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희ㅣ패션플러스 대표
    스타일크루 승부수... 스마트 + 추진력 갖춘 우먼 파워!

    안성희 기자
    |
    21.06.01조회수 23893
    Copy Link



    1999년 1세대 패션쇼핑몰로 출범한 패션플러스는 2012년 대명화학에서 인수한 이후 변화하기 시작했다. 2015년 채영희 대표가 선임되면서 그야말로 새판을 짰다. 부임 첫해에 흑자전환한 다음 6년간 한 번도 성장하지 않은 해가 없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52%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을 이뤘으며, 올해 거래액 기준 6000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패션플러스. 그곳에 가본 사람들이라면 출입문을 열자마자 마주치는 채영희 대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CEO로 선임된 이후 줄곧 문 앞자리를 지켜왔다는 그는 “직원들은 익숙해서 어색해하지 않는데 외부에서 오시는 손님은 조금 당황해한다”라면서 “택배 기사님들과 가장 친근하게 인사하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했다.

    사무실 한쪽엔 채 대표의 방이 번듯하게 마련돼 있지만, 회의실 용도로만 쓰고 있다. 120명의 임직원이 한 공간에 빽빽하게 앉아서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의사 결정도 빠른 편이라고. 채 대표가 선임되고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한 차례도 성장하지 않은 해가 없는 데는 여러 가지 비결이 있겠지만, 살신성인의 자세로 열정을 쏟은 채 대표의 뚝심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션플러스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45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52%의 폭발적인 성장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올해 6000억, 내년에 8000억, 2023년에는 1조원 매출을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다. 올 3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스타일크루’를 새롭게 론칭하면서 신성장동력도 동시에 키워나가는 중이다.




    올 3월 스타일크루 론칭, 2023년 1조 향해

    채 대표가 회사를 맡은 이후 패션플러스의 색깔은 많이 달라졌다. 우선 매출의 70%를 차지할 만큼 쏠려 있던 여성 패션 비중이 줄고 액티비티관, 패플키즈몰, 스타일#, 유니섹스, 남성관 등 각각의 전문관을 만들어 종합 패션몰로서 균형 있는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또 라이프스타일과 뷰티 등 패션 외 카테고리도 키워나가고 있으며 명품전문관도 개설해 럭셔리 파트까지 흡수했다.

    현재는 액티비티 매출이 가장 우수하며 그중에서도 골프 매출의 신장세가 두드러진다. 1999년 1세대 패션몰로 탄생한 패션플러스는 초창기 패션 브랜드의 아울렛몰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패션몰로서 자리매김한 회사다.

    누적 회원 수 550만명, 이 가운데 액티브한 소비자 2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령대는 30대부터 50대까지 넓게 분포돼 있다. 하루 30만명의 트래픽이 오갈 만큼 패션플러스에 매일 드나들며 쇼핑 정보를 체크하는 소비자도 웬만한 쇼핑몰 못지않게 확보한 상태다.




    누적 회원 550만명, 일평균 트래픽 30만명 확보

    그렇다면 패션플러스가 성공적으로 터닝한 요인은 무엇일까. 채 대표는 “일하는 회사로 근무환경을 바꾼 것이 가장 크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주간보고와 월간보고를 없애고, 가볍게 카톡이나 구두로 소통하도록 했다.

    30대 초반의 팀장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면서 그들이 프로젝트의 주체자로서 회사를 끌고 나가게끔 힘을 실어준 것도 패션플러스만의 기업문화가 됐다고 한다.

    물론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잡아나가면서 사내 분위기를 바꿨다. 6시 정시 퇴근도 채 대표가 앞장서면서 주어진 업무 시간 내에 일 처리를 빠르게 하도록 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숫자는 따라온다”라는 경영 방침을 일관되게 밀어붙이면서 직원들도 채 대표를 신임하고 존중하게 됐다고 한다. 채 대표는 “올해의 연간 사업계획 회의도 20분 만에 끝냈으며 A4 1장으로 압축했다”라면서 “대신 시시각각 변화하는 온라인 마켓의 트렌드를 파악해 즉시 적용하고 실행하는 주 단위와 일단위 계획은 보다 세세하게 파고든 것이 패션플러스를 달라지게 한 원동력이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일하는 방식 바꾸면 숫자는 따라온다”

    거창한 보고서나 페이퍼워크는 지양하고, 1년 계획을 간소화한 대신 월 단위와 주 단위 전략은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해 적중률을 높인 것이 채 대표의 경영 스타일이 된 것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리더인 채 대표는 작은 체구에 여성스러운 외모와 다르게 털털한 면도 있으며,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내비쳤다. 2시간 남짓 인터뷰하는 동안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고 차분하고 조리 있게 답변하는 그를 보면서 강인한 우먼파워의 내공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 AE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채 대표는 가족들과 함께 10년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파고다어학원에서 토익 · 토플 · 회화 등을 가르쳤는데, 당시 꽤 잘 나가는 스타 강사였다. 그 시기에 대명화학의 권오일 회장을 알게 됐고, 그에게 스카우트돼 권 회장이 운영하는 교육컨설팅 회사 대표로 5년간 근무한 것이 인생 전환점이 됐다.

