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하그로프스」 어때?

    곽선미 기자
    |
    14.11.03조회수 11798
    Copy Link



    “작은 고추가 맵다.” 100년을 이어 온 「하그로프스」는 이 말이 참 잘 어울리는 브랜드다. 글로벌 매출이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10위의 규모와 비슷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세계 시장에서 기능성과 디자인, 철학으로 인정받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2012년 8월 한국 시장에 직진출한 이후 느리지만 묵묵하게 브랜드를 운영해 온 「하그로프스」가 이번 하반기에 100주년을 맞아 적극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다.

    하그로프스코리아(대표 정광호)는 이번 시즌부터 「하그로프스」의 ‘아시안 핏’, ‘1914 라인’ 등 새로운 상품군을 선보이며 다양한 액티비티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또 한국에서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 등 온라인을 강화하며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이를 토대로 올해 한국 시장에서 「하그로프스」의 이미지를 천천히 알리면서 올해 20개점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아시안 핏은 「하그로프스」가 이번 하반기 한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다.

    ‘1박2일’형 활동에 맞춘 ‘아시안 핏’ 50%로 강화

    ‘핏(Fit)’은 사이즈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습한 기후인 한국형 액티비티와 사용형태에 맞는 상품군을 뜻한다. 2016년 S/S까지 아시안 핏 상품을 의류의 50%까지 확대해 현재 「하그로프스」 글로벌 매출의 3% 수준인 한국의 규모를 8%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매그너스 너브 하그로프스 아시안퍼시픽 지역 매니저는 “많은 브랜드가 유럽의 아웃도어 기후와 활동에 맞춘 상품군을 많이 선보인다. 한국과 유럽은 아웃도어 활동의 형태가 많이 다르다. 유럽인들은 3~4일 이상 걸리는 트레킹을 즐기지만, 한국인들은 몇 시간 안에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오는 원데이 액티비티를 선호한다. 등산과 캠핑 시 입는 옷의 구분도 확실하다”라고 한국형 아웃도어 활동의 특징을 분석했다.

    “아시안 핏 상품은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사이즈는 물론 기후와 활동 영역, 그리고 1일 액티비티에 맞춰 내구성보다는 편안함을 강조했다. 이 상품군은 점차 5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특별히 한국형 아웃도어에 더 적합한 ‘림(LIM) 시리즈’ 상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 상품군은 가볍고 콤팩트하면서도 필수적인 기능성을 갖췄다.



    올해 20개점서 100억, 2018년까지 40개점 목표

    이와 함께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 확대에 걸맞은 ‘1914 라인’도 기대를 모은다. 이 상품군은 「하그로프스」의 오랜 유산인 배낭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상품군이다. 2년 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아웃도어의 기능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일상을 위한 의류와 용품을 개발한 것.

    고어텍스 3레이어, 인슐레이션 소재 같은 방수·방한 등의 최고 기능성 소재는 물론 이너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웨어로 100% 유기농 면 상품도 출시한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1914 라인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레더릭 헬베르시 하그로프스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는 “부수적으로 신규 소비자들이 유입될 수는 있겠지만 이 상품군은 「하그로프스」를 사용하던 기존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위해 만든 것이다. 우리의 상품을 쓰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 오랫동안 브랜드를 유지하는 비법이다”라고 설명한다.

    ‘최소가 최대(Less is More)’ 지속가능성 최우선

    ‘슬로 스테디(Slow steady)’. 느리 게 꾸준하게 브랜드를 운영하는 「하그로프스」의 방침은 상당히 급박하고 들쭉날쭉하게 돌아가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보인다. 그들에게 ‘트렌드’라는 단어는 큰 의미가 없다.

    정광호 하그로프스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아웃도어는 빠르게 변하면서 트렌드 변화도 심하게 겪고 있다. 우리는 세계 시장의 흐름을 본다. 그런 다음 아시아, 그 안에서 한국의 흐름을 살핀다. 트렌드보다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좋은 예로 지난 2005년 「하그로프스」는 캠핑용품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강점이 있던 침낭은 아직도 출시하며, 오리진이 강한 배낭은 「하그로프스」가 세계 3대 아웃도어가 되는 데 큰 요인이 됐다”라고 전한다.

    정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지 않는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 비즈니스 철학 자체도 다르다. 「하그로프스」는 한국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것이다. 조급하지 않게 100년을 이어 온 브랜드의 저력을 왜곡 없이 전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 말한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