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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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로라, ‘넥스트 차이나’ 열쇠로!?
Wednesday, June 7, 2017 | 민은선 기자, es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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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오 실로야니스(Giulio Xiloyannis) 잘로라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로컬마다 특화된 현지화로 급성장”
줄리오 실로야니스 디렉터는 잘로라가 설립된 지 6개월 만에 마케팅 디렉터로 조인해 5년됐다.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현재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4개의 플랫폼을 총괄한다. 말레이시아 밑에 브루나이, 홍콩 밑에 마카오까지 사실상 6개국을 총괄한다. 총괄 CEO 아래 6개 국가를 맡고 있고 필리핀 헤드, 인도네시아 헤드가 각각 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 짧은 시간에 잘로라가 급성장한 비결은?
“이커머스 인더스트리 자체가 급성장세이기도 하지만 성장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이커머스는 성장을 하지 않으면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셰어를 빼앗기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비결 중 첫 번째는 원래 모회사인 GFG의 전략이 성장하는 시장에 가서 패션에 특화된 이커머스 플랫폼 분야에서 1위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GFG 아래 잘로라, 남시 등 5개 회사가 있다). 또한 주로 이머징 마켓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GDP의 성장이 빠르고 인터넷 확산이 두 자릿수로 성장해 그것 역시 자연스럽다.
두 번째는 팀이 아주 강력하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시장에 가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고 시장을 창출하다 보니 야망이 있고 정말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만이 모여 있다. 세 번째는 투자다. 투자자가 우리에게 2억5000만유로(약 3000억원)를 투자하고 그것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줬다. 덕분에 성장하는 곳에 자신 있게 투자할 수 있었다.
GFG는 1조2000억원 규모이고 지난 3년간 거의 3배 이상 성장했다. 이 안에서 25~30%를 차지하는 잘로라는 작년까지 매년 80~100%씩 성장해 왔다. 물론 잘로라뿐 아니라 동남아의 다른 이커머스 회사, 한국도 마찬가지로 다들 성장했을 것이다.
잘로라의 경우 원래는 초기에 유럽의 투자자 로켓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작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설립한 회사인데 지금은 다른 투자자들이 있어서 로켓이 대주주가 아니다. 패션에 특화된 이커머스 회사들이 유럽(네타포르테, 육스, 아소스 등)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잘로라는 동남아 시장에 특화돼 있다.”
- 잘로라 설립 계기는?
“우리 투자자가 맨 처음에 한 것이 유럽의 잘란도라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그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 됐다. 작년 매출이 3조6000억원 규모인데 유럽에 로컬라이즈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다. 전 세계 배송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소스나 네타포르테와 전혀 다른 모델이다. 그들은 사이트 하나를 만들어서 전 세계로 배송한다. 그러다 수요가 생기면 번역과 고객 서비스를 현지에 맞게 하지만, 사이트는 하나다. 잘로라는 각각 로컬의 플랫폼이 다르다. 나라에 따라 언어도, 통화도, 결제방법도, 배송도 현지화돼 있다.
아소스의 경우 구매를 하면 정해진 카드를 이용해야 하고, 본사에서 배송해 주고, 소비자도 영어로 처리해야 한다. 잘로라의 경우 현지화 시스템으로 동남아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사이트를 번역만 달리하는 게 아니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각각이 다른 플랫폼이다. 일부 같은 제품도 있지만 대체로 다르다. 대만이 겨울이고 싱가포르가 여름이면 서로 상품이 다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이트에는 모슬렘웨어가 있고 홍콩에는 없다.
결제방식도 나라마다 다르다. 물론 휴대폰으로 페이하거나 캐시 온 딜리버리(물건을 받고 현금으로 결제)는 어디나 가능하지만 나라마다 현지의 결제방식으로(한국의 카카오페이처럼) 돼 있다. 그게 전 세계로 판매하는 아소스나 네타포르테와의 큰 차이점이다. 현재 8개 국가에서만 가능해 아직 한국 소비자들은 살 수가 없다.”
