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면ㅣ前 휠라코리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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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25조회수 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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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경영에서 ‘하모니’ 가치





    하모니의 사전적 의미는 “음악적으로 일정한 법칙에 따른 화음의 연결”인데, 우연의 조화가 아닌 계획과 규칙에 따라야 진정한 하모니가 이뤄진다고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임원으로 있을 때 하모니를 느껴 보겠다고 실력은 부족하지만, 임원 특혜(?)로 힘들게 삼성 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3년간의 활동과 정기연주회 참여를 통해 브랜드 경영과 오케스트라의 닮음을 깨달았고 실제 브랜드 경영에 접목해 꽤 괜찮은 성과를 올린 적이 있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군, 목관악기군, 금관악기군, 타악기군 등 4가지 악기군으로 분류되는 각양각색의 음색과 특성을 가진 20여 가지 악기가 하모니를 이뤄야 멋진 연주가 된다.

    마찬가지로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도 상품기획군, 소싱군, 영업 & 유통군, 마케팅군의 4가지 군으로 구조화돼 있으며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조직원들이 조화롭게 화합돼야 퍼포먼스(Performance)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중요한 역할은 연주할 악보를 숙지해 각각의 악기가 하모니를 이루면서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휘해서 관객이 최상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브랜드 경영도 리더가 악보(전략계획 등)를 꼼꼼히 숙지한 후 상품, 소싱, 영업, 마케팅 담당자들이 하모니를 이뤄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각 군의 조직원들은 업무의 특성이 다르다 보니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해 목소리를 높이게 돼 종종 불협화음이 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리더(지휘자)는 각 군이 서로 배려와 양보를 통해 하모니를 이룰 수 있게 조정을 해 줘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삼성 오케스트라가 사원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연주자들이다 보니 연주자들이 긴장을 많이 했었다.

    그때마다 지휘자가 정기 연주회 당일 연주 직전에 당부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 대신에 “연주 실력이 뛰어난 단원은 혼자서 연주하지 말고 옆 사람이나 옆 악기군과 보조를 맞춰 가면서 연주하라”는 당부였다. 오케스트라의 하모니와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 패션 비즈니스의 환경이 어렵지만 뛰어난 경영선배들이 늘 하던 “Back to the basic!(기본에 충실하자!)”을 되새기면서 개인의 연주(Play)보다는 조화와 협업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최상의 성과를 내었으면 한다.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고진감래!) 한 달에 한 번 고향 춘천에 가서 음악교사로 은퇴한 친구와 클라리넷을 합주하며 하모니의 희열을 느끼곤 한다. 오늘도 Harmony를 즐기러 춘천 가는 길이 가슴 설레고 즐겁기 만하다.■


    profile

    · 성균관대 졸업
    · 美 뉴욕주립대 FIT 졸업(Fashion Buying & Merchandising)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졸업(패션마케팅 전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무(콜롬보코리아 대표이사 및 개미플러스 대표이사 겸임)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 대학원(패션마케팅) 객원 교수
    ·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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