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l KEB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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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2.03조회수 1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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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 + 컬처, 뉴 라이프 만든다






    “저는 ‘휴머니티’가 휴먼(human)과 아이티(IT)가 합쳐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아이티, 즉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에서도 ‘인간’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험과 아날로그에 대한 것을 잊어서는 안 돼요. 보고 듣고 체험하는 곳에 인간의 존엄성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주차장과 연결돼 있는 한 슈퍼카 공간, 모델들의 런웨이가 시작되면서 순식간에 패션쇼장으로 변신! 이곳은 문화의 새바람을 몰고 온 삼성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이다. 이곳을 패션쇼장으로 선택한 서울쇼룸(대표 이선우)은 제이에스앤드어쏘시에이츠(대표 송자인)의 여성복 브랜드 「제인송(jain song)」 쇼를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좀 더 독특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소를 찾다 보니, 이곳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고객들 반응은 너무 좋았죠”라고 설명한다.

    ‘컬처뱅크’를 세운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PLACE 1) 빌딩은 기존에 하나은행 전산센터로 활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 2017년 완공했다. 지하에서 10층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며 새로운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1층에는 카페와 전시장, 2층에는 일반지점, 3층에는 카카오키즈, 4층에는 배용준 패션갤러리, 이밖에도 6층에는 3000권이 넘는 도서관이 있다. 책장 문을 밀고 들어가면 프라이빗 장소가 나오고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과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감상실까지 구비돼 있다.







    사진설명 : 보통 은행 하면 폐쇄적인 공간을 떠올리는데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 ‘가보고 싶은 공간’ ‘문화코드가 잘 접목된 친숙한 공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일조 환경 조절장치인 동시에 발코니를 각 층에 제공하면서 독특한 외관을 만들어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남측 벽면을 활용한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는 외피 디자인과 통합한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통 은행 하면 폐쇄적인 공간을 떠올리는데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 ‘가보고 싶은 공간’ ‘문화코드가 잘 접목된 친숙한 공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단순히 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금융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문화코드를 입혀 뱅크의 혁신과 진화를 주도한 장경훈 KEB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지금의 ‘플레이스원’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가 구상하는 맵은 무엇일까? 그가 생각하는 콘텐츠의 융합과 공간을 활용한 플랫폼, 이어 패션산업에 대한 그의 시선들을 따라가 보았다.

    디지털시대다. 오프에서의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금융 쪽도 마찬가지죠. 앞으로 얼마나 더 빠르게 세상이 변화를 거듭할까요. 저희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모바일을 통한 은행업무 처리로, 고객들은 은행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모든 업무처리가 가능한 세상이 왔죠.

    물론 편한점이 많지만 디지털시대가 가져다 주는 영향들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인간은 더욱더 각박해져 가는 환경에 처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고요. 그 생각들의 꼬리를 물고 실현된 결과물이 바로 ‘플레이스원’입니다.







    사진설명 : ‘플레이스원’은 단순히 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금융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저는 ‘휴머니티’가 휴먼(human)과 아이티(IT)가 합쳐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아이티, 즉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에서도 ‘인간’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와 함께한다는 것은 중요하죠. 하지만 경험과 아날로그에 대한 것을 잊어서는 안 돼요. 보고 듣고 체험하는 곳에 인간의 존엄성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스원’의 기획의도와 성과는

    “‘플레이스원’은 실제 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은행에는 업무 외에 실제 사용할 수 없는 공간들이 많아요. 일명 놀고 있는 공간이죠. 이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까 생각했고, 고객들에 집중했죠. 은행 문턱을 낮춰서 고객들이 즐겁게 방문하고, 그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말이에요.

    업무가 끝난 후에도 고객들이 이 공간에서 만나고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타임을 할 수 있는 미니 커피숍 라운지라든가, 책을 볼 수 있는 책 공간 등을 설치했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 공간을 통해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됐을 정도니까요.

    많은 곳들이 핫 플레이스를 찾아 공간을 설계하지만 저희는 달라요. 비주류 상권을 핫하게 만드는 것도 저희의 역할입니다. 상권 부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고객들이 은행을 뱅킹 업무만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즐거움이 있고 만남이 있고 소통이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라이프 클래스, 프리츠한센 쇼케이스, 라이프스타일 핀란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패션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패션도 문화의 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가치를 만들어 가고 역시 고객들과의 소통을 필요로 하죠. 패션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 바로 고객들입니다. 예전과 지금의 소비자들은 생각과 행동 등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그에 맞는 콘텐츠와 문화가 필요합니다.

    저희 역시 패션문화 카테고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패션장소는 물론 플리마켓 팝업 등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입니다. 실제 은행 안에서 갤러리 미니 전시를 한 적이 있어요. 그날 고객들이 입금하거나 돈을 찾으면서 그림 한 점씩을 구매하게 됐죠. 이는 단순히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행복을 주는 의미를 담게 됐습니다. ‘참여형 플랫폼’이 된 셈이죠.

    패션 역시 외모를 꾸미고 단순 멋부리기를 떠나 나의 관리와 이미지를 넘어서 이 시장의 행복을 주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제든 좋은 제안이 있으면 주세요. 저희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누구나 옷을 좋아하니 그만큼 반응이 좋겠네요(웃음).”

    새로운 변화, 미래의 콘텐츠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의 흐름은 더더욱 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사람’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것, 바로 ‘공유’입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생성되고 공유되는 공간이며, 금융 전문가들과 문화예술 크리에이터들이 창의적 영감과 정보를 주고받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현재 삼성동 외에 컬처뱅킹을 구현한 곳은 제주, 광화문 등 총 8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늘려 가야겠죠.

    향후에는 ‘플레이스원’을 세계 거점 곳곳에 세울 생각입니다.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시도한 컬처뱅킹은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곳곳에 지원사업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외진 곳과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잘 살펴서 필요하다고 판단이 서면 시행에 들어갑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콘텐츠를 늘려갈 것입니다. 그 안에는 당연히 패션도 있지요. 누구나 행복할 권리는 있습니다. 저희가 함께 조금씩 만들어가겠습니다.”


    ■ 장경훈ㅣKEB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 경기고등학교 졸업(1982.02)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졸업(1987.02)
    • 1989.03.13 (株)한국투자금융 입사(단기금융부)
    • 2001.08.24 (株)하나銀行 가계금융팀 팀장
    • 2002.11.29 (株)하나銀行 압구정중앙지점 지점장
    • 2005.01.06 (株)하나銀行 PB사업부 부장
    • 2009.06.17 (株)하나銀行 마케팅전략부 부장
    • 2011.01.01 (株)하나銀行 리테일본부 본부장
    • 2014.01.01 (株)하나銀行 미래금융사업본부 전무
    • 2015.01.01 (株)하나銀行 영업기획본부 전무
    • 2015.09.01 (株)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CSO) 전무
    • 2015.12.01 (株)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 겸직
    • 2017.01.01 (株)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 2018.01.01 (現)하나금융투자 WM그룹 부사장
    • 2018.10.30 (現)하나銀行 웰리빙그룹 부행장












    패션비즈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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