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찰스앤키스’ 승승장구

    sky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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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0.18조회수 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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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본즈(대표 장인만)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패션잡화 SPA 브랜드 「찰스앤키스(charles&keith)」의 싱가포르 현지 인기는 대단했다. 싱가포르 최대 쇼핑 스트리트 오차드로드의 럭셔리 브랜드들의 집결지, 타카시마야의 니안시티(Ngee Ann City) 광장에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모였다. 화이트의 커다란 풍선(?) 조형물, 밤이 깊어지자 ‘CHARLES&KEITH’라는 블루 활자가 빛을 내며 쿵쾅거리는 음악과 함께 사람들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198.3㎡ 면적의 니안시티 「찰스앤키스」 매장에는 오픈을 축하하러 온 패션 피플들과 셀러브리티, VIP, 방문 고객들로 붐볐다. ‘매장 하나 문을 연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이번 「찰스앤키스」 니안시티 오픈은 단순히 한 개의 매장을 추가한 의미 이상을 가진다.

    싱가포르 ‘최고의 브랜드’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의 명성을 얻고 있는 「찰스앤키스」, 이 브랜드를 전개하는 기업은 어떤 곳일까.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대표 찰스 왕 www.charleskeith.com)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패션 잡화 기업이다. 백&슈즈&액세서리를 주 아이템으로 ‘패션잡화 SPA 브랜드’라는 타이틀로 국내외 비즈니스를 펼치는 1조원 규모의 컴퍼니다.


    「찰스&키스」 2300억 「프레도」 1300억 등

    이 기업은 「찰스앤키스」와 유니섹스 캐주얼 슈즈 「페드로(Pedro)」를 전개한다. 현지에서 「찰스앤키스」는 26개 매장을 운영하며 작년 2300억원을 달성했다. 이 브랜드는 단일 매장이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액을 기록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매장당 효율이 높다. 면적이 서울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인 697㎢, 인구수 530만명이라는 싱가포르 규모를 감안하면 상상초월(?)의 스코어다.

    「페드로」는 남성 드레스화부터 드라이빙 슈즈, 스니커즈 등의 구성으로 60%가 남성 슈즈고 40%는 유행에 민감한 여성 슈즈 컬렉션을 제안한다. 그뿐만 아니라 창이국제공항 내 터미널1 • 2 • 3에서 198.3㎡ 면적의 3개 면세점과 해외 30여개국 270여개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홀세일 판매가격 기준으로 연 5000억원을 전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10월에는 LVMH캐피털에서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에 20%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 이 같은 신뢰와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 기업은 ‘슈즈’가 핵심 사업이다.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은 1996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됐다. 기업의 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듯 이 찰스(charles Wong)와 키스(Keith), 켈빈(Kelvin) 삼형제의 어머니이자 창업자 제시 청이 슈즈 도매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30대 삼형제, 디자인 재무 중국법인 각각 맡아

    삼형제는 ‘더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으로 제안할 수 있는 사업’으로 슈즈를 비롯한 가방, 벨트, 액세서리, 소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며 규모를 키웠다. 현재 ‘글로벌 패션잡화 SPA 브랜드’라는 타이틀로 현지뿐만 아니라 해외 비즈니스로 넓히면서 전 세계 동일한 매뉴얼의 프랜차이즈 모델로 운영된다.

    현재 진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남아 지역과 중동 지역 중심으로 25개 국가에 29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기업의 가족경영 체제는 기존 유럽권에서 경험했던 가족경영 체제보다 영리하고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찰스앤키스」를 국내에서 전개하는 트라이본즈 측은 “젊고 트렌디한 여성을 대상으로 디자인,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찰스앤키스」만의 독특하고 트렌디한 패션 상품을 4시즌에 맞추어 빠르게 출시하고 있는 SPA 브랜드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아시아인 체형에 맞는 인체공학적인 구조로 베이직과 트렌디함을 절묘하게 믹스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고급화를 동시에 보여준 브랜드와 상품으로 한국 패션 시장에 경쟁력을 갖췄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슈즈, 백, 선글라스, 벨트, 팔찌 구성으로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에 가까운 다양한 제품 구성력으로 쇼핑의 재미를 더했다. 중심 가격대가 슈즈 7만~8만원대, 백 10만~13만원대로 구성하고, 1월과 7월 시즌 오프를 단행하는 등 철저한 SPA형 가격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어머니 제시청 설립 찰스, 키스, 켈빈 3형제 운영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삼형제 중 첫째 찰스는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과 중국 법인인 찰스앤키스차이나의 대표다. 중국 법인은 2010년 중국 진출과 함께 설립됐고 현재 40개점에서 예상 매출액 1200억원 규모다.

