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리나덕」 연평균 60% ‘폭풍성장’

    sky08
    |
    13.04.03조회수 15074
    Copy Link
    노란 오리 한 마리로 브랜드 가치와 매출볼륨을 동시에 잡은 브랜드가 있다. 나자인(대표 이규용)에서 전개하는 「만다리나덕」이 바로 주인공이다. 지난 2003년 직수입으로 런칭한 「만다리나덕」은 지난해 6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전년 대비 17% 신장한 7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세웠다.

    백화점 유통에서 전개하는 30여개 패션잡화 브랜드들 중 매출액 기준으로 ‘핸드백 4대 브랜드’의 바로 뒤를 잇는 주역이기도 하다. ‘「만다리나덕」이 700억원?’ 조용히 내공을 쌓아온 이 브랜드가 언제 이렇게 성장했나 싶다. 최근 5년 동안 이 브랜드가 보여준 연평균 신장률은 57%에 달한다. 「만다리나덕」의 약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 심리 위축과 불경기로 매출부진에 시달렸던 여타 패션잡화 브랜드의 스코어와 비교하면 더욱 돋보인다. 「만다리나덕」은 서두르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숫자에 휘둘리기보다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하게 차별화를 만들어왔다.

    런칭 당시 직수입 브랜드가 드물었던 때, 이 작은 오리 한 마리가 패션 잡화시장을 이끌 ‘무기’가 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천편일률적인 러기지 가방 시장에 오렌지 컬러와 패브릭으로 차별화와 대중화를 이끌었고 캐주얼 백팩으로 2030세대 남성의 착장 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올해 「만다리나덕」의 중요한 무기는 ‘여성 컬렉션’이다. 과연 어떤 라인일까? 쉽게 연상되는 이미지인 ‘오리’도 아니고 ‘캐주얼’도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브랜드 DNA로 고착됐던 이미지를 벗고 이번에는 완전 다른 변화와 혁신을 꾀한다. 「만다리나덕」 여성 컬렉션은 수입 브리지 조닝을 겨냥한다. 중성적인 디자인 성향을 어필하며 40만~60만원대 레더(leather) 컬렉션으로 전개한다. 장식적인 특징을 배제하고 소가죽을 활용한 질감과 유럽의 컬러 감성을 표현했다. 「만다리나덕」의 오리지널리티는 유럽풍 컬러와 브랜드 라벨에서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위 도표는 상단 data에서 다운 받아볼수 있음.


    작년 600억원 달성 이어 올해 700억 매출 도전
    기존 패션잡화 시장에서는 여성스럽고 어덜트 스타일이 주류를 이뤘던 만큼 「만다리나덕」의 포지셔닝이 성장 가능성 높다는 해석이다. 「만다리나덕」 여성 컬렉션은 단순히 브랜드의 프리미엄만 노린 것은 아니다. 작년에 올린 600억원의 매출액 중 50%가 남성 상품군에서 발생했다. 패션잡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 상품군의 매출 비중이 커져야 한 단계 점프가 가능한 만큼 이번 시즌 여성 컬렉션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만다리나덕」은 여성 컬렉션을 강화하면서 백화점 유통채널과의 조율을 통해 매장의 이동과 영업면적 늘리기에도 힘을 싣고 있다. 브랜드 런칭 초기 러기지백이 중심 상품을 이뤘던 만큼 매장 위치도 트래블 조닝에 위치했다. 그러나 상품군의 변화가 러기지백에서 캐주얼백팩 또다시 여성라인 등으로 옮겨 지면서 「만다리나덕」의 매장 위치 역시 가죽 피혁 코너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만다리나덕」이 보유한 다양한 상품군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있어 러기지백 코너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중성적 매력 여성 컬렉션, 수입 브리지 스타 예상
    지난 3년 동안의 노력이 쌓이면서 롯데백화점에 입점된 「만다리나덕」 매장은 대부분 원하는 곳으로 위치 조정이 이뤄졌다. 추가로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주요 면세점 등과도 매장 위치 이동과 동시에 매장 면적을 늘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만다리나덕」의 평균 매장 면적은 46.2㎡로 패션잡화 내 리딩 브랜드들 대비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즌별 SKU(Stock-Keeping Unit:상품관리 재고관리를 위한 최소 분류 단위)가 300개에 달하는 방대한 상품구성을 지금의 협소한 매장면적에서 다 보여주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올해는 피혁소재의 여성라인이 집중 강화되는 만큼 매장 위치나 면적도 탄력적으로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1차 목표는 66㎡ 규모의 박스매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만다리나덕」이 이번 시즌 여성 컬렉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해 행보에 따라 세 번째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다리나덕」은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두 번의 티핑 포인트가 있었다. 티핑 포인트1은 2007년 선보였던 러기지백인 ‘워크(WORK)’였다. 이 라인은 작년 기준 누적 판매량 5만개를 기록하며 캐주얼 러기지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 상표권 등록 안정성 확보, 물량관리 실현
    티핑 포인트2는 백팩(ISI)이다. 이 상품은 현재까지 8만5000개를 판매하며 2030세대 남성 캐주얼 착장 문화를 바꿔놓은 히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만다리나덕 철학’이라고 표현되는 그들만의 생각이 브랜드 가치로 고스란히 녹아든 결과였다. 그렇다면 올해도 「만다리나덕」의 약진은 계속될까. 답은 ‘예스’다. 최근 5년 동안 이 브랜드가 흐트러짐 없이 보여준 선순환 구조 즉 브랜드가치를 지키면서 꾸준히 볼륨을 키워온 모습을 통해 미래 예측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만다리나덕」이 있게 한 터닝포인트가 됐던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에서 2009년까지 시간은 「만다리나덕」에 중요한 해였다. 유통과 매출액, 면세점 비즈니스까지 전년 대비 100% 이상 신장하며 볼륨 브랜드로 들어선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현재의 강훈 사장이 전무로 합류했다.

