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5 여성 이너, 젠더 뉴트럴 붐
    SI-자주, 다다엠앤씨-나른, 쌍방울-트라이…

    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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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0.18조회수 6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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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너웨어 전통기업부터 온라인 브랜드까지 여성용 트렁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남성들이 입는 트렁크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젠더 뉴트럴,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로 여성용 트렁크가 붐을 이뤘다. 자주, 나른, 트라이 등 그들의 트렁크 제품 전략은 무엇일까?


    남성이 주로 입는 ‘트렁크’가 이제는 여성도 즐겨 입는 ‘이너웨어’가 됐다. 속옷 전통기업인 쌍방울(대표 김세호)의 ‘하나만’,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이길한)의 ‘자주’에 이어 ‘나른’ 등 온라인 이너웨어 브랜드들까지 여성용 트렁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나만 시리즈는 전년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으며, 자주는 여성 팬티 품목 중 트렁크가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남성들이 입는 트렁크를?’이라는 여성들의 반응이 대다수였으나 새로운 트렌드로 점차 변화됐다. ‘젠더 뉴트럴 붐’과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가 뒷받침했다. 젠더 뉴트럴은 성 역할의 틀을 벗어나 사람 자체를 표현하면서 남녀 구분을 없앴다. 보디 포지티브는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목소리로 ‘불편한 속옷’에서 나를 위한 ‘편안함’을 추구한다.

    트렌드 이전부터 남성용 트렁크를 착용했던 여성이 SNS에 직접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여성 신체 구조에 맞는 디자인과 다채로운 패턴과 색상으로 여성용 트렁크를 개발하면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3부 트렁크뿐만 아니라 5부 트렁크나 가까운 거리는 입고 나갈 수 있는 원마일웨어형 트렁크까지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트라이 ‘하나만’ 전년대비 매출 53% 증가

    쌍방울의 트라이 ‘하나만’ 시리즈는 2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약 53% 매출이 증가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하나만은 ‘집에서는 하나만’이라는 슬로건으로 팬티를 입지 않고 착용할 수 있는 여성용 트렁크다. 하나만 시리즈는 처음 2종 상품으로 시작했지만 높은 인기로 현재 상품 수를 13종으로 확장했다.

    여성용 트렁크 ‘하나만’은 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탄생됐다. 트라이의 여성 디자이너는 본인이 입던 여성 트렁크의 불편함을 없애고 이를 개선한 여성만의 트렁크를 제안했다. 단순히 남성용 트렁크 팬티를 모방해서 만든 제품은 여성에게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한 것.

    온전히 여성을 위한 트렁크로 기능에 경쟁력을 더했다. 안에 그 무엇도 입지 않고 바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소재’와 신체 구조에 맞게 제작한다. 특히 트렁크는 위생을 위해 순면 100% 소재를 사용한 속단 처리가 돼 있어 위생적이다. 미세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숨은 봉제 기법’을 적용했다.

    파자마 & 이지웨어 라인업도 강화

    이 기법은 피부에 닿는 봉제 솔기를 없애 까슬함이나 자극을 최소한으로 줄여 기존 트렁크와 차별화를 줬다. 이 외에도 다리통 폭을 조정해 팬티를 입지 않아도 보일 염려를 줄였으며 트렁크 밑단은 트임 처리를 해 허벅지 조임이 덜하다. 이는 활동할 때 움직임이 자유롭도록 착용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구성으로 관심을 끄는데, ‘하나만 레이온 5부 트렁크’ ‘하나만 심플 스판 원단 체크 트렁크’ ‘하나만 무지 트렁크’ 등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레이온 5부 트렁크는 레이온 스판 소재를 사용해 신축성이 좋은 트렁크로 하나만 로고를 패턴화해 디자인을 선보였다. 심플 스판 원단 체크 트렁크는 밴드 부분을 7㎝ 스판으로 제작해 배 부분을 가려주고 착용했을 때 안정감을 더했다. 무지 트렁크는 체크무늬나 밝은 색상 외에도 심플함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트렁크이다.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나만이라는 이름 자체가 단독으로 입을 수 있는 제품인 만큼 트렁크와 함께 입기 좋은 세트도 같이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의도 하의와 마찬가지로 안쪽에 부직포 핀턱 봉제로 제작해 브라 없이 착용 가능한 트렁크를 내놓고 있다. 트렁크에서 시작해 파자마와 이지웨어 라인으로도 넓힐 계획이다.



    자주, 여성 트렁크 ~ 커플 패키지도 인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속옷에서만 300억 매출이 나올 정도로 속옷 판매율이 높다. 이러한 호조 속에서 SNS에서 여성들이 남성용 트렁크를 구입해 입은 후기가 인기를 끈 것을 착안해 2종의 트렁크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는 높은 호응에 힘입어 ‘여성 코튼 트렁크’ ‘60수 코튼 트렁크 팬티’ ‘숨 브라캐미솔 트렁크 세트’ 등 다양한 상품을 전개하고 있다.