- 관리가 복잡하지 않나?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풀었다. ‘e풀필먼트 센터’라 해서 8개국의 가장 큰 통합 물류센터와 고객센터가 말레이시아에 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도 작은 물류센터가 있다. 영어, 중국어, 광둥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의 다섯 개 언어로 고객 서비스를 하지만 이것은 5개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말레이시아 통합 고객센터 한 곳에 다섯 개 언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겉으로는 엄청 복잡해 보이지만 백엔드에서 복잡함을 해소해 단순화했다. 테크놀로지에 투자를 많이 해서 6개 플랫폼을 하나로 운영하기 편하게 개발했다. 각각을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나를 움직이면 6개를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게 단순화한 것이다.
엔지니어 팀도 하나다. 모든 것을 총괄하는 CTO는 싱가포르에 한 명이 있다. 싱가포르 헤드오피스에 대부분의 팀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IT팀이 있지만 베트남 호찌민에도 작은 개발팀이 있다. 뒷단에서 서포트하는 기능을 여기서 한다. 번역도 사람이 하나하나 하는 게 아니라 자동번역이 가능하게 알고리즘이 짜여 있다. 웹사이트만 이렇게 돼 있고, 전화 상담은 개별적으로 그 나라 말을 하는 상담원들이 담당한다.
초기 운영 시스템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은 돈과 함께 시간의 투자를 한 것이다. 웨어하우스의 운영 시스템과, 제품을 촬영해서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것도 자체 개발했다. 전화가 왔을 때 어떤 질문이 누구에게 가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투자도 많이 했다. 개발을 시작해 공부해서 고치고 저절로 돌아가게 하는 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 ‘현지화’라는 구체적 의미는?
“아마존이나 네타포르테처럼 전 세계 시장에 조금씩 파는 것도 좋겠지만 잘란도, 잘로라는 한 시장에서 제대로 돌아가고 현지화해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로열티도 훨씬 높고 지속가능하다고 믿는다. 한 군데서 여기저기 팔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존립이 불가능하다. 그 시장에 집중해서 제대로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지 제품, 언어, 모든 면에서 현지 고객과의 관계를 잘 맺고 마치 브랜드처럼 고객 로열티를 높여 가는 것에 주력한다.
우리가 지금 한국을 방문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리가 가장 차별화하려는 것이 상품의 현지화다. 대체로 50% 정도는 현지 상품으로 구성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60%는 모슬렘, 20%는 중국인, 20%는 인도, 나머지는 서양인이다. 해서 사이트에는 「망고」 「나이키」 「아디다스」 「파슬」 이런 브랜드의 제품과 함께 모슬렘웨어가 60% 있다.”
- 경쟁업체는?
“우리의 경쟁업체는 로컬과 글로벌 두 가지다. 로컬에서는 현지 이커머스 전문업체들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모슬렘웨어를 파는 웹사이트나 싱가포르의 경우 러브보니또라는 사이트가 있다. 글로벌에서는 역시 아소스, 네타포르테가 경쟁이 되기도 한다. 가끔 비슷한 브랜드를 팔기도 하니까. 특히 시즌 말기에 우리는 이미 품절이 됐는데 아소스에서 팔고 있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이거나 하는 등 결국은 경쟁이 된다.”
- 한국 상품에 대해 반응은?
“아시아에서는 한국 패션을 원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우리도 그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 작년 8월 팝업을 시도해 본 후 11월부터 제대로 브랜드를 입점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성장 중이지만 상품 구성이 충분하지 않아서 한국도 자주 방문하려 한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순서로 한국 상품의 인기가 많다. 아직 우리로서는 작은 부분이고 개별 브랜드들의 매출도 크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입점했는데 대만, 홍콩에서 인기가 많다.
바잉할 경우 선택적으로 한다. 그래서 최근 바꾼 시스템이 ‘드롭 시핑 모델’인데 전체 상품 구색을 가져가서, 즉 업체에서 자신의 상품을 모두 등록하고, 이 중 판매가 되면 우리가 픽업해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식이다. 서로 테스트 단계이고 아직 소극적이다 보니 이런 시스템을 시도한다. 경험이 쌓이면서 등록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은?
