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 라이프, 패션 영역으로 ‘속속’

    곽선미 기자
    |
    17.10.13조회수 18037
    Copy Link
    비브람 · 보아시스템 · 고어텍스…



    ‘고어텍스’ ‘비브람’ ‘보아시스템’ 등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에 주렁주렁 달린 태그로 기능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던 프리미엄 부자재 브랜드들이 탈(脫)아웃도어 노선을 더욱 분명히 한다. 이들의 한국 지사들은 2017년을 ‘패션’ 파트너사 확장의 해로 정하고 부지런히 특별한 개발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골프웨어, 스포츠 러닝화, 신사정장화, 남성복 등 복종도 다양하다.

    이들은 ‘완전 기능성’ 부품을 원하는 디자인에 맞춰 만들어 주는 파트너들이다. 때문에 최근 들어 복종의 경계가 없어졌다는 감각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이들의 글로벌 매출 비중 중 ‘패션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도 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만큼은 다르다. 라이프스타일화가 빨리 진행되고 시장 전환이 빠른 만큼 상품의 개발과 진화도 가열차다. 이들은 한국을 R&D 연구소 혹은 디자인 스튜디오로 점찍었다.

    ‘노란 팔각형’으로 어떤 신발이든 기능의 신뢰도를 한껏 높여 주는 ‘비브람’은 올해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 파트너 확장에 적극 나선다. 올해 초 파트너사를 기존 코넥스솔루션(대표 강원식)에서 리앤손파트너스(대표 유경진)로 변경한 비브람은 현재 국내 약 20개 브랜드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있다. 작년부터 골프웨어와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 등 국내 라이프스타일 붐에 따라 색다른 파트너사와의 접촉이 늘었고, 올해는 그 반경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탈(脫)아웃도어, 골프 정장 남성 등 패션 GO!

    손철희 리앤손파트너스 부사장은 “대표적으로 금강제화의 「리갈201」 같은 브랜드가 있다. 수제 신사정장화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브랜드를 구성하는 5개 라인에 모두 비브람의 아웃솔이 들어간다. 캐주얼 솔, 아웃도어 솔, 러닝화 솔 등 다양한 기능의 솔을 사용해 윙팁, Y팁, 첼시부츠까지 여러 가지 디자인의 수제 구두를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랑방스포츠」를 시작으로 연을 맺은 한섬(대표 김형종)도 현재 모든 옴므 브랜드 신발에 비브람 솔을 사용한다. 「시스템옴므」와 「타임옴므」 등이다. 재미있는 것은 갑피는 캐주얼화나 정장화 디자인인데 솔은 완벽한 아웃도어 퍼포먼스 솔이나 러닝화 솔을 쓰는 등 기능과 디자인의 믹스매치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신한코리아(대표 김한철)의 「JDX」도 올해 신발 확장 계획을 가지고 골프 슈즈부터 캐주얼화까지 비브람 솔을 사용할 계획이다. 작년 골프화 몇 스타일에 비브람 솔을 사용한 이 브랜드는 올해 상품군별 신발 라인을 강화하면서 기능에 맞는 비브람 솔을 적용하기로 한 것. 아무래도 가격대가 기존 대비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들에게 좀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리갈201」 「랑방스포츠」 등 패션화에도 ‘비브람’

    와이드앵글(대표 정영훈)은 고어코리아(대표 한경희)와 비브람의 콜래보레이션으로 기존에 없던 신발을 2018년 S/S시즌에 선보인다. 고어텍스 360 서라운드 소재와 비브람 메가그립을 사용해 방수 · 투습은 잘되고, 어디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가볍고 기능적인 신발을 선보일 예정이다. 골프화와 캐주얼화를 모두 출시할 계획이며, 디자인과 추가 기능은 3사가 협의해 공동 기획하고 있다.

    손 부사장은 “비브람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 세고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가장 큰 강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최고로 만들어 제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비브람과 거래하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비브람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매년 규모는 확실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니즈가 2016년부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파트너인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퍼포먼스 솔보다는 캐주얼이나 러닝화 솔의 사용 빈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벌커나이징 솔 등 스트리트 슈즈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에 기능을 입힌 솔 개발을 요구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딸깍’ 다이얼 보아시스템, 한국 ‘테스팅 베드’로

    보아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와다 슈이치, 이하 보아)는 지난 6월 새로운 기술인 ‘러닝 전용 보아시스템’을 발표하며 3분기에 한국시장에도 이 상품을 들여올 것이라고 전했다. 신발끈 대신 와이어와 다이얼을 이용해 편리하게 신발을 조이고 푸는 ‘보아시스템’은 지금까지 대부분 아웃도어 슈즈에 사용됐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 분야로 확장하면서 「아식스」라는 새로운 파트너를 얻게 됐다. 「뉴발란스」와 「언더아머」도 개발에 참여했고, 곧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비즈니스 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다. 향후 2년 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의류와 잡화, 골프웨어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타깃 소비자의 연령과 성별도 다양화한다. 이를 위해 작년 말부터 「와이드앵글」 「까스텔바쟉」 「데상트」 등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은 보아에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다. 이들의 ‘글로벌 아웃도어’ 카테고리 중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시장 변화 속도에 대응하는 국내 브랜드들의 상품 개발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최초로 신상품을 선보이는 ‘테스팅 베드’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한 상품은 미국과 유럽의 파트너를 위한 상품 개발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보아, 아웃도어 ~ 패션 브랜드까지 영역 확장

    보아 글로벌 전체에서도 단일 특정 카테고리에서 한 국가가 60~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보아의 글로벌 총매출인 1억달러(약 1120억원) 중 한국 매출의 비중이 20~25%를 차지할 정도. 또 한국시장에서 보아의 성장세도 대단하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2011년 한국시장 직진출 이후 5년 동안 보아테크놀로지코리아의 매출은 10배로 뛰었다.

