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삶(?) 돌아보고, 둘러보고, 바라보는 일!

    dhlrh
    |
    21.09.07조회수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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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 유력 정치인, 언론인, 심지어 특검까지. 그 연결고리에 있는 가짜 수산업자의 부패 스캔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에 말뿐이 아닌 공정이 있기는 한 건가 의구심이 든다.

    누구의 말처럼 그러려고 능력주의를 외치고, 성취의 결과인 그들만의 특권을 희희낙락 누리고 있는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 정답, 비밀, 공짜가 없고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뜻을 되새겨 보게 된다. 요즘 공정이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능력주의를 강화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공정과 관련한 사회 이슈들에 대해 능력주의에 의한 해결만이 공정하고, 능력만큼 보상받지 못한다면 불공정이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말 같지만, 한편으로 보면 기회의 불균형과 불평등에 대한 배려나 고려 없이 과연 능력에 따른 보상만이 매우 공정한 것일까 돌아보게 한다.

    능력이라는 것이 오롯이 스스로 혼자서 노력한 성취의 결과라는 것에는 우리 주변만 둘러보아도 흔쾌히 동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지난 시간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건강하고 무탈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어찌 보면 좋은 부모를 잘 만난 덕분이다.

    아르바이트 한 번 안 해 보고 대학을 다닐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유전적 문제 없이 건강한 몸으로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가장 큰 고마운 사람은 아내다. 현명한 아내 덕분에 육아, 자녀교육, 재테크 등 집안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회사 일만 집중할 수 있다.

    1% 안에 드는 직장인으로 은퇴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는 아내의 말을 부정할 수 없다. 나 혼자 스스로 노력한 결과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장 생활의 과정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절대로 그렇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

    돌이켜보면 회사 생활에서 힘들어 좌절할 때 큰 힘이 돼주고 나를 응원해 줬던 든든한 선배들, 추진했던 업무에서 군말 없이 믿고 따라주며 열심히 일해 줬던 훌륭한 후배들이 고비고비마다 격려해 주고,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취였다. 결과적으로 능력이란 많은 기회와 행운의 연속이다.

    누군가 삶이란 돌아보고, 둘러보고, 바라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능력만큼 보상받는 것이 공정이라고 말하는 것을 딱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공정을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단 한순간도 내 능력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매일매일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사회에서, 나라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둘러봐야 한다.

    늘 감사하고 겸손하게 살자. 그래도 누군가 기회의 불균형과 불평등에 대한 배려나 고려 없이 자신의 능력만큼 보상받는 것이 ‘온전한 공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그의 삶에서 설사 조금 재수가 없거나 운이 나쁜 일이 발생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운명이란 앞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와 같은 것이니, 예의 그 능력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피해 갈 수 있으니까.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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