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스노트」, 우성 합류 후 점프!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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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5.08조회수 1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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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I&C(대표 김인규)에서 전개하는 「캐리스노트」의 공격적인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 브랜드는 지난 2012년 4월 모기업인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가 인수, 작년 1월 계열사인 우성I&C에 영업권을 넘기면서 다시 출발선에 섰다. 1986년 에모다가 처음 론칭해 30여년간 롱런한 브랜드로 제2의 도약을 다짐한다.

    새 주인을 만난 「캐리스노트」는 최병오 회장의 맏딸인 최혜원 상무가 사업부장을 맡아 힘을 실어 줬으며 여성복업계 실력파 디렉터로 알려진 안광옥 상무까지 조인하면서 여성 커리어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기존 전개사인 에모다 시절에는 조용히 연매출 300억원 정도를 올리며 MS 중하위권에 머무르던 브랜드였다면 우성I&C로 옮겨 온 다음 상황이 반전됐다.

    백화점 바이어들 사이에서 “「캐리스노트」처럼 해 봐라”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앞장서서 커리어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안광옥 상무를 주축으로 ‘커리어 컨템포러리’로 리뉴얼에 들어간 「캐리스노트」는 고정화돼 있던 정장류와 나이 들어 보이는 핏의 상품을 걷어 내고 캐주얼하게 믹스 & 매치할 수 있는 단품류를 강화했다. 또 BI·SI 등도 교체, 시니어 이미지에서 컨템포러리 캐주얼로 다시 태어났다.

    작년 1월 새 주인 우성I&C 만나 변화 급물살

    다양한 길이와 스타일의 셔츠, 4050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데님, 사파리 점퍼, 트렌디한 오버사이즈 팬츠와 재킷류 등은 기존 「캐리스노트」라면 소화할 수 없던 상품이지만 현재는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또 그림 액자 「비롯」, 텍스타일 주얼리 「삿치」, 여러 신진 디자이너와 협업한 가방과 신발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놓쳤던 뉴포티층을 다시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여러 커리어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대를 20% 정도 낮게 가져가는 것도 주효했다. 선기획 물량을 늘려 전략상품을 별도로 제작하고 형지의 해외 소싱력(중국 베트남 등)을 끼고 원가를 절감했다. 대신 잦은 세일이나 행사를 자제하고 정상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정상매출로만 비교하면 리뉴얼 이전 대비 30%나 높아졌다. 월별 전략상품은 대물량으로 확실하게 가격 메리트를 줘 기본 매출을 잡아 준다.

    이는 점포별 매출에서 증명된다. 현재 80개 매장 가운데 월평균 1억원을 올리는 곳이 무려 15군데나 된다. 과거에는 한두 군데로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그 수가 서서히 늘어나면서 다른 점포들도 1억원대 매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안에 월 1억원대 점포를 30개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부가 똘똘 뭉쳤다.



    월 1억대 점포 현재 15개 → 30개로 늘린다

    그 중심에 선 최혜원, 안광옥 상무는 「캐리스노트」의 성공적인 리론칭을 다짐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0월 「캐리스노트」 사업부장으로 합류한 최 상무는 직전까지 패션그룹형지 전략기획본부 이사로 근무했다. 「캐리스노트」를 맡게 된 것은 그가 자원했기 때문이다. 영업 일선에서 현장을 배우고 싶어 한 최 상무는 「캐리스노트」를 총괄하면서 이전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

    최 상무는 “사업부장을 맡은 후 우선 전국 백화점 매장을 돌면서 우리 브랜드의 현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나갔으면 좋겠는지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발언했다”라고 말한다.

    최 상무는 가두영업에 강한 형지의 DNA를 바꿔 놓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힌다. 최 상무가 들어오면서 「캐리스노트」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꼭 해내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최병오 회장 장녀 혜원씨, 사업부장 맡아

    지난해 9월 입사한 안 상무 또한 마찬가지다. 「앤클라인뉴욕」 「데코」 등의 CDO로서 명성을 얻은 그는 「캐리스노트」로 한 번 더 히트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안 상무는 “커리어 브랜드는 변화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가 시장을 앞질러 나가겠다. 메인 소비층인 40~50대 소비자들도 컨템포러리한 감각 그리고 세련미가 있는 여성 캐주얼을 원한다. 이 점을 리뉴얼에 충분히 반영한 것이 통한 듯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영캐주얼과 SPA, 캐릭터, 커리어까지 다방면으로 시장조사를 하면서 왜 커리어 브랜드가 정체됐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취합한 데이터를 상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그다음으로는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러 나갔다. 안 상무는 스타일링 클래스를 열어 백화점 VIP나 「캐리스노트」 VIP를 대상으로 스타일링의 변화를 소리 높여 얘기한다.

    그 힘이었을까. 롯데 광주점은 스타일링 클래스 이후 하루 매출 3000만원이 나왔으며 롯데 창원점과 영등포점도 일매출 2000만원을 일으키는 기염을 토했다. 안 상무는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니까 궁금하던 부분들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그들이 진짜 원하는 패션 브랜드는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스타일링 클래스는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꾸준히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한다.

    안광옥 상무, ‘스타일링 클래스’로 고객몰이

    남성 셔츠 「예작」과 남성복 「본」을 주력 사업으로 하던 우성I&C지만 현재는 「캐리스노트」의 매출이 600억원(2015년 예상)으로 가장 높다. 여기에 지난해 브랜드 라이선스권을 따낸 이탈리아의 「스테파넬」까지 더해져 여성복사업부의 파워가 세졌다. 회사에서도 여성복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고 남성복까지 끌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캐리스노트」는 올해 야노 시호를 모델로 한 스타 마케팅도 시작했다. 추사랑의 엄마로 더 유명한 일본 톱 모델 야노 시호가 40대 미시족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친근한 이미지가 있어 모델로 발탁했다. 야노 시호가 착용한 화이트 셔츠, 사파리 점퍼 등은 완판을 기록하기도. 여성커리어업계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보여 주목된다.

    「캐리스노트」는 현재 현대 무역센터점에서 월평균 1억2000만원, 롯데 잠실점도 1억1000만원, 현대 킨텍스점은 1억원 정도를 올리며 선전 중이다. 앞으로 패션 감각이 뛰어난 야노 시호를 활용해 ‘시호’ 단독 상품을 기획하고 리빙, 문화와 접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다. 「캐리스노트」가 우성I&C를 대표하는 여성복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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