    보아가 한국시장을 조사한 결과 확실히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코닉 상품 위주로 매 시즌을 지나기보다는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신상품을 발표하기 때문에 보아 역시 신속하게 상품 개발을 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해 각 브랜드의 요구 사항을 반영,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보아의 비전은 ‘Seven Summits’이다. 아웃도어, 스노스포츠, 골프, 사이클, 메디컬 장비, 유틸리티, 애슬레틱 슈즈 등 7개 영역에서 보아의 기술을 널리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추가로 패션 전문 브랜드의 의류와 잡화로 영역을 넓혀 최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내에 한국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워 가면서 지속적으로 보아의 주요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고어텍스, 「꼼데가르송」 등 패션 파트너와 콜래보

    고어코리아(대표 한경희)는 ‘기능, 일상으로 스며들다’라는 콘셉트로 ‘아웃사이드(Outside)’라는 키워드를 제안하며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만이 아니라 「아디다스오리지널스」 ‘이지(Yeezy) 컬렉션’ 상품 개발과 함께 「꼼데가르송」 「에르노」 등 브랜드의 패션 의류 제작에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요즘 아웃도어 의류의 인기는 줄었지만 쾌적한 소재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포츠는 물론 캐주얼, 디자이너 의류까지 고기능성 소재를 채택해 멋진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 야외활동에서의 쾌적함을 제공한다.

    이런 시장 변화에 맞춘 ‘고어텍스’의 새 목표는 ‘일상에서 다양하면서도 위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혁신적인 소재를 선보이는 전문가로서 이제는 기존의 파트너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신규 파트너들에게 콜래보를 제안하고 있다. ‘기능’을 굳이 거창한 단어로 소개하기보다는 멋진 디자인을 입혀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패션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셰이크드라이’ 등 혁신 신소재 개발 속속

    또 과거처럼 브랜드들의 외피와 내피 속에 숨은 조력자가 아니라, 자체 기술력이 상품 디자인으로도 보일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지난해 아웃도어 슈즈시장에서 붐을 일으킨 ‘고어텍스 서라운드’ 기술과 지난 3월 「블랙야크」가 재킷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셰이크드라이’가 좋은 예다.

    ‘눈에 보이는 기술’을 추구하며 처음 등장한 ‘고어텍스 서라운드(GORE-TEXⓇ SurroundⓇ)’는 신발 아웃솔에 뚫린 구멍을 통해 외부로 소재가 보인다. 소비자는 신발 아웃솔 사방에 뚫린 구멍으로 ‘고어텍스 서라운드’의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이 소재 덕분에 신발 사방으로 통기가 가능하고 완벽한 방수가 된다는 신뢰를 갖는다.

    고어텍스 셰이크드라이는 ‘라이트 & 패스트(Light & Fast)’ 콘셉트의 초경량 애슬레저용 신소재다. 보통 방수 · 방풍 · 투습 재킷은 겉감, 멤브레인, 안감의 3중 샌드위치 구조로 원단을 제작하는데, 이 소재는 겉감이 없어 가볍고, 멤브레인이 있어 비를 맞아도 영구발수가 돼 탁 털어 말릴 수 있다. 올가을에는 스트레치 기능을 강화해 잘 늘어나는 고어텍스 상품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웨어 프로텍션’ 전문가로 패션을 지원한다

    고어텍스의 핵심 가치는 ‘성능과 혁신’이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수 · 투습 · 방풍 등 개발한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자연환경,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성 소재의 혁신에 자신감이 있는데, 최근에는 자외선, 열, 화염으로부터의 섬유 보호 기능을 테스트하는 ‘의복생물리학연구소’를 미국에 새롭게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의복생물리학연구소는 스코틀랜드의 춥고 습한 환경, 인도 수마트라의 정글, 캘리포니아의 한낮 더위까지 가장 일반적인 환경과 극한의 환경을 모두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온도, 상대습도, 바람세기, 강우 시 물과 공기의 온도, 풍량 등 지표 환경을 85~95%까지 유사하게 재현해 특정 환경에서의 제품 착용감과 기능 등을 과학적으로 측정, 분석하고 이를 신속하게 제품 연구와 개발에 반영한다.

    고어텍스는 신소재 개발, R&D 투자와 함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과의 소통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 ‘고어텍스는 잊어라’라는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중심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몸에 착용한 옷이나 신발을 의식하지 말고 순간을 즐겨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날씨에 상관없이 멋진 장소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신뢰할 만한 조력자 이미지로 포지셔닝해, 상품을 개발하는 브랜드는 물론 구입하는 소비자와의 교감도 늘려 간다.





    **패션비즈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 News

    • 소재
    • 아웃도어
    News Image
    르캐시미어, ‘리사이클 코튼’까지 소재 확장
    24.04.23
    News Image
    국제 섬유 & 패션 전시회 성료
    24.04.22
    News Image
    태평양물산 '프라우덴' 폐다운 재활용 이불 수익금 기부
    23.12.21
    조회수 1322
    News Image
    효성, 르완다 여학생 위한 소녀공간 건축 지원
    23.12.04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