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리쿠조 l 사자비리그 창업자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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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3.10조회수 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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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 리쿠조 l 사자비리그 창업자

    “‘벤처 정신’과 모험심이 사자비리그”


    Q. 사자비가 유명 해외 브랜드의 굿 파트너로 꼽히는 이유?

    “많은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들과 계약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질문한다. 정답은 입소문이다. 우리는 이런 인프라를 만들어 왔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성공으로 사자비리그는 일본 마켓을 잘 알고 브랜드 이미지를 잘 만들어 준다는 평판이 돌면 다른 곳에서도 오퍼가 들어온다. ‘일본에 진출하려면 사자비리그와 상담하라’라는 것을 목표로 일해 왔다.

    일본의 소비가 세계 3위로 밀려나고 작은 나라이지만 아직 경제적으로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졌다는 것은 여전히 리테일 업계에 찬스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략은 아주 어렵다. 일본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른 세상에도 나가기 어렵다. 디자인, 퀄리티,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일본인은 아주 엄격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주 인기 있어도 일본에 간단히 들어오기는 아주 어렵다. 일본에 들어오려면 그 마켓에 그 브랜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통역자(interpreter)가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상대방(진출하려는 해외 브랜드)은 기본적으로 50:50으로 조건을 제시한다. 잘됐을 때도 같이 기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통역자’일 뿐이다.

    그래서 M&A는 하지 않는다. 펀드로 사는 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 브랜드 책임자와 만나서 마음이 맞는지 아닌지를 중요하게 체크한다. 이럴 때 사자비의 캐릭터가 외국인과 같은 마음가짐(정신: spirit)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우리는 벤처 정신을 중요시한다. 이것은 ‘無’에서 ‘有’로 바꿀 수 있는 힘이다. 한발 혹은 조금 더 앞서서 더 풍족한 삶을 위한 선택이 가능한 장을 만들고 포지티브한 생활자(소비자)를 위해 인생에 자극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이 개념은 의식주 카테고리를 넘어 상품, 매장에 대해서도 동일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없던 마켓을 새롭게 만드는 좋은 DNA가 있다. 또 이런 인재들이 모이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사자비리그의 ‘리그’라는 사명에도 의미가 있다. 그룹이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리그’라는 이름은 다채로운 사업을 하는 팀이 존재하고 각 분야에서 자신들이 메이저리그가 된다는 의미다. 상상하고 그것을 테스트해 보려는 찬스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다. 포지티브한 생활자를 위해 사자비리그가 대응하려면 우리 자신이 일을 즐겨야 한다. 일이 작업이 돼서는 안 된다.”

    Q. 2011년 MBO(매니지먼트 바이 아웃)로 상장을 폐지했는가?

    “결과적으로 경제 메커니즘에 따라 상장의 장단점이 있는데 이해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패션 비즈니스는 농사와 같다. 비가 올 때도 있고 맑을 때도 있다.

    좋을 때는 거만하지 않아야 하고 좋지 않을 때는 아주 잘 참아야 한다. 하지만 상장하면 좋지 않을 때는 용서받지 못한다. 이런 이유도 있고 우리는 무엇보다 벤처 정신이 강한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모험심을 발휘하고 싶다. 기동성이 강한 것을 강점으로 하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이런 회사는 상장 기업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런 정신이 없어진다면 사자비리그의 존재 의미는 없어진다.”

    *MBO(매니지먼트 바이 아웃) : 경영자 매수. 경영진이 중심이 돼 기업의 전부 또는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는 것. 기업이 내부의 사업부나 계열사를 매각할 경우 해당 사업부나 회사 내에 근무하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중심이 돼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Q.성공한 스타벅스, 지금도 잘되는데 왜 매각했는가?(2014년 9월 매각)

    “당초 스타벅스는 호텔메리어트그룹과 함께 진출해 나리타에 2개 매장을 전개했다. 처음에는 전략도 없이 그저 일본에 가면 무조건 히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바로 철수했다. 그 후 사자비리그와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에 진출해 이후 20년간 전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원래 나의 형이 일본에 가져왔다. 형은 스타벅스의 사장으로 취임했고 일본에서의 오퍼레이션은 처음부터 10년간 같이 해 왔다. 스타벅스 측의 경영자는 계속 바뀌었지만 우리는 계속 손을 놓지 않았다. 처음부터 같이 시작해서 매장은 1100개까지 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스타벅스는 사자비리그와 파트너를 맺어 일본에서 성공했고 사자비리그도 스타벅스의 파트너가 되면서 인지도를 얻게 됐다.

    스타벅스와의 계약 해지는 ‘윈윈의 작별’이다. 이것이 우리의 DNA다. 성공했을 때는 좋지만 좋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해도 서로를 탓할 뿐이다. 좋을 때야말로 서로 좋게 헤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자산에만 집착하는 것은 하지 말자고 항상 말한다. 벤처 정신, 모험심이 있어야만 한다. 스타벅스 매장도 많이 늘어서 이제 안정됐으므로 우리의 역할은 끝났다. 한편으로 스타벅스에 관여되는 기업이 늘었다. 스타벅스가 더 잘되려면 그들이 자립해서 ‘일본화’하는 것이 훨씬 의사결정도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매각했다.”

    <창업자 스즈키 리쿠조 인터뷰, 동양 경제 인터뷰 참고 정리>
    <사진 출처 : 동양경제 (사진 촬영: 오오사와 마코토)>


    ▶더 자세한 내용은 2017년 3월호 기사:
    [Tokyo] 사자비리그, 패션 파이오니어로! 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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