    권오일 회장 만나 인생의 전환점, 도전의 연속

    “어느 날 회장님이 패션 쪽으로 가보면 어떻겠냐고 물으시는데 1초도 망설임 없이 좋다고 했어요. 패션시장을 잘 알진 못해도 관심을 갖고 있었거든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좀 과감한 편이에요. 제 인생을 쭉 펼쳐놓고 보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해요.” 2012년 케이브랜즈 감사로 입사한 채 대표는 동대문 패션 편집숍 ‘A365’ 론칭을 주도했다.

    직접 시장에 나가서 제품을 사고팔면서 패션업계의 생태계를 몸소 익히는 시간이 됐다. 그리고 2014년 말 코웰패션 온라인부문장을 맡았으며 2015년 패션플러스 대표로 선임됐다.

    “온라인 마켓은 살아 있는 생명체같이 항상 생동감 있고 변화도 많죠. 그래서 힘들지만 또 재미있어요. 우리 회사는 저 포함 임원 3명을 제외하면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 상당히 젊은 편이에요. 이들이 마음을 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저는 시스템을 다지고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현재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매해 영업이익의 30%는 회사의 시스템 개선을 위해 투자합니다.”




    영업이익의 30%는 회사 시스템 개선에 투자

    온라인 플랫폼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면서 이제 콘텐츠 싸움과 PB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데 패션플러스는 ‘only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채 대표의 고집이다.

    “우리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게 되면 입점 업체들과 부딪힐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그는 “물론 플랫폼만 운영하면 영업이익률은 2~3%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익 구조지만, 플랫폼의 전문화가 곧 우리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패션플러스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는 아동 한복 ‘소담예인’이 유일하다. 키즈전문관에 한복 브랜드가 없던 2016년 파트너사를 끼고 PB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소담예인은 동업계에서 최저가격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9년에는 계열사인 모다아울렛의 온라인몰 ‘모다아울렛몰’을 론칭하고 현재까지 위탁 운영 중이다. 따라서 패션플러스의 사업영역은 플랫폼(패션플러스, 스타일크루), PB(소담예인), 위탁(모다아울렛몰)으로 짜여 있다.

    요즘 채 대표는 스타일크루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직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월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서 입점 업체들도 꾸준히 늘려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인 만큼 보다 젊고 참신한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간다.

    스타일크루 내 ‘에코관’ 진두지휘, 진정성 담아

    채 대표는 여기에 ‘에코관’을 기획하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많은 고민을 했다. 6월에 정식 오픈할 에코관은 지속가능패션을 모은 숍인숍 형태의 몰이다. 그는 “젊은 세대들이 지속가능패션에 관심이 높고 현재 글로벌 패션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친환경 패션에 대한 열기는 굉장히 뜨겁다”라면서 “이를 어떻게 담아내야 그 진정성을 다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무늬만 에코관이 아니라 패션으로 인한 환경 오염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패션이 왜 필요한지 소비자들이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MZ세대 시각에서 바라본 아웃도어와 골프 브랜드 전문관도 6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에코관과 액티비티관이 오픈되면 스타일크루는 한층 더 풍성한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명화학 인수 브랜드들과 더 신중하게 ‘윈윈’

    “대명화학에서 투자한 브랜드만 다 입점해도 대박일 거라는 의견들을 주는데, 그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대명에서 투자한 스트리트 캐주얼이나 여성복과 골프웨어 등은 이미 무신사나 W컨셉과 함께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있는 국내 톱 브랜드들이거든요. 이들을 무조건 입점시킬 생각은 없으며 스타일크루가 그만한 가치와 그릇이 되면 그들 스스로 우리에게 노크할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스타일크루와 함께 커나갈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5월 초 서울 논현동에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스타일크루 입점 브랜드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시간 제약 없이 스튜디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채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아무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해져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서 “입점 업체들과 소통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소비자들의 댓글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확인하는 진실된 플랫폼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라고 전했다.


    ■ 채영희ㅣ패션플러스 대표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제일기획 AE
    어학 관련 교육업계 근무
    2012년 케이브랜즈 감사
    2014년 코웰패션 온라인사업부문장
    2015년~현재 패션플러스 대표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