    브랜드 비즈니스의 A to Z를 LG패션에서 경험했던 그는 안정적인 계약 기간과 물량 관리라는 두 가지 핵심을 갖고 볼륨화에 나섰다. 강 사장은 ‘양이 질을 창조한다’는 지론으로 당시 이탈리아 본사 측과 물량 관리에 대한 협상을 국내 전개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었다. 이탈리아 본사의 비즈니스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위축된 상태였지만 강사장은 이를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회로, 물량 두 배 늘려
    나자인은 전년도에 비해 오더량을 2배로 늘리면서 바잉파워를 확보했다. 오더 물량을 늘리면서 곧 박차를 가했던 국내 비즈니스는 유통망 확대였다.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매장 수와 매출액이 2배 신장했으며 특히 이 회사는 면세점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지난 2009년부터 면세점이 백화점과 호텔별로 전개하는 채널로 나눠지면서 「만다리나덕」은 이곳을 집중 공략했다. 면세점 영업에 힘을 실은 결과 당시 3개점이었던 스코어가 2012년 기준 13개점 2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나자인이 「만다리나덕」에 올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브랜드에 관한 한국 상표권 소유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2011년 1월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만다리나덕」 상표에 관한 한국 소유권 계약을 체결하고 상표등록까지 끝마쳤다. 「만다리나덕」의 한국 상표권은 나자인이 영구 소유하고 있으며 상표권을 팔기 전까지 어떤 기업도 전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가 2011년 7월 「만다리나덕」의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했다.

    나자인은 이탈리아 본사 주인이 바뀐 것과 상관없이 「만다리나덕」의 국내 상표권을 확보함에 따라 중장기적인 투자와 함께 브랜드를 키워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40%가량의 마켓셰어를 차지하는 4대 브랜드의 독식 속에 뜨고 지는 별들이 부지기수였던 패션잡화 조닝은 이제 매출 싸움이 아니라 시간 싸움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시간 싸움에서 이기려면 브랜드의 정체성, 소비자와 제품을 조율하는 밸런스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인데 「만다리나덕」은 이 모든 과정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시스템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만다리나덕」이 내놓은 여성 컬렉션이 과연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까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지금까지 두 번의 티핑 포인트를 통해 상품의 유용성과 브랜드 이미지의 지속성, 문화까지 이끌었던 행보를 놓고 볼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 지금 당장의 PPL과 매출 스코어에 매몰된 근시안적인 브랜드와 달리 10년에 걸쳐 브랜드를 다져온 「만다리나덕」은 내실과 성장이라는 두 축을 균형감 있게 키워갈 시간이 충분하다라며 각오를 다진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