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l 마혼코리아 대표<BR> 나와 소통하기 : 마음의 탈과 고양이의 결제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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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l 마혼코리아 대표
나와 소통하기 : 마음의 탈과 고양이의 결제 버튼

Monday, Nov. 14,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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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울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나와 소통하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다. 위장이 탈이 났을 때 좋은 음식을 아무리 먹어도 소화도 안 되고 흡수도 안 된다.

탈이 났을 때는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마음에 탈이 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가라앉히는 게 좋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남의 탓’을 해 보는 거다. 조금 우스꽝스럽게, 절대 진지하지 않게. 어느 강의에서 이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예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신에게 던져 버렸다고 해요. 사업이 잘 안 되면 ‘재물의 신이 나를 보호해 주지 않는구나’ 생각하고, 연애에 실패했다면 ‘사랑의 신이시여! 내게 자비를 좀 더 베푸소서’라고 빌고, 공부를 못 한다면 ‘지혜의 신은 왜 나를 보살펴 주지 않는 겁니까?’라고 투정하는 거죠.”

전지전능의 신에게 내 불행과 실패의 탓을 돌리는 방법이다. 후회와 반성을 하기 전에, 제정신이 들기 전에 우선 신을 원망하고 탓해 보는 거, 이거 은근히 효과가 있다.  

“스피커를 하나 새로 바꾸고 싶었는데 가격대가 높아서 고민 중이었어요. 다음에 사야지 하고 있는데, 아차차 저희 집 고양이가 결제 버튼을 눌러 버린 거 있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온 것을 봤다. 고양이가 결제 버튼을 눌러 버렸다. 그럼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 고민을 멈추고 그냥 사야지.  부정적인 생각은 제곱 수로 불어난다.

우울한 감정이 생기면 요상한 본능이 발현돼 발이 닿을 때까지 끝없이 아래로 스스로를 끌고 내려간다. 이런 감정 상태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나려면 ‘한 걸음 물러나기’가 필요하다. 내가 주인공이 돼 있으면 주변이 안 보인다. 주인공 자리에 아바타를 세워 두고 얼른 관객 자리로 뛰어나가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내 아바타를 구경하는 게 중요하다.

어둡고 절망적인 감정을 분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웃음’이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툭 터져 나오는 웃음, 이 웃음이 참 요긴하다.  

신을 원망하고 고양이를 탓하다가 어이없게 나오는 웃음은 내가 스스로에 실망해 좌절하고 있을 때 서둘러 훅 올라오는 내 안의 비관적인 목소리를 잠재우며 어두운 감정에 과몰입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오늘의 이 우울한 마음이 실은 신이 관심을 적게 줘서 그렇다니 혹은 고양이 때문이라니, 픽 웃음이 나오면서, 감정이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멈춘다. ‘어쩌라고, 에라 모르겠다’와 결이 비슷한 주문이지만 다르다.

‘풉,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험한 감정, 착하지 않은 기분, 아름답지 않은 마음, 염세적인 생각이 나를 지배할 때 얼른 고양이를 탓하면서 실소를 끌어내 보자.

고양이를 몇 번 써먹어서 내성이 조금 생길 무렵이면 감정을 사람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울이가 또 찾아왔나?” “불안이가 또 놀러 왔구먼.” “실망이 오랜만이다. 요즘 통 안 보이더니.” 늘 진지할 필요는 없다. 항상 이성적일 이유도 없다. 언제나 앞뒤 논리구조가 맞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마음을 진정시켜야 할 때는 스스로 조금 우스워져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profile
•현 Mahon Korea 대표
•현 Golden Egg Enterprise 대표
•동원그룹, LG전자, 한솔섬유 근무
•스페인 IE Business School MBA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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