“관심은 있지만 여러 가지로 고려 중이다. 한국 시장은 매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여기서 검증되면 다른 시장에서도 잘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000만명의 인구 규모와 높은 GDP 수준이라면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니다. 우리는 더 작은 싱가포르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패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경쟁인가, 보완인가?
“단기로는 경쟁자이지만 롱 텀으로는 보완 관계라 본다. 선진국을 보면 15% 이상의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국 마켓 셰어를 잃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빨리 온라인 개발에 참여하고 뛰어들면 보완관계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가 될 것이다.”
- 소비자들의 패션 소비가 준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자기 소득에 비해 패션에 소비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졌고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 밀레니얼들은 자기표현에 매우 적극적인데 자기표현을 하는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패션이다. 한 아이템에 소비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총량은 늘면 늘었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등 SNS의 영향도 있어서 하나를 사서 반복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패스트패션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또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남아에서는 중산층이 증가한다. 그들 때문에라도 패션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나라 하나도, 카테고리 하나도 쉽게 늘리지 않는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서도 잘로라의 취급 아이템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직 키즈도 취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최소 2년 동안은 현재 상태로 갈 것이다.
이는 고객을 혼란케 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아직도 키우고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어떤 브랜드를 더 가져오고 어떤 상품을 바잉해야 할지 패션에 계속 더욱 집중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뭐든지 잘하는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온라인 회사들의 미래 경쟁력은?
“단기적으로는 사이트내의 완전한 상품 구성이 중요할 것이다. 때문에 6개월~1년 반까지는 다양한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고 더 좋은 상품을 구성하고 그런 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 후에는 완전 경쟁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즉 모든 곳에서 모든 상품의 구매가 가능할 것이다. 더 큰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브랜드 역시 자신의 사이트를 갖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모두가 모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곧 바뀔 것이다.
단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과 고객 충성도일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현지화에 가장 많이 투자한다. 점점 현지 고객이 원하는 패턴으로 커스터마이즈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은 콘텐츠든, 사진이든, 제품 상세 내용이든 모든 경험을 무조건 현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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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마다 특화된 현지화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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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오 실로야니스 디렉터는 잘로라가 설립된 지 6개월 만에 마케팅 디렉터로 조인해 5년됐다.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현재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4개의 플랫폼을 총괄한다. 말레이시아 밑에 브루나이, 홍콩 밑에 마카오까지 사실상 6개국을 총괄한다. 총괄 CEO 아래 6개 국가를 맡고 있고 필리핀 헤드, 인도네시아 헤드가 각각 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 짧은 시간에 잘로라가 급성장한 비결은?
“이커머스 인더스트리 자체가 급성장세이기도 하지만 성장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이커머스는 성장을 하지 않으면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셰어를 빼앗기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비결 중 첫 번째는 원래 모회사인 GFG의 전략이 성장하는 시장에 가서 패션에 특화된 이커머스 플랫폼 분야에서 1위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GFG 아래 잘로라, 남시 등 5개 회사가 있다). 또한 주로 이머징 마켓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GDP의 성장이 빠르고 인터넷 확산이 두 자릿수로 성장해 그것 역시 자연스럽다.
두 번째는 팀이 아주 강력하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시장에 가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고 시장을 창출하다 보니 야망이 있고 정말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만이 모여 있다. 세 번째는 투자다. 투자자가 우리에게 2억5000만유로(약 3000억원)를 투자하고 그것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줬다. 덕분에 성장하는 곳에 자신 있게 투자할 수 있었다.
GFG는 1조2000억원 규모이고 지난 3년간 거의 3배 이상 성장했다. 이 안에서 25~30%를 차지하는 잘로라는 작년까지 매년 80~100%씩 성장해 왔다. 물론 잘로라뿐 아니라 동남아의 다른 이커머스 회사, 한국도 마찬가지로 다들 성장했을 것이다.
