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이정화 l 마혼코리아 대표 <br> 누구나 마음 속 불안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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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패잡] 이정화 l 마혼코리아 대표
누구나 마음 속 불안증이 있다

Thursday, Apr. 13, 2023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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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감기는 대체로 목감기로 시작해서 코감기로 끝난다. 목이 칼칼하다 싶을 때 요란을 떨면서 조치를 취하면 운 좋게 감기가 그냥 지나갈 때도 있다. 감기에 자주 걸리는 건 아니지만 한번 걸리면 유난스럽게 걸린다. 몸살에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 골골대다가 한밤중에 자다 깨기도 한다. 참 괴롭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침을 제대로 삼킬 수 없을 지경으로 목이 부어서 잠 못 드는 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감기만 나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나 이 마음은 감기 증상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사라진다. 이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 건 감기에 또 걸리고 나서다.

불안증도 마찬가지였다. 발표가 불안증의 주요 원인이었던 나의 경우 발표 자리가 정해지면 온갖 형태의 불안 증상을 겪으며 ‘이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인생이 행복할 거 같아’ 싶지만 발표가 끝나면 이 생각도 접어 넣는다. 들여다보기가 힘들고 피곤하다는 핑계를 갖다 댔다. 이번에도 또 긴장하고 떨었다는 자책감과 피로감이 뒤엉켜 마냥 쉬고만 싶었다. 그러고는 이 상황이 반복됐다. 10년이 넘도록.  그러다 어느 날 ‘도저히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불안에 대해서 파보기 시작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 다양한 종류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몇 년 후 나는 불안증에서 꽤 많이 벗어났다. 불안증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사람의 마음에 대해 살펴보게 되면서 ‘편안한 마음’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됐다.

누구나 마음속에 불안이 있다. 어떤 이는 불안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어떤 이는 불안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왜 그럴까? 의학적 치료를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불안증을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 상태가 아니라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나처럼 병적인 정도와 정상적인 정도 사이의 경계 어딘가에 불안증이 머물러 있는 상태라면, 시도해 볼 만한 방법들이 있다.  

두 가지 방법에 대해 가볍게 소개해 보면, 불안증이 올라올 때 그 감정을 글로 쓰면 내 불안이 보인다.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고 ‘아, 나는 긴장감을 이렇게 느끼는구나. 나는 불안할 때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불안증과 나 사이에는 무대와 관객석 같은 간격이 조금 생긴다. 그러면 불안에 푹 빠져 있던 상태에서 조금 벗어나게 된다.  

다른 방법 하나는 불안하고 떨리는 내 모습에 대한 거부감을 내려놓는 것이다. 여러 불안증 중 발표 불안으로부터 탈출은 아주 간단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조하고 애가 타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건 실은 긴장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신체 반응을 거부하고 있는 내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나는 얼굴이 붉어지는 게 싫었던 게 아니라 별것 아닌 발표 하나에 긴장한 티를 내는 내 모습이 싫었던 거다.  나는 요즘, 긴장해서 얼굴이 달아오른다 싶으면 ‘얼굴 좀 빨개지면 어때?’, ‘얼굴 홍조가 뭐 대수라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긴장감을 흘려보낸다. 마음을 고쳐먹는 한순간에 바로 불안감을 내던지듯 떨쳐낼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꾸준히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중요한 건 인식이다.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을 용납하지 못했던 내 마음이 문제다’라는.


■ 이정화 l 마혼코리아 대표 Profile
- 현 Mahon Korea 대표
- 현 Golden Egg Enterprise 대표
- 동원그룹, LG전자, 한솔섬유 근무
- 스페인 IE Business School MBA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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