    코튼 트렁크 팬티는 1만3900원, 숨 브라캐미솔 트렁크는 세트임에도 1만9900원으로 ‘가성비’ 높은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커플이 함께 착용할 수 있는 ‘트렁크 커플 세트’로 커플 소비자를 공략했다. 새로운 소재와 라인업으로 선보이는 커플 세트 트렁크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 구조를 각각 반영해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했다.

    남성용 트렁크는 A형 구조로 앞 · 뒤판이 이어진 이중 패턴으로 활동성을 고려했다. 반대로 여성용은 n형 구조로 뒤판 패턴 설계가 입체형으로 봉제 없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또한 밑단에 클러치를 추가해 어떤 움직임에도 끼임이나 불편함이 적다. 아웃밴드는 여성용은 30㎜, 남성용은 35㎜로 각각 다른 신체 구조에 맞게 제작했다. 디자인과 패턴을 동일하게 만들어 부부나 커플 선물용으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나른, 론칭 1년 만에 50만장 판매고 올려

    다다엠앤씨(대표 서승원)의 ‘나른’은 ‘트렁크 팬티는 남성들만의 속옷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나른 맨살 트렁크’를 출시해 1년 만에 50만장을 판매했다. 또한 2020년 대비 2021년 매출은 112% 성장, 지난 7월에는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나른은 2022년 4월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해 라이프웨어 카테고리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친근함’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인 만큼 채널에 대한 한계 없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 특히 깔끔한 패키지 상자에 제품이 담겨 있어 뷰티 제품을 구매하러 올리브영에 들른 고객도 한 번쯤 눈여겨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제품을 디자인하는 직원 모두 20~30대로 구성해 그들의 피드백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취하는 여성과 가족들과 함께 사는 여성의 니즈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타깃을 세세하게 나눠 얘기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그렇게 탄생한 나른 트렁크가 타 브랜드에 비해 중점을 둔 부분은 가까운 거리는 이 트렁크를 입고 외출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속옷’이라는 점에서 나아가 입고 외출이 가능하고 친구들과 여행 갔을 때 인스타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베이직 ~ 로맨틱, 콘셉트별 라인 구성

    실제 나른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트렁크 라인별’이라는 카테고리가 눈에 띈다. 트렁크 제품을 ‘베이직’ ‘에어리’ ‘로맨틱’ ‘소프트’ 등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다양한 콘셉트로 소비자의 세세한 니즈에 적합한 트렁크를 고를 수 있도록 한 것. 베이직 라인은 ‘가든 포켓 맨살 트렁크’ ‘슈크림 맨살 트렁크’ 등으로 심플한 디자인과 패턴뿐만 아니라 앞주머니 디자인으로 핸드폰 등을 간편히 수납할 수 있다.

    에어리 라인은 ‘코티지 가든 맨살 트렁크’와 ‘아이스크림 맨살 트렁크’로 구성했다. 몸에 붙지 않도록 ‘순면 리플 원단’을 사용했으며, 잔물결 모양으로 가공해 입었을 때 쾌적하다. 러블리 라인은 아일렛 펀칭된 코튼 원단을 사용해 화이트 컬러로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트렁크를 선보인다. 소프트 라인은 가을과 겨울에 활용하기 좋은 골지원단으로 제작했다. 캐주얼부터 페미닌까지 룩이 존재하는 것처럼 트렁크도 개개인의 이미지나 목적에 맞게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나른의 아웃밴드 컬러 플레이와 라벨, 신체 구조를 고려한 브리지 구조는 특허 출원(출원번호: 30-2921-0018004)까지 완료했다. 가까운 거리는 가볍게 입고 나갈 수 있는 이너를 비롯해 트렁크와 어울리는 셔츠 등 세트 구성도 확장할 예정이다. 상하의 모두 이너웨어를 입지 않는 맨살 가운 원피스와 맨살 히트 티 등 디자인을 더욱 다양하게 추가할 계획이다.

    ‘무무트렁크’ 와디즈 펀딩 100034% 달성

    웨딩 맞춤 속옷으로 유명한 소네트브라이드(대표 황지영)는 지난 6월 트렁크 라인인 ‘무무트렁크’를 공식 론칭했다. 공식으로 출시하기 전 와디즈 펀딩을 진행했으며, 펀딩 금액의 100034%를 달성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제품 제작부터 디자인까지 총괄하는 황지영 소네트브라이드 대표는 내가 입었을 때 ‘편안하지만 예쁜 트렁크’를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황 대표는 “나는 좋은 제품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다. 론칭하기 전 실제로 여러 트렁크 제품을 입어봤는데 ‘예쁘다’라는 느낌이 적었다. 그래서 편안하지만 예쁜 트렁크는 없을까 하고 생각했다. 남편이 퇴근 후에 왔을 때나 친한 친구가 갑자기 집에 왔을 때 입어도 후줄근한 느낌이 없는 이너를 입고 싶었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무무트렁크’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트렁크에도 ‘아름다운 기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트렁크 패턴에 플레어 핏을 적용했다. 움직일 때도 에이 라인 원피스처럼 밑단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면적이 넓어 편안하다. 하지만 통이 넓은 플레어 핏인 만큼 어떤 각도에서든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를 시도하고 튜닝하는 작업을 거친다.

