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Insight >

준비된 자에겐 지금이 기회!

Thursday, June 1, 2017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 VIEW
  • 9867
F&F, 사상 최고치 실적… 메이저 브랜드 중단 속출~



요즘 어딜 가든 ‘죽겠다’고 아우성이지만 정반대로 창업 이래 사상 최고치의 실적을 올리며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패션 기업이 있다. 바로 에프앤에프(대표 김창수)가 주인공이다. F&F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신장한 1125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216.3%나 신장한 1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증가한 13.1%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8.6%, 143.2% 증가한 4390억원, 456억원으로 마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0.4%로 두 자릿수의 높은 수익률을 실현했다.

대다수 국내 패션 기업이 장기 경기불황 여파와 중국의 한한령 등을 이유로 4월 말 현재 누계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0~30%의 역신장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F&F는 저 멀리 앞서 달려 나가고 있다. 과연 비결은 무엇일까?

F&F, 지난해 이어 1분기 실적도 ‘고공비행’
F&F는 창업 초창기 시절부터 20년간 전개해 왔던 「레노마스포츠」와 라이선스 계약을 작년초 종료했다. 또한 계열사이던 베네통코리아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시슬리」 「베네통」 「베네통키즈」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F&F의 근간이 되던 골프웨어와 여성복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신 「디스커버리」 「MLB」 「MLB키즈」 등 세 브랜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보면 「디스커버리」가 31%, 「MLB」가 64%, 「MLB키즈」가 10% 각각 성장했다. 세 브랜드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 상품력이 더욱 좋아지고, 매장 수도 늘어나고, 매장 환경도 개선되면서 더 높은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수익성이 저조하던 브랜드 사업을 과감하게 중단하고 잘되는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고공비행의 비결로 꼽힌다.

선순환 구조에 들어선 만큼 F&F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시장을 선점했고, 끊임없이 캐시카우 아이템을 개발해 내고 있다. 「MLB」는 면세점 입점을 통해 유통 다각화를 시도했고, 스냅백이 지고 볼캡 유행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호조세가 기대된다. 「MLB키즈」는 「MLB」의 미니미 브랜드로서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F&F는 올해 첫 매출 5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커버리」 「MLB」 「MLB키즈」 집중
한섬(대표 김형종) 역시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후에도 양호한 성적표로 1분기를 마감했다. 한섬은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총매출 2450억원(전년 대비 41.1% 신장), 영업이익 274억원(전년 대비 14.2% 신장)을 각각 달성했다.

한섬이 1960억원, 자회사 2곳이 49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한섬이 265억원, 자회사 2곳이 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섬만 놓고 봤을 때는 괄목할 만한 성장은 아니지만 자회사들의 매출 파워가 더해지면서 M&A 시너지 효과가 거론되고 있다. 당분간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의 막강 유통채널에 한섬의 자회사 소속 브랜드들이 속속 둥지를 틀 경우 실적은 훨씬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단순 외형 확장이 아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2월 말 SK패션 인수를 마무리한 한섬은 M&A를 통해 자회사의 중국법인 운영체제를 직영점에서 대리상으로 변경해 실적을 개선했으며 「오브제」 「오즈세컨」 등 주력 브랜드들의 비효율적인 영업 시스템을 바꿔 나가고 있다. 3년 전부터 중국 보따리상 판매를 전면 금지한 한섬에 이어 「오브제」와 「오즈세컨」에도 적용하기로 한 것.

한섬 1분기 매출 고신장, SK패션 인수 효과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커질수록 당장 눈앞의 매출은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지고 현지 직진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한령에 따른 중국 보따리상 판매가 현저하게 줄어든 지금 시점에 이를 적용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한섬글로벌 경우 디렉터로 투입된 이명진 상무를 중심으로 한 상품력 개선 작업은 빠르면 1년 뒤부터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한섬은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특히 「시스템」 「시스템옴므」 등이 프랑스 파리에서 선전하고 있어 고무적으로 본다. 또 하나의 전략으로는 「타임」 「시스템」 등은 브랜드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외형 확장을 자제하고 대신 「래트바이티」 「더캐시미어」 등 신규 사업의 활성화에 공을 들이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키워 나가고 있다.

한편 한섬은 지난 2월 말 SK 패션부문을 3261억원에 인수했고 3월부터 연결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한섬은 자회사 현대글로벌, 현대지앤에프를 두고 있으며 올해 토털 매출 1조3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규모 면에서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에 이어 국내 패션업계 빅4에 진입하는 한섬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섬,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업 역량 집중
상승무드인 F&F 한섬과 달리 패션 산업 현장에 구조조정 소식도 쏟아지고 있다. 2014년을 정점으로 패션 산업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최근 2년 동안 봇물 터지듯 브랜드 중단, M&A, 법인회생절차인가 또는 파산 등의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3월 중순에 터진 「팬콧」 전개사 브랜드인덱스(대표 최정욱)와 데님 중심의 「플랙」을 전개하는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대표 박상욱)의 법인회생절차신청은 또 한 번 패션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아동복 전문 업체 참존글로벌워크(대표 문일우)의 법인회생절차신청 소식도 어안을 벙벙하게 했다. 이들 모두 각 조닝에서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던 만큼 2년 동안 지속된 패션경기 부진의 여파가 패션 전문 기업들의 발목까지 옴짝달싹 못 하게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규 여성복 「플러스마이너스제로」도 론칭 3년 만에 백화점 사업을 중단하고 온라인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크레송은 여성복 「크레송」만 남기고 남성복 「워모」를 이번 S/S시즌을 끝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패션 대기업도 추가 구조조정에 들어가 LF는 중가 남성복 「타운젠트」의 사업모델 변경을 검토중이며, 휠라코리아는 「휠라골프」를 홀세일 비즈니스 형태로 돌리기로 했다.

“과거 성공 방정식 버려야 살아 남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브랜드 중단 또는 비즈니스 모델 변경 소식이 들려온다. 혹자는 지금의 패션 산업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바로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소비절벽 시대에 우리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20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습득한 성공 방정식은 ‘버티면 성공한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살아남아야 성공한다’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경쟁력 요소를 과감하게 도려내고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패션 대기업부터 중견업체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사업 매각, 중단 등 구조조정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F&F와 한섬처럼 준비된 자에겐 커다란 기회가 열려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엔 혹독한 시련기가 예고되고 있다. 누가 승자로 남고 누가 패자가 될까? 누가 더 소비자와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했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패션비즈 2017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이미지는 패션비즈에 모든 저작권이 있습니다.
도용 및 무단복제는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므로 허가없이 사용하거나 수정 배포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자 ⓒ Fashionbiz ,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