    둘째 키스는 상품 기획과 인테리어 등 디자인 개발 관련 포지션을 맡았다. 셋째 켈빈은 중국 둥완에 설립된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의 생산 기지를 관리하며 전 세계 유통되는 상품의 생산을 책임진다. 해외 비즈니스는 해외 사업 총괄 디렉터인 시뱅(Sheebang)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시뱅은 삼형제가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의기투합한 인물로 일부 지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업화’ 시스템은 기동력을 높였다. 특히 SPA 브랜드의 핵심 프로세스인 생산과 물류, 유통, 재고 관리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 기업이 전개하는 브랜드 전체 제품 생산량의 70%는 둥완에서 이뤄진다. 둥완에 위치한 생산 라인 규모는 대지 면적 4958.6㎡이고 1층부터 4층 구성이다.


    「아쉬」 출신 디렉터 미하우 영입해 F/W 강화

    총 3개 생산 라인(1개 라인 당 하루 9000족 생산)에서 월 평균 20만족을 생산한다. 연간 1200~1400개 스타일이 가능한 규모다. 생산하는 제품은 싱가포르 본사를 거치지 않고 각 국가로 배송된다. 싱가포르 본사도 둥완에 오더를 넣어 받는 구조다. 생산 라인과 물류, 배송뿐만 아니라 디자인스튜디오와 R&D개발 센터를 이곳에 배치해 운영한다.

    둥완의 생산 기지에는 작년에 영입한 폴란드 태생의 미하우(Michal Zawadzki) CD를 비롯해 60여명의 디자이너가 디자인 업무를 소화한다. 미하우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아쉬」 출신의 디자이너로서 미국 패션 브랜드 「나인웨스트」 등 굵직한 글로벌 패션 슈즈 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이자 디렉터로 활동했다. 이 기업의 디자인팀은 품목 별로 나눠졌다. 플랫슈즈, 샌들, 부츠 등 슈즈 아이템 별로 전문 디자이너들이 있고 핸드백, 벨트, 선글라스 전문 디자이너까지 세분화돼 디자인 작업이 이뤄진다. 그뿐만 아니라 미하우 디렉터를 통해 변신한 F/W 컬렉션도 기대할 만하다.

    이 같은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제품 개발은 1년을 4시즌으로 나누는 머천다이징으로 이어진다.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은 시즌을 L1 L2 L3 L4로 나눈다. L은 런칭의 약자다. 싱가포르 본사 역시 둥완 생산 기지를 통해 오더하며 한 해가 시작되는 L1의 소진율에 따라 이후 시즌의 오더량을 조절한다. 이 같은 조절을 통해 「찰스앤키스」는 당해 시즌 소진율 90%를 자랑한다.


    1년 4시즌으로 나눠… 당해 시즌 소진율 90%





    시뱅은 “우리는 적중률보다 소진율에 중점을 둔다. 당해연도에 80%를 넘는 것이 기준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90%에 이르며 나머지 10%는 시즌 말 세일 기간에 모두 해결된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국(70%)을 비롯해 다수의 국가들이 70~80%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했다.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의 성장 비결은 이 같은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SPA 브랜드’답게 리테일의 정교한 매뉴얼을 갖췄다. 매장에 들어서면 고객과 직원 1:1 응대 방식과 달리 코너별로 직원이 배치돼 있다. 고객이 들어섰을 때 직원의 서비스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고 고객이 원할 때만 움직인다.


    600명, 직원 평균 연령대 27세, 60% 여성

    진열 역시 꼼꼼하다. 들어오는 입구를 중심으로 아일랜드 구성을 기준으로 잡고 왼쪽은 슈즈의 왼쪽만 한 켤레씩 굽 높이별, 채도별로 3개 이상 5개 미만의 제품을 진열한다. 오른쪽도 같은 방식이다. 매장 면적은 165.2㎡를 기준으로 한다. 그중 창고로 33~49.5㎡를 사용하는데, 창고에 들어서면 제품의 박스가 스네이크형인 S 자로 정리돼 있어 빠르고 신속하게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매장에 플레이되는 음악 매뉴얼도 바뀌었다. 전 세계적으로 음악의 저작권이 문제가 되면서 ‘찰스앤키스뮤직’이 가동된다. 본사에서 직접 음악을 믹싱해 서버로 전 세계 동시 24시간 플레이되는 식이다. 찰스 대표는 가족 경영, 프로세스 모든 과정과 실천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기업의 성장 핵심은 팀 멤버들에게 있다.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은 600여명의 직원이 본사와 둥완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훌륭한 팀 플레이어들을 사랑한다. 평균 연령대가 27세이고 60%가 여성이다. 그들은 젊고 열정으로 무장했다. ‘직원’을 넘어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태도와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다. 찰스앤키스인터내셔날을 통해 무한한 도전을 경험하게 하고 그것을 성취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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