잘로라의 경우 원래는 초기에 유럽의 투자자 로켓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작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설립한 회사인데 지금은 다른 투자자들이 있어서 로켓이 대주주가 아니다. 패션에 특화된 이커머스 회사들이 유럽(네타포르테, 육스, 아소스 등)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잘로라는 동남아 시장에 특화돼 있다.”
- 잘로라 설립 계기는?
“우리 투자자가 맨 처음에 한 것이 유럽의 잘란도라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그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 됐다. 작년 매출이 3조6000억원 규모인데 유럽에 로컬라이즈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다. 전 세계 배송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소스나 네타포르테와 전혀 다른 모델이다. 그들은 사이트 하나를 만들어서 전 세계로 배송한다. 그러다 수요가 생기면 번역과 고객 서비스를 현지에 맞게 하지만, 사이트는 하나다. 잘로라는 각각 로컬의 플랫폼이 다르다. 나라에 따라 언어도, 통화도, 결제방법도, 배송도 현지화돼 있다.
아소스의 경우 구매를 하면 정해진 카드를 이용해야 하고, 본사에서 배송해 주고, 소비자도 영어로 처리해야 한다. 잘로라의 경우 현지화 시스템으로 동남아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사이트를 번역만 달리하는 게 아니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각각이 다른 플랫폼이다. 일부 같은 제품도 있지만 대체로 다르다. 대만이 겨울이고 싱가포르가 여름이면 서로 상품이 다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이트에는 모슬렘웨어가 있고 홍콩에는 없다.
결제방식도 나라마다 다르다. 물론 휴대폰으로 페이하거나 캐시 온 딜리버리(물건을 받고 현금으로 결제)는 어디나 가능하지만 나라마다 현지의 결제방식으로(한국의 카카오페이처럼) 돼 있다. 그게 전 세계로 판매하는 아소스나 네타포르테와의 큰 차이점이다. 현재 8개 국가에서만 가능해 아직 한국 소비자들은 살 수가 없다.”
- 관리가 복잡하지 않나?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풀었다. ‘e풀필먼트 센터’라 해서 8개국의 가장 큰 통합 물류센터와 고객센터가 말레이시아에 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도 작은 물류센터가 있다. 영어, 중국어, 광둥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의 다섯 개 언어로 고객 서비스를 하지만 이것은 5개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말레이시아 통합 고객센터 한 곳에 다섯 개 언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겉으로는 엄청 복잡해 보이지만 백엔드에서 복잡함을 해소해 단순화했다. 테크놀로지에 투자를 많이 해서 6개 플랫폼을 하나로 운영하기 편하게 개발했다. 각각을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나를 움직이면 6개를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게 단순화한 것이다.
엔지니어 팀도 하나다. 모든 것을 총괄하는 CTO는 싱가포르에 한 명이 있다. 싱가포르 헤드오피스에 대부분의 팀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IT팀이 있지만 베트남 호찌민에도 작은 개발팀이 있다. 뒷단에서 서포트하는 기능을 여기서 한다. 번역도 사람이 하나하나 하는 게 아니라 자동번역이 가능하게 알고리즘이 짜여 있다. 웹사이트만 이렇게 돼 있고, 전화 상담은 개별적으로 그 나라 말을 하는 상담원들이 담당한다.
초기 운영 시스템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은 돈과 함께 시간의 투자를 한 것이다. 웨어하우스의 운영 시스템과, 제품을 촬영해서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것도 자체 개발했다. 전화가 왔을 때 어떤 질문이 누구에게 가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투자도 많이 했다. 개발을 시작해 공부해서 고치고 저절로 돌아가게 하는 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 ‘현지화’라는 구체적 의미는?
“아마존이나 네타포르테처럼 전 세계 시장에 조금씩 파는 것도 좋겠지만 잘란도, 잘로라는 한 시장에서 제대로 돌아가고 현지화해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로열티도 훨씬 높고 지속가능하다고 믿는다. 한 군데서 여기저기 팔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존립이 불가능하다. 그 시장에 집중해서 제대로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지 제품, 언어, 모든 면에서 현지 고객과의 관계를 잘 맺고 마치 브랜드처럼 고객 로열티를 높여 가는 것에 주력한다.
