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캐릭터 「플랙진」 상승세 이슈!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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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2.09조회수 12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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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플랙진」이라는 브랜드를 영국에 있는 내 건물 1층에 단독으로 들여놓고 싶습니다. 한국 본사와 연락이 가능할까요?” 얼마 전 글로벌 부동산 투자 회사의 한국 지사를 통해 들어온 문의다. 위치는 영국 런던 카나비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으로, 리버티 백화점 뒤쪽에 위치한 목 좋은 곳이다. 문의를 한 영국인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 트레이드쇼 ‘프리미엄 베를린’에서 「플랙진」을 발견하고 이 브랜드의 매력에 빠져 직접 브랜드 접촉에 나섰다고 했다.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대표 박상욱 최정욱)의 「플랙진」이 온라인을 넘어 백화점과 해외에서 ‘콜’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의 성장 프로세스와는 완벽히 다른 코스를 걷고 있는 「플랙진」. 이 브랜드는 그동안 색다른 브랜드 전개방식을 고수하느라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 왔지만 천천히 알찬 성과를 보여주며 국내 소비자와 유통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는 이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마감 매출은 200억원으로,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주력 아이템이 청바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규모는 절대 적은 것이 아니다. 게다가 2011년부터는 연 100% 신장세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부터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활발히 하며 국내 유통망 확대를 시작했고,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해외 전시회에 적극 참가했다.


    ‘아이템’ 넘어, 유통 & 상품 보강 ‘브랜드’로

    영국 카나비 스트리트 매장의 경우 아직 확정된 사항도 아니고, 매장 운영 형태 등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전시회나 쇼룸을 통해 「플랙진」을 눈여겨보는 해외 바이어들이 늘고, 단순 청바지 아이템으로서가 아니라 ‘브랜드’로 인정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 확인됐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기존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틀의 브랜드’이기 때문. 유통 지각변동의 시대에서 묵묵히 ‘on my way’를 외치는 용감한 녀석이다, 「플랙진」을 주시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물론 「플랙진」 관계자들은 아직 스스로를 ‘완성된 브랜드’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의 ‘브랜드’ 기준은 새로운 유통 형태와 신선한 디자인 감성, 남다른 전개 방식을 가지고 글로벌과 국내 모두에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러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과정이고, 올해를 ‘청바지 아이템’으로 유명한 「플랙진」을 브랜드로 전환해 도약하기 시작한 중요한 해로 짚는다.


    박인동 전무, 이상현 CD 등 전문 인력 수혈

    「플랙진」의 시초는 지난 2009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에서 청바지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빅뱅의 지드래곤이 모 면세점 광고에서 「플랙진」을 입은 것이 화제가 되면서 10대들의 입소문 속에서 이슈가 됐다. 그러다 브랜드화의 첫 포문을 연 것이 바로 2010년 12월 서울 명동 매장 오픈이다. 블로그와 온라인 마케팅으로 「플랙진」만의 감성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활동을 계속 하기는 했지만 이때도 ‘청바지’가 아이템의 전부였다.

    명동 매장을 오픈하기 전까지 브랜드의 배경이나 탄생지 등 정체성에 대한 논란을 빚은 「플랙진」은 명동 매장을 오픈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온전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한 발짝을 디딜 수 있었다. 오프라인 유통의 힘을 확인한 「플랙진」은 온라인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세상으로 넘어오기 위해 아이디엠과 서동어패럴, 브랜드인덱스 등에서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가진 박인동 전무를 영업 총괄 부장으로 영입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2년 12월 합류한 박전무는 롯데백화점 명동, 잠실, 정동, 광복, 창원점에 차례로 「플랙진」을 입점시키며 브랜드 대중화에 큰 힘을 보탰다. 올해는 폭발적으로 유통 확장에 몰입해 36개까지 백화점과 대리점 매장을 확대한 상태다. 매장 수가 늘면서 기존 매출 목표였던 100억원보다 2배 많은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결과도 가져왔다.


    2014년 목표, 통일된 메시지 전하는 VMD

    오프라인 유통 확보로 브랜드의 초석을 다진 「플랙진」의 새로운 과제는 상품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아지면서 제한된 상품 구성이 성장의 한계로 다가온 것. ‘완벽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플랙진」의 아이덴티티만으로 완성된 모노숍을 채울 수 있어야 하는데, 청바지만으로는 불가능했다. 물론 매장 내에 티셔츠나 몇몇 상의를 판매했으나 어디까지 구색 상품이다.

    그래서 「플랙진」은 지난 8월 「레이(Leigh)」의 이상현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박전무에 이은 전문인력의 보강으로, 하의에 탄탄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플랙진」에 ‘상의’를 추가하기 위함이었다. 클래식을 기본으로 모던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상현 실장과 미니멀한 데님룩을 전개하는 「플랙진」의 스타일이 더해지면서 보다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상품력을 갖추게 됐다.




