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br> 한국 패션기업 기업가치 낮아도 너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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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한국 패션기업 기업가치 낮아도 너무 낮다

Friday, Apr. 7, 2023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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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도어 OEM 및 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영원무역홀딩스가 2022년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무려 1조를 넘었다. 매출은 4조5000억으로 전년대비 39.7%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77.8% 성장해 1조142억, 순이익은 100% 성장해 8975억을 기록했다. 이처럼 엄청난 성과를 기록한 기업의 시가총액은 9940억으로 PER(주가수익비율) 1.1배, PBR(주가순자산비율) 0.25배밖에 되지 않는다. 패션기업의 대표 한섬도 2022년 3분기 누적으로 매출 1조, 영업이익 1200억임에도 시가총액이 6500억으로 PER 5.64배, PBR 0.5배밖에 되지 않는다. 심각한 저평가다.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시가총액 9조6500억, 매출 7조2000억, 당기순이익 2600억으로 PER은 54배, PBR은 2.36배다. 아모레도 시가총액 7조8000억, 매출 3조, 영업이익 1570억, 당기순이익 1000억으로 PER 47배,  PBR 1.46배다. 최근 떠오르는 배터리 기업 SDI의 경우 영업이익 1조, 당기순이익 8600억, 매출이 17조인데 시가총액은 50조에 육박해 PER 48배, PBR 3.2배다. 이는 PER 기준으로는 영원무역의 약 40배, PBR 기준으로는 약 13배가 높은 기업평가다.  

요약하면 한국 패션기업 중 F&F와 휠라 등을 제외한 패션기업들의 기업가치는 화장품 기업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고 한국기업평균 PER 13배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한국 패션기업의 기업가치가 낮은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에서 결정되는 기업가치는 보통 그 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부심과 관계가 있다. 한국 패션기업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은 자본시장에서 한국 패션기업의 미래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낮다는 것인지,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패션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서는 프랑스 · 이탈리아 · 스페인이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루이비통 등 럭셔리 하우스와 자라, H&M, 유니클로 등이 자국 자본시장에서 선두 기업인 것을 보면 패션산업이 사양산업이거나 미래가치가 낮은 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잠재력 있는 산업에 대해 한국 자본시장에서 평가가 낮은 것은 우선 한국의 경우 전자 · 자동차 · 조선 · 화학 등 첨단 산업의 발전에 의해 투자자들의 시야가 가려져서 패션기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부분이 있다. 즉 투자자들이 패션시장의 잠재력과 가치를 잘 모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패션기업들이 패션산업의 미래 가치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 제대로 IR 활동을 하지 않거나 좋은 수익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본시장의 도움이 필요 없어서 IR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패션기업들 스스로 국내 시장에 안주하고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해 내지 못한 잘못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 내수시장에서 패션기업은 유통기업을 넘어서기 힘들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빅3 백화점 유통기업의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다. 글로벌 럭셔리 그룹을 이룬 아르노 회장은 작년 세계 1위 부자가 됐고, 스페인 자라의 오르테가 회장과 일본 유니클로의 야나이 회장은 자국에서 부호 1위가 됐다. 삼성·현대·LG 등 한국의 간판 기업은 모두 반도체 · 자동차·가전 등 상품 브랜드로 글로벌에서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동안 한국 패션기업은 국내 시장에 안주해서 힘겹게 생존 경쟁을 벌여 왔다. 그 덕분에 강력한 경쟁력을 지녔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면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다. 1970~1980년대 사양산업이던 봉제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일군 세아상역 · 한세 · 영원무역 · 시몬느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인의 저력과 기적을 보여줬고, 이런 기적이 한국 패션기업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를 자본시장은 기다리고 있다.


■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 2022년 썬더그린 대표
- 2016~2021년 미니소코리아, 꼬끼오 대표
- 2004~2012년 세정, 인디에프, 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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