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의 버킷백, 타임의 슈즈, 낫띵리튼의 호보백, 분크의 셔츠 등 의류 브랜드는 액세서리를, 액세서리 브랜드는 의류 라인을 론칭해 활약하고 있다.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파워와 콘셉추얼함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여성복 마켓에서 토털화 성공 사례가 드디어 나오기 시작했다. 의류 브랜드는 잡화 아이템을, 잡화 아이템은 의류를 론칭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소수의 캡슐 라인에서 시작해 매 시즌 출시하는 잇 아이템으로 등극한 사례와, 해당 카테고리의 전문 브랜드가 아님에도 색다른 디자인으로 히트를 친 사례가 근래 들어 확연하게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의류 브랜드는 잡화 판매 비중이 30%, 잡화 브랜드는 의류 판매 비중이 40~50%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등장해 실질적인 토털 브랜딩이 이뤄지고 있다. 마켓 전체적으로 여성복 볼륨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이번 시즌 메인 룩에 어울리는 타 카테고리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다.

슈즈와 가방, 의류 모두 하나의 브랜드에서 함께 전하기 어려울 만큼 각각이 전문화된 영역이지만, 판매와 더불어 스타일을 제안해야 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토털화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패션의 ‘구호’, 코오롱FnC의 ‘럭키슈에뜨’, 한섬의 ‘타임’ ‘랑방’ 엔더블유컴퍼니의 ‘낫띵리튼’ 등이 액세서리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했으며 잡화 브랜드 중에서는 분크의 ‘분크’,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조이그라이슨’과 드파운드의 ‘드파운드’, 이터널그룹의 ‘루에브르’가 의류 라인으로 매출을 하드캐리하고 있다.

구호 버킷백 누적 판매 2만개 눈앞

이 중 삼성물산패션의 구호는 2019년 처음 선보인 버킷백이 대대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잇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구호 버킷백은 캔버스 소재의 미니백으로 10만~2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구호스러운 미니멀한 디자인, 높은 실용도로 출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매 시즌 색다른 소재와 컬러를 비롯해 온라인 전용 컬러까지 확대해 액세서리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시간이 흘러도 매 시즌 사랑받고 있으며 높은 활용도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구매율이 높다. 이에 출시 2년 만에 판매 수량 1만개, 론칭 4년 차인 현재 누적 판매 2만개를 앞두고 있다. SSF숍 전체에서 F/W시기에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에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구호 네임 파워를 바탕으로, 가방 아이템에 대한 니즈를 파악한 삼성물산패션은 올해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미치노 파리(Michino Paris)’와 협업해 새로운 스타일의 가방 컬렉션을 출시했다. 구호는 젊은 층 타깃의 가방 전문 브랜드와 협업해 신선한 디자인의 상품으로 액세서리 라인을 다양화하고 신규 고객을 확대하고자 한다. 미치노 파리는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론칭한 잡화 브랜드다.

연간 ACC 100개 스타일 제안

임옥영 구호 팀장은 “구호가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미치노 파리와 협업해 젊은 감성의 새로운 가방 스타일을 선보였다. 앞으로 의류뿐 아니라 액세서리 사업을 지속 확대해 더 많은 고객에게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킷백 외에도 편한 착화감이 돋보이는 콤피 슈즈 시리즈가 그 뒤를 잇고 있다. 2016년 처음 선보인 콤피슈즈는 구호가 개발해 특허받은 아웃솔을 적용한 라인으로, 슬립온 · 샌들 · 하이탑 · 뮬 · 메리제인으로 스타일을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스카프와 머플러, 모자 등의 잡화류도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구호는 매 시즌 캐리오버 액세서리 아이템의 새로운 시즌 컬러를 추가하며, 더불어 의류 라인과 셋업 코디가 가능한 다양한 상품군을 새롭게 제안하고 있다. 보통 연간 100개 스타일, 180종의 액세서리 아이템을 선보이며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한다.

