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웅ㅣ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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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8.01조회수 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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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속으로 질주하는 하이퍼컬처 시대, 과속으로 질주의 문화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속도기반 경쟁양상의 문화를 ‘하이퍼컬처(Hyper culture)’라고 한다. 하이퍼컬처는 초연결사회 디지털로드에서 만나는 우리의 자화상이자 시대상이다.

    패션시장 또한 디지털 환경과 접목되며 광속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문화환경에서 대중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이러한 쾌속질주는 우리의 감각과 감성을 마비시킨다. 즉 SNS, 하이퍼 TV, 스크린, 사운드, 스토어, 건축, 패션, 뷰티 등을 통해 폭발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그 과잉의 방식은 각종 웹 콘텐츠 등 ‘스낵컬처(Snack culture)’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간식처럼 등장한 문화가 주식이 된 상황은 전적으로 속도기반 사회가 낳은 결과다.

    2007 미국 IT전문지 와이어드에서 처음 사용한 스낵컬처는 한 입 사이즈로 포맷된 콘텐츠를 의미한다. 패스트푸드와 SPA 브랜드가 대표적이며, 스낵컬처의 생명력은 빠르고 간편한 점에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소비계층인 디지털네이티브가 스낵컬처의 주된 소비자다. 웹소설 · 웹툰 · 웹드라마가 주력상품이며, 몇 줄짜리 시와 카드뉴스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OSMU로 발전한 드라마 · 게임 · 영화가 있고, 기업홍보 면에서 비비안 · 제일모직 · 아모레퍼시픽 등 뷰티업계가 앞선 상태다. 저비용 고효율 측면에서 스토리 기반 스낵컬처는 기업홍보 및 관광시장 개척에도 유용하다.

    이들 스낵컬처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에 자연스러움과 언제 어디서나 골라 보는 재미가 특징이다. 지금은 웹툰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대표적 기업으로는 NHN 코미코, 다음카카오, 미국 타파스틱, 국내 웹툰서비스 허니앤파이가 있으며 해외진출 중이다. 올드미디어 또한 하이퍼TV, 버라이어티쇼, 자막의 범람, 사운드와 이미지의 과잉을 통해 스낵컬처 트렌드를 좇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태어나면서 디지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디지털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 이들이 바로 하이퍼컬처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네이티브는 자신들이 지닌 문화복제유전자 밈(Meme)과 혁신적 사고인 부자데(Vuja De)를 통해 그리고 창조적 파괴과정을 통해 문화의 균형을 찾아 갈 수 있는 당사자다. 학계로부터 철자와 문법을 무시한다 하여 역사상 가장 멍청한 세대라고 비판 받는 세대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감각과 욕망의 하이브리드를 통해 건강한 문화적 욕구를 성취해 갈 것이다.

    디지털네이티브의 세대적 특성과 욕구욕망은 향후 문화 트렌드와 문화 콘텐츠의 진화 양상을 좌우할 지렛대다. 지금도 그렇듯 미래도 그들에 의해서 그들의 스토리가 그들의 스타일로 문화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패션비즈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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