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br>메타버스 올라타라, 버츄얼 인플루언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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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메타버스 올라타라, 버츄얼 인플루언서와

Tuesday, Sept. 7, 2021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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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 ‘오로지’. 그녀 나이는 묻지 마세요. 왜냐하면 언제까지나 22세이니까요. 무슨 트로트 노래 제목이 아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출범을 알리는 광고 모델 로지(22)의 프로필이다.

그녀는 광고 속에서 숲, 거리, 지하철 등 여러 공간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면서, 음악에 맞춰서 매력적인 춤을 춘다. 해당 영상은 공개 1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회에 육박했고, 모두 그녀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그녀가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이 만든 가상 모델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 유명인)’가 각종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마케팅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격을 꺼리는 금융업체 광고에도 ‘가상 모델’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2021년 현실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사이버로 소통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사이버 가수 아담과 이브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신기하고 어리둥절했을 뿐 실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델 로지는 많은 이에게 전지현이 테크노댄스로 처음 대중 앞에 등장했을 때나 임은경이 신비로운 표정으로 TTL 모델로 선보였을 때처럼 실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었고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2020년 8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제작한 로지는 3만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인기를 누리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MZ세대의 취향에 맞게 외모와 취미(여행·요가·에코라이프)를 설정했다.

SNS에서 인간처럼 활동하는 로지는 메타버스와 결합해 새로운 가상 세계를 활짝 열었다. 이제 세상의 흐름이 달라졌다. 로지를 포함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기업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은 2019년 80억달러(약 9조원)에서 2021년 말 150억달러(약 17조원)로 2배가량 늘었는데, 이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CG나 VFX 등의 눈부신 기술 발전 덕분에 인간의 상상력이 제공하는 모든 그래픽을 연출해 시공간을 초월하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초인적 체력과 지속력 덕분에 결코 아프거나 노쇠할 우려가 없으며, 유명 스타가 사회적 물의가 발생할 때마다 문제 되는 광고 모델 계약의 손해배상 조항이 적용될 우려도 제로에 가깝다.

기업 입장에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처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광고 모델은 일찍이 없었다.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제작한 릴 미켈라(Lil Miquela·19, 브라질계 미국인)는 인스타 팔로워 300만명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할리우드 에이전시 소속으로 샤넬과 CK 등의 광고 포스팅 단가 8500달러 덕분에 1년에 무려 1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일본 이케아 하라주쿠점 가상 광고 모델 이마(Imma)도 3일간 쉬지 않고 숙박하면서 요가와 청소를 하는 모습으로 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패션계에서도 버추얼 모델 열풍은 놓칠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가상모델을 둘러싼 특허·저작권·퍼블리시티권 등의 지식재산권은 인간 모델과 다른 법리가 적용될 것이다. 가상모델 이미지 제작사, 마케팅 회사, 가상모델 사이의 권리관계를 규정해야 한다. 심지어 딥페이크 기술의 남용으로 인한 각종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두려워 말고, 새로운 버스에 올라타야 한다.

■ PROFILE

• 건국대 교수 / 변호사
•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 패션협회 법률자문
•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 국립극단 이사
•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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