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빅5 사업부장, ‘How to do?’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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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4.08조회수 2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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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to do?’가 아니라 ‘How to do?’에 대한 답을 찾아라! 남성 정장 브랜드 사업부장들에게 내려진 미션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리뉴얼 리노베이션 리본을 외치며 변화했다지만 자기만족에 그칠 뿐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는 점차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지난 3~4년 동안 이들은 최악의 순간들을 연출하며 추락했다.

    백화점에서 18개까지 전개되던 브랜드들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트래드클럽」 「파코라반」 「지방시」 등이 연달아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그 많던 브랜드는 대기업 3사로 압축됐으며, 「갤럭시」 「닥스」 「캠브리지」 「마에스트로」 「로가디스」 등 빅5의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다. 여기에 「빨질레리」 「맨스타」를 비롯해 올해 런칭한 「니나리찌」 정도가 시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

    이제 신사복은 포멀한 정장보다 캐주얼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때가 왔다. 2008년 삼성그룹의 비즈니스캐주얼 선언 이후 대기업에서도 포멀한 수트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남성 착장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경제활동에 왕성한 4050세대들은 과연 어떤 캐주얼 스타일을 선호할까. 지금 신사 브랜드들의 최대 고민이다.

    4050세대 어떤 캐주얼 스타일 선호할까
    변화의 열쇠는 캐주얼 라인 확대, 토털화, 고급화로 사실 지루할 만큼 뻔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차별화해 담느냐가 결국 남성 정장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핵심이다. 기업 3사별로 방향의 차이는 있다. 모두 다 캐주얼 라인 강화에 목을 매고 있지만 제일모직(대표 황백)은 컨템포러리한 감도 증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엘지패션(대표 구본걸)은 전통 트래디셔널(TD) 스타일을 표방해 클래식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캠브리지코오롱(대표 백덕현)은 해외 디자이너 라인 도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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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앞서 캐주얼에 접근한 브랜드는 엘지의 「닥스신사」로, 브랜드 컨셉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고급스럽게 풀어내 중년층의 선호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신장률도 가장 높다. 지난해에 백화점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의 신장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서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닥스신사」를 스타트로 「갤럭시」 「마에스트로」도 분주하게 캐주얼을 준비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고, 「로가디스」는 오는 F/W시즌을 기해 브랜드 리뉴얼을 완성할 계획이다.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캐주얼을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었던 「캠브리지멤버스」는 이탈리아의 남성복 디렉터 ‘티모시 에버레스트’와 조인해 별도의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두고 전개하고 있다.

    一毛는 감도, LG는 전통, 코오롱은 수입 ‘돌파구’
    백화점에서는 신세계 강남점과 현대 목동점에 이어 올 봄 롯데 본점까지 대규모 점포들이 리뉴얼을 마치면서 신사 조닝의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기류로 봐서는 신사 존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지만 9월부터 매출이 일기 시작해 올 2월까지 역신장을 만회했다.

    이제 이 조닝이 어떻게 재구성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브랜드 측에서는 2007년과 2008년 2년 동안 두 자릿수 마이너스라는 쓰라린 진통을 겪은 터여서 현재 매출 붐 업에 고무돼 있지만 아직 안주하기에는 이르다. 진짜 소비자 평가는 올 가을부터 드러날 것으로 백화점 바이어들은 보고 있다.

    박상영 롯데백화점 남성복 팀장은 “캐주얼 상품군이 50~70%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매출은 50% 이하로 본다. 겨울 매출이 좋았던 것은 한파로 인해 코트류 패딩류 등 아우터류의 판매가 좋아서 외형이 커졌을 뿐이다”면서 “브랜드에서 캐주얼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 어떻게 코디하고 스타일링할 것인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았다. 가을 시즌쯤 되면 냉철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팀장은 “수트만 판매해 온 세일즈맨들이 캐주얼 단품류를 믹스매치해 고객에게 제안하는 능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매출로 연결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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