    플레어 핏으로 심미성, 기능성을 동시에

    그녀는 “플레어 핏은 기존 제품보다 원단을 1.5배 더 사용하지만 떨어지는 핏과 주름을 고려해 이러한 핏으로 디자인하게 됐다. 특히 사람 몸에 적합하도록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트렁크를 제작할 때도 다양한 자세를 취하면서 지속적으로 튜닝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무트렁크는 사람들이 착용했을 때 부위별 자극을 최소화했다.

    복부, 복판, 와이 존을 모두 다른 소재로 사용한 것. 속옷에서 주로 쓰이는 기능성 원단은 물론 어패럴용 원단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웨이스트 밴드는 강력한 신축성이 있는 탁텔원단을 사용했다. 실제로 이너용이 아닌 어패럴용 원단으로 주로 쓰이는 소재다. 허리의 착용감을 높여 습기를 천의 외부로 옮기고 땀과 물기를 빠르게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트렁크 보디는 골지 편직으로 짜인 초경량 나일론 스판을 사용해 다양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강한 자극에도 물성을 유지한다.

    Y존 밑판은 100% 순면을 사용했으며 기존 팬티 라인을 그대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트렁크 제품은 생리할 때는 착용하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생리대 날개를 붙일 수 있는 좁은 마찌 타입으로 디자인돼 고민을 해결했다. 현재도 끊임없이 패턴을 개발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색상과 디자인에서 변화를 준 새로운 트렁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컴포트랩, 일러스트 협업 ‘감성 트렁크’

    컴포트랩(대표 최선미)의 ‘컴포트랩’은 소재와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이즈까지 폭넓게 구성한 트렁크를 출시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은 MZ세대를 겨냥한 귀여운 일러스트 트렁크, 친환경 소재인 뱀부를 활용한 트렁크, 12가지의 색상으로 전개하는 디어 마이 트렁크 등이 있으며 상품후기 평균 4.9를 기록하고 있다. 컴포트랩에서만 볼 수 있는 감성적인 ‘안냥 나는 트렁크냥’은 따뜻한 일러스트를 전개하는 ‘버라이어티 숨’ 작가와 협업했다.

    순면 트윌 원단을 사용했으며 3부 기장에 버라이어티 숨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고양이 패턴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소량 한정 국내 생산으로 소재, 디자인, 봉제 등 기존 트렁크와 차별화를 꾀했다. 천연 대나무 원료로 만든 ‘뱀부 미니 플라워 트렁크’는 3부와 5부 두 가지 길이로 전개해 길이 고민을 해결했다. 트렁크 제품인 만큼 ‘클러치’ 디테일에 실용성을 높였다.

    길이가 긴 5부는 클러치를 가로로 길게, 3부는 짧게 제작해 팬티를 따로 입지 않더라도 편안하게 설계했다. 베이직한 디자인에 12가지로 구성된 ‘디어 마이 트렁크’는 1만4900원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도트 문양과 스트라이프, 마린 블루 등 새로운 문양과 컬러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미언더, ‘나무 트렁크’ 99 체형도 편안하게

    미언더(대표 변성민)의 친환경 언더웨어 브랜드 ‘미언더’는 합성섬유를 사용하지 않는 트렁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선보인 ‘나무 트렁크’는 지속가능한 조림에서 채취한 너도밤나무로 제품을 제작했다. 이름처럼 ‘나무로 만들어진 속옷’으로 몸과 피부에 안전한 소재를 사용한 것. 미언더 텐셀 마이크로 모달은 기존 텐셀 모달 섬유 중에서도 마이크로 기술을 결합한 프리미엄 소재다.

    이 소재로 제작한 나무 트렁크는 면 대비 3배 이상의 흡습력을 지녀 통기성과 땀 배출에 효과적이다. 표면은 신체에 밀착했을 때 부드럽다. 텐셀 모달은 화학처리를 인위적으로 하지 않아 세균이 서식하기 어렵다. 일반 합성섬유에 비해 2000분의 1 수준으로 박테리아 번식을 최소화한다.

    또한 편안한 디테일 구조도 특징인데, 뒷면 무절개 입체 패턴과 디지털 특수 프린팅 라벨로 중요한 부위에 닿는 자극을 최대한으로 줄였다. 사이즈는 S부터 3XL까지 착용할 수 있도록 S/M, L/XL. 2XL/3XL 등 3가지로 전개해 99체형까지 전개한다. 미언더는 첫 트렁크 제품 출시 후 반응이 좋아 향후 라인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여름엔 팝한 컬러로 선보였다면, 좀 더 베이직한 컬러도 출시할 예정이다. 핏을 살려 길이감을 더 짧거나 더 길게 한 트렁크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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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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