 히스토리를 알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파타고니아, 환경을 위한 실천 활동 확산

    파타고니아코리아(지사장 최우혁)의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라기보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라이프스타일웨어로 연 20~30%대 신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0년 4월까지 428억원 매출을 올린 이 브랜드는 지난 2021년 4월 공시기준 562억원으로 31% 신장세를 보였다. 오프라인 유통망은 직영과 취급점을 포함해 50개로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 중 가장 많다.

    독특하게 판매보다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환경과 관련한 실천을 유도하는 것에 마케팅이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부터 진행한 장기 미사용 ‘보’ 철거 촉구를 위한 환경 캠페인이다. 국내 환경단체와 힘을 합쳐 온라인 서명 운동을 펼쳐 환경부나 지역자치단체에 전달하고, 벽화 작업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실제로 지난 2월 10일 탄천 백궁보 철거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철거 계획이 이뤄지고 있다.

    ‘힙한 활동가’, 삼성과 개발 협력 맺어 화제

    팬데믹 상황이 환경 문제로 인해 야기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가 발신하는 내용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브랜드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 의류를 세탁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와 환경, 동물을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을 여과해 해양에 흘러가지 않도록 삼성과 세탁기 개발 협력 관계도 맺었다(CES 2022 한종희 부회장 기조연설 중에서).

    소비를 지양하는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매출이 오르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진정성 있는 활동으로 브랜드 자체가 ‘힙(hip)’한 파워를 갖게 한다. 많은 백화점이 아웃도어 붐이 진정될 때를 고려해 아웃도어 조닝을 축소할 생각을 하면서도 파타고니아만은 유지하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노우피크코리아(대표 김남형)의 ‘스노우피크’는 최근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확장 계획을 밝히며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캠핑용품으로 익숙한 브랜드였지만, 라이선스 전개사인 감성코퍼레이션과의 이색 협력을 통해 수입 캠핑용품과 퍼니처, 라이선스 의류와 용품을 한데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올해 10개까지 확장할 생각이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스노우피크, 올해 캠핑장 등 오프 공간 확장

    자체적으로도 작년 9월 오픈한 랜드스테이션 하남과 같이 음식 문화를 접목한 공간을 1~2개점 추가하고, 올 하반기 ‘캠프필드’라는 이름의 캠핑 문화 체험장을 연다. 브랜드 상품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지방 숍인숍도 꾸준히 늘린다. 먹고 마시고 놀면서 스노우피크가 제안하는 캠핑 라이프를 경험해보라는 의미다.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올해 매출도 전년대비 26.8% 신장한 320억원을 목표로 한다. 유통 다각화와 함께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설봉제’ 행사 등 대면 행사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캠핑 문화를 경험하며 브랜드와 친밀한 유대감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남형 스노우피크코리아 대표는 “아웃도어 시장의 붐이 일면 자연스럽게 캠핑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외부 활동 제약이 컸던 지난 2년이 지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외부 활동을 하려는 니즈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올해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입률↑, 더현대서울 등 입점 요청 늘어

    그동안 아웃도어 시장 하락과 함께 시장에서 조용히 철수한 브랜드가 많아 유통가에서 주요 수입의류 브랜드는 현재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피엘라벤 3강으로 정리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레와, 마무트, 잭울프스킨, 하그로프스 등 많은 브랜드가 10년 사이에 중단하고, 몬츄라와 블랙다이아몬드 등은 온라인과 취급점 유통에 주력했다.

    올해는 좋은 흐름을 타고 오프라인 활동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첨스’ ‘블랙다이아몬드’ ‘클라터뮤젠’이다. 캠핑용품, 등산용품, 배낭 등 집중하던 아이템에서 의류와 신발 등을 추가해 확장하면서 주요 백화점 및 쇼핑몰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호상사(대표 김인호)는 지난 4월 말 아이파크몰 패션파크 5층에 첨스의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그동안 일본 시장 대비 예쁜 물건이 적다는 평을 반영해 접근성 좋은 인기 아이템인 캠핑용 컵과 멀티케이스를 비롯해 다양한 캠핑 장비와 트렌디한 의류까지 총 4000종의 상품을 구성했다.

    붉은 발 뱁새 ‘첨스’ 9년 만에 첫 단독점

    첨스는 2014년부터 호상사가 단독 디스트리뷰터로 선보이고 있다. 뱁새 캐릭터와 산뜻한 색감, 재미있는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단독 매장 없이 온라인과 일부 편집숍에 입점해 운영하고 있음에도 매년 20% 이상 신장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왔다. 일부 캠핑용품에서 점차 카테고리를 늘려 몇 년 전부터 의류까지 확장한 상태.

    첨스를 유치한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온라인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진출은 엔데믹 시대에 맞춰 유통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에라아웃도어와 더기어샵 등 아웃도어 편집숍 중심으로 선보이던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대표 정호진)의 ‘블랙다이아몬드’는 올해 처음으로 스타필드 하남점과 더현대서울에 단독점을 열었다. 딥 마니아층을 위주로 운영하던 이 브랜드도 일관된 브랜딩과 인지도 확산, 신규 소비자 유입을 위해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아머스포츠코리아(대표 크라소파스칼장자크)의 ‘살로몬’도 기존 백화점 단독 매장 4개에 지난 5월12일 명동 단독점을 추가했다.



    블랙다이아몬드 · 클라터뮤젠, 인지도 확산

    지난 2020년부터 종로5가 직영점을 통해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아웃도어 배낭으로 알려진 에이와이엘(대표 이지환)의 ‘클라터뮤젠’도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더현대서울에 매장을 추가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 등 30대 주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에도 입점해 조금씩 인지도를 넓히는 중이다.

    이 밖에도 LF(대표 오규식 김상균)에서는 작년 말 미국 하이엔드 아웃도어 ‘티톤브로스’를 론칭해 LF몰과 라움이스트 등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의류와 용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주요 캠핑 및 아웃도어 편집숍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잠시 중단했던 ‘살레와’도 에스제이트렌드(대표 윤석열)라는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지난 4월 공식 론칭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플래그십스토어와 온라인 자사몰 위주로 브랜딩에 주력한다. 하반기부터 백화점 등 유통망 확장에 돌입할 예정이다. 라이선스 브랜드이지만 당분간 고가 라인은 직수입으로 선보인다.

    트레일러닝 · 백패킹 등 콘텐츠 다양화 기대

    수입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강세와 함께 등산 외에도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이 ‘트레일러닝’과 ‘캠핑’이다. 벌써 아크테릭스 · 살로몬 · 호카 등을 중심으로 트레일러닝 시장이 잡혀가고 있고 스노우피크 · 피엘라벤 · 첨스 등을 통해 캠핑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시장 콘텐츠도 풍성해졌다.

    파타고니아와 피엘라벤, 클라터뮤젠 등은 자연에 진심인 친환경 기조의 브랜드로 재활용 및 천연 소재 사용을 넘어 오래 사용하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이제 막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수입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등산에 집중된 국내 아웃도어 문화 속에서 콘텐츠 다양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Related News

    • 아웃도어
    News Image
    '고요웨어' 성수동에 첫 단독 스토어 열다
    24.04.23
    News Image
    감성코퍼레이션, 연 순이익 50% 이상 주주에 환원
    24.04.23
    News Image
    아이더, '하이커스 데이' 자원봉사자 세이퍼 모집
    24.04.22
    News Image
    스포츠 아웃도어 편집숍 '그레이샵' 온·오프 인기 ↑
    24.04.22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