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앤이 인수 계기 1200억대 점프
    패션플랫폼, 빅 피처 통했다!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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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조회수 26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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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플랫폼이 데코앤이를 인수하면서 여성복 리딩기업으로 도약한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이 회사는 기존에 레노마레이디스와 보니스팍스에 이어 데코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완성하겠다는 비전이다.


    지난 8월 데코앤이를 인수한 패션플랫폼(대표 박원희)이 여성복 리딩기업으로 비상할지 관심을 모은다. 레노마레이디, 보니스팍스, 헤라드레스코드 등 3개 브랜드로 연매출 800억원을 올리는 패션플랫폼은 2018년 2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지난해 기준 데코앤이가 데코 1개 브랜드로 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단숨에 1200억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 회사는 2009년 FCL로부터 레노마레이디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패션사업에 뛰어들었으며 비교적 조용히 사업을 운영해 왔다. 초창기 사명은 코치인터내셔널이었으며 2016년 지금의 사명으로 교체했다. 법인을 설립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코스닥에 상장하고 이후 계열사 에스엔에스코리아(대표 이영건)를 설립해 우모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강소기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데코앤이와의 M&A도 빠르고 조용하게 이뤄진 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회생법원 파산부로부터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내려진 데코앤이의 공개입찰에 참여한 패션플랫폼은 지난 7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리고 8월 마침내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패션플랫폼의 취득 주식 수는 114만주이며, 취득금액은 57억원이다. 여기에 데코앤이가 발행한 회사채 인수금액 38억원이 더해져 총 인수대금은 95억원으로 알려졌다.





    데코 · 레노마 · 보니스팍스, 강력한 브랜딩

    패션플랫폼은 이제 여성복 전문기업으로서 시장 내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코는 프리미엄 컨템퍼러리로, 레노마레이디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겸한 캐주얼로, 보니스팍스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각각의 색깔을 명확히 하고, 3개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한다.

    헤라드레스코드는 B2B 홀세일 브랜드로서 국내외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 당시 많이 알려졌듯이 패션플랫폼의 모기업은 20년 이상 의류 OEM 생산 프로모션을 운영해 온 메이븐에프씨(대표 박원희)다. 현재 패션플랫폼 지분 32.9%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박원희 회장이 1999년 설립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국내 주요 여성복과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OEM 생산으로 매출을 키워 가고 있다. 베트남 자체 공장을 통해 우븐류를 주로 납품하면서 탄탄하게 성장해 왔다. 에스엔에스코리아의 신규 사업인 우모 비즈니스도 출발이 좋다.

    ‘몽프랑’이라는 우모 브랜드로 첫해에 200톤의 우모를 국내에 공급했다. 앞으로 ‘몽프랑’을 프리미엄 다운 브랜드로서 알려 나갈 계획이다. 에스엔에스코리아 역시 베트남에 자체 공장을 갖추고 있다. 원재료는 중국에서 들여오지만 세척부터 가공까지 직접하기 때문에 품질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OEM 생산 · 우모 등 별도법인 사업도 활발

    박원희 회장은 “여성복 마켓이 어려운데 왜 확장하려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50조 국내 패션 시장에서 12~15% 비중인 6조~7조원의 여성복을 잡아야 비전이 있다고 본다. 여성복 시장이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것은 그만큼 가장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게다가 기존 사업들과 동떨어지는 게 아니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소비자 분석과 품질대비 합리적인 가격대, 세련된 디자인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자신하고 있다.





    레노마레이디를 인수해서 3년 만에 흑자전환하고 꾸준히 10%대의 성장곡선을 그리며 현재의 위치까지 오르게 한 경험과 보니스팍스를 론칭해 자리 잡게 한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분명히 솔루션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자체 생산라인과 우모 등 계열사를 통한 비용절감까지 더해지면 소비자 니즈에 맞는 브랜드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박원희 회장 “데코 M&A, 새로운 시작에 불과”

    “데코앤이 인수는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국내에서 사업이 안정되면 중국 등 해외 비즈니스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패션플랫폼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내부 시스템을 다지고 효율 중심으로 경영해 왔다면, 이번 데코앤이 인수를 통해 여성복 전문기업으로서 톱 클래스에 오를 수 있도록 한층 공격적인 영업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데코는 백화점 주요 점포를 기반으로 좀 더 감도 높은 디자인과 품질로 하이엔드 여성복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과거 명성을 되찾고 신규 고객층을 흡수한 만큼 디자인과 매장연출에서 과감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르데코’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모던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데코는 실제 매출 면에서 ‘르데코’의 반응이 좋았다. ‘데코를 회상하고 기억하다’라는 뜻으로 오리지널 감성이 담긴 제품으로서 원피스, 레이스 아이템, 니트류 등이 특히 인기였다.

    레노마레이디와 보니스팍스 역시 아울렛 중심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백화점 주요 점포에 대거 입성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있다. 입점하는 매장마다 매출이 중위권 이상으로 오르고 있어 고무적으로 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 기획력과 생산력을 토대로 국내외 홀세일 비즈니스도 병행해 여성복 강소기업에서 리딩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 43년 역사의 데코앤이는…

    데코앤이는 한국 패션의 태동기를 열었던 1세대 기업이 다. 1978년 데코를 설립해 네티션닷컴, 데코네티션에 이어 2014년 데코앤이로 사명이 바뀌었다. 데코, 이앤씨, 나이 식스뉴욕, 아나카프리, 디아, 캐쉬 등 그 이름만 들어도 브 랜드가 연상될 정도로 여성복 마켓의 리더로서 시장을 이 끌었던 주역이다.

    199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다가 과거만큼의 지배력을 갖지 못하면서 점점 기울어졌다. 그러다 2006년 이랜드월드에 인수되면서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그러나 캐주얼과 중저가 브랜드가 주축이던 이랜드그룹 조직 특성상 데코의 부활을 이 끌어내지 못했으며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 는 하나둘 정리하면서 사업을 축소시켰다. 2015년에는 웰메이드예당과 엠에스팀엔터 에, 2017년에는 키위미디어그룹으로 주인이 잇따라 바뀌면서 경영이 불안정해지고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지난해 상장폐지에 이르는 등 한때 화려했 던 기업의 위상이 꺾이고 또다시 매각작업에 들 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11월 서울회생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회생계획 인수 전 인 수합병 절차를 진행해 왔으며 다섯 번째 매각이 진행된 가운데 패션플랫폼이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된 것이다.

    데코앤이는 현재 ‘데코’ 1개 브랜드만 전개하 고 있다. 회사가 혼란한 상태에서도 데코는 백 화점 매장을 기준으로 중상위권 매출을 꾸준 히 올리고 있다. 3040세대 커리어우먼을 메 인 타깃층으로 깔끔한 정장과 세련된 데일리 룩을 바탕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해 온 것이 현 재 브랜드를 빛내주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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