    *위 자료는 다운받아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지난 10월4일 「플랙진」은 2013년 F/W 상품 출시 기념 컬렉션을 열고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로서 「플랙진」의 토털 컬렉션을 선보였다. 많은 패션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부쩍 커진 「플랙진」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특히 이수혁, 홍종현, 김원중, 안재현 등 최근 핫한 톱 모델들이 이 컬렉션 이후 「플랙진」 압구정 매장을 찾아 컬렉션 상품을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토털 상품 라인업에 대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명동 FSS 오픈, 메가숍 운영 등 모노숍 강화

    올해 오프라인 유통과 상품 라인을 다잡음으로써 완성된 브랜드 형태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간 「플랙진」은 2014년 소비자와 브랜드를 잇는 비주얼머천다이징(VMD)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전국 주요 상권에 230~265㎡ 규모의 메가숍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국의 매장에 상품과 동일한 「플랙진」의 색을 전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로 선보이는 곳은 역시 서울 명동점이다. 명동점은 기존 점포에서 근처의 좀 더 큰 매장(현 ‘슈퍼마켓’ 위치)로 이전한다. 이 매장을 플래그십스토어로 리뉴얼해 ‘가성비’라는 가격 메리트, 퀄리티, 브랜드의 감성, 코디네이션이 내는 멋, 키 아이템 등 「플랙진」만의 매력을 한껏 담아낼 생각이다. 이를 위해 「플랙진」은 또 한 명의 전문가 영입을 추진 중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VMD와 기획 전문가로 전문 인력을 확충한다.

    해외 진출 상황은 아직 소란스럽게 알릴 만한 것은 없다. 편집숍 등에서 바잉하거나 쇼룸에서 선보이는 형태일 뿐 모노숍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3시즌째 꾸준히 해외 전시회에 투자하며 앞서 말한 영국 단독숍 입점 문의와 같은 좋은 기회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프리미엄 • 캡슐쇼 등 해외 전시회 지속 출전

    「플랙진」은 지난 2012년 7월 독일 베를린의 ‘프리미엄 베를린’에 나가 베를린의 ‘BFN(베를린 패션 네트워크)’와 프랑스 셀렉트숍 4개점(‘Homies’ ‘Serie Limitee’ ‘119 Denim’ ‘Lois Aida’) 외에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지의 편집숍에 입점되는 성과를 얻은 후 2013년 1월과 7월에도 연이어 이 쇼에 나가고 있다.

    2014년 상반기부터는 ‘프리미엄 베를린’보다 상품적인 면에 집중하는 ‘캡슐쇼’에 나갈 계획이다. 캡슐쇼는 파리와 뉴욕, 베를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패션 박람회로 1년에 2번 펼쳐지는 트레이드쇼다. 「플랙진」은 파리와 뉴욕 캡슐쇼에 참가하며 동시에 미국에서는 쇼룸을 열어 세일즈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박상욱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 공동대표는 “규모가 작은 브랜드인 경우 국내 유통시장의 위탁 판매 구조로는 디자인이 발전하기가 어렵다. 재고의 부담 때문에 팔기 쉬운 상품만을 만들게 되는 탓이다. 그래서 해외 전시회나 수주회에 나가는 브랜드가 되려고 한다. 「플랙진」은 해외에서는 전시회나 쇼를, 국내에서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해 통일된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는 토털 브랜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한다.


    “유통 지각변동 시대, 새로운 방식 제안을”

    최정욱 공동대표는 “지금 국내 시장은 유통의 지각변동으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기존의 형태를 따라 가면 「플랙진」처럼 작은 브랜드에는 미래가 없다. 오히려 불확실하더라도 새로운 시각의 틀을 만들어 내려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만의 유통과 감성, 브랜드 전개 방식을 차근차근 완성해 가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글로벌 진출은 필수다. 「플랙진」이 유럽과 미국을 놓지 않는 이유이며, 노하우가 쌓인 후 언젠가는 중국 대륙도 노릴 생각”이라고 「플랙진」의 비전을 설명한다.

    「플랙진」은 지난 2년 동안 적은 규모이긴 하지만 연 100% 신장세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오는 2014년은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보낸다. 유통이 마구 변하는 시대에 ‘무작정 확장’은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매출 신장보다는 ‘상의’ 상품 라인의 안착과 전반적인 VMD 안정에 집중하고, 좀 더 브랜드 사업에 맞는 조직의 모습을 위한 기획•생산•디자인 분야의 전략가를 포섭하는 등 내부 투자를 진행한다. 2014년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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