럭키슈에뜨 액세서리 물량 타사 대비 4배 볼륨

코오롱FnC(대표 유석진)의 ‘럭키슈에뜨’도 액세서리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브랜드 중 하나다. 유니크한 패턴과 캐릭터가 강하게 녹아 있는 슈트 중심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브랜드가 제안하는 스타일의 액세서리가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시크하면서도 강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럭키슈에뜨의 착장에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잡화 & 라이프스타일의 아이템을 제안하다 보니, 브랜드 안에서 토털로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진 셈이다. 이에 잡화 아이템의 물량이 평균적인 여성복 브랜드 대비 3~4배로 많으며 한 시즌 80~100가지 스타일을 선보인다. 레더백, 에코백, 니트백, 슬라이드 샌들, 워커, 스니커즈, 헤드웨어, 참 데커레이션 등 카테고리별로 스타일을 다양하게 늘려 전개 중이다.

한섬(대표 김민덕)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 ‘랑방’ ‘마인’ 또한 토털화에 특히 성과가 좋은 케이스다. 타임은 슈즈, 랑방은 가방 아이템에서 반응이 크게 올라왔으며 마인은 브랜드 특유의 페미닌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주얼리 라인이 반응이 좋다. 한 주얼리 피스로 2000개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히트 아이템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섬 액세서리사업부는 패션에 적용하는 다양한 원단 소재를 액세서리에도 적용해 기존의 ACC 전문 브랜드에서 나오는 상품들과 차별화되고 있으며,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세컨드 아이템으로 선택받고 있다.

인기 디자이너 낫띵리튼, 가방으로 W컨셉 1위

온라인에서 감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보더리스도 작년 말부터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카테고리를 확장 · 전개해 왔는데,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 다른 모양새다. 새롭게 도전하는 카테고리임에도 전문 브랜드보다 더 두드러지는 활약을 하며 이제 카테고리로서의 분류를 무색하게 만드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영주 디자이너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 ‘낫띵리튼’은 의류 못지않게 가방이 브랜드의 중심을 잡아주는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 브랜드는 해당 시즌 컬렉션에 두루 잘 어울리는 가방 아이템을 제안하며 현재까지 총 10개의 스타일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나일론 호보백’ ‘클래식 골프 미니백’이 시그니처로 활약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나일론 호보백은 2020년, 클래식 골프 미니백은 작년 첫선을 보였는데, 지금까지도 판매가 꾸준히 이어져 다른 소재와 컬러로 스타일 수를 늘리는 중이다. 가방 라인의 인기로 액세서리 매출이 매년 2배씩 성장해 왔으며 특히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W컨셉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패션 전체 카테고리에서 가방으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낫띵리튼은 가방 외에도 슈즈, 헤드웨어, 장갑 등 특유의 컴(calm)한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액세서리를 제안하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토털 룩으로 보여주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드파운드, 올해 의류 비중 50%

에코백과 캔버스 백으로 히트를 친 드파운드(대표 조현수)의 ‘드파운드’ 또한 올해 의류 라인을 큰 폭으로 확대하며 브랜드 볼륨을 확장한다. 에코백과 페브릭 캘린더 등 라이프스타일 굿즈로 시작해 2019년 S/S 의류 카테고리를 점차 확대해 온 드파운드는 올해 의류 라인 스타일을 더 다양하게 늘린다. 현재는 의류 · 가방 · 굿즈 아이템의 스타일 수를 1:1:1 비율로 동일하게 운영 중인데, 올해 하반기부터 어패럴 라인이 확대되는 만큼 의류 라인 스타일 수 비중이 50%까지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오버사이즈 셔츠 등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아이템이 매 시즌 판매율이 좋아 컬러 수를 추가하고 있으며 이와 어울리는 다른 아이템을 추가해 선보이는 식이다. 올해도 드파운드 특유의 아주 데일리하면서 감성이 돋보이는 토털 룩을 제안하고, 시즌 중간에 스폿성으로 신상품을 선보여 의류 라인을 자주 노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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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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