우리가 지금 한국을 방문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리가 가장 차별화하려는 것이 상품의 현지화다. 대체로 50% 정도는 현지 상품으로 구성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60%는 모슬렘, 20%는 중국인, 20%는 인도, 나머지는 서양인이다. 해서 사이트에는 「망고」 「나이키」 「아디다스」 「파슬」 이런 브랜드의 제품과 함께 모슬렘웨어가 60% 있다.”
- 경쟁업체는?
“우리의 경쟁업체는 로컬과 글로벌 두 가지다. 로컬에서는 현지 이커머스 전문업체들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모슬렘웨어를 파는 웹사이트나 싱가포르의 경우 러브보니또라는 사이트가 있다. 글로벌에서는 역시 아소스, 네타포르테가 경쟁이 되기도 한다. 가끔 비슷한 브랜드를 팔기도 하니까. 특히 시즌 말기에 우리는 이미 품절이 됐는데 아소스에서 팔고 있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이거나 하는 등 결국은 경쟁이 된다.”
- 한국 상품에 대해 반응은?
“아시아에서는 한국 패션을 원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우리도 그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 작년 8월 팝업을 시도해 본 후 11월부터 제대로 브랜드를 입점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성장 중이지만 상품 구성이 충분하지 않아서 한국도 자주 방문하려 한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순서로 한국 상품의 인기가 많다. 아직 우리로서는 작은 부분이고 개별 브랜드들의 매출도 크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입점했는데 대만, 홍콩에서 인기가 많다.
바잉할 경우 선택적으로 한다. 그래서 최근 바꾼 시스템이 ‘드롭 시핑 모델’인데 전체 상품 구색을 가져가서, 즉 업체에서 자신의 상품을 모두 등록하고, 이 중 판매가 되면 우리가 픽업해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식이다. 서로 테스트 단계이고 아직 소극적이다 보니 이런 시스템을 시도한다. 경험이 쌓이면서 등록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은?
“관심은 있지만 여러 가지로 고려 중이다. 한국 시장은 매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여기서 검증되면 다른 시장에서도 잘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000만명의 인구 규모와 높은 GDP 수준이라면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니다. 우리는 더 작은 싱가포르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패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경쟁인가, 보완인가?
“단기로는 경쟁자이지만 롱 텀으로는 보완 관계라 본다. 선진국을 보면 15% 이상의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국 마켓 셰어를 잃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빨리 온라인 개발에 참여하고 뛰어들면 보완관계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가 될 것이다.”
- 소비자들의 패션 소비가 준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자기 소득에 비해 패션에 소비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졌고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 밀레니얼들은 자기표현에 매우 적극적인데 자기표현을 하는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패션이다. 한 아이템에 소비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총량은 늘면 늘었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등 SNS의 영향도 있어서 하나를 사서 반복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패스트패션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또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남아에서는 중산층이 증가한다. 그들 때문에라도 패션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나라 하나도, 카테고리 하나도 쉽게 늘리지 않는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서도 잘로라의 취급 아이템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직 키즈도 취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최소 2년 동안은 현재 상태로 갈 것이다.
이는 고객을 혼란케 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아직도 키우고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어떤 브랜드를 더 가져오고 어떤 상품을 바잉해야 할지 패션에 계속 더욱 집중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뭐든지 잘하는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온라인 회사들의 미래 경쟁력은?
“단기적으로는 사이트내의 완전한 상품 구성이 중요할 것이다. 때문에 6개월~1년 반까지는 다양한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고 더 좋은 상품을 구성하고 그런 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 후에는 완전 경쟁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즉 모든 곳에서 모든 상품의 구매가 가능할 것이다. 더 큰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브랜드 역시 자신의 사이트를 갖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모두가 모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곧 바뀔 것이다.
단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과 고객 충성도일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현지화에 가장 많이 투자한다. 점점 현지 고객이 원하는 패턴으로 커스터마이즈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은 콘텐츠든, 사진이든, 제품 상세 내용이든 모든 경험을 무조건 현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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