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숍, 패션PB에 목숨 건다?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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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0.01조회수 1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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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숍(대표 허태수)이 ‘패션에 목숨 건다’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패션에 관한 한 CJO쇼핑을 바짝 앞서며 막상막하의 결전을 펼쳐 온 GS숍이 이제 오프라인 브랜드 뺨치는 패션 PB로 승부를 걸겠다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높이며 나섰다.

    현재 이들이 자랑하는 패션 PB 브랜드는 「쏘울」 「디엣」 「스테니」 3개. 이 세 브랜드는 탄탄한 상품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고객에게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GS숍의 진정성을 담아낸다.

    이 세 브랜드는 그동안 저단가, 저품질의 브랜드 일색이던 홈쇼핑 부문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제대로 된 홈쇼핑 패션을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협력사(벤더)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홈쇼핑에서 만나기 어려운 고품질의 차별화되는 옷을 GS숍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GS숍은 제대로 조직을 갖추고 패션기업다운 패션팀을 구성했다.

    패션매출 연 3000억, PB팀 3개 브랜드 내년 500억

    ‘좋은 소재와 퀄리티 높은 제대로 된 상품’으로 정의된 PB의 방향은 세 가지로 모인다. △프리미엄 소재 사용: 캐시미어, 수리알파카, 유럽 사가(SAGA) 풀스킨 실버폭스, 폴란드산 구스다운, 프랑스산 다운 등 △프리미엄 디자이너: 강동준 김서룡 외에 워너비 브랜드 경력의 니트 전문 디자이너이자 현재 「리플레인」 대표인 김정은 등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디자인력 고객만족 인지도 강화 △최고의 생산력을 지닌 니트 수출업체 한세실업 등 전문기업과의 공동 브랜드 등.





    올해 PB팀은 「쏘울」 「디엣」 「스테니」 3개 브랜드로 올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첫해에 「쏘울」 브랜드의 3가지 상품만으로 30억원으로 스타트한 PB팀은 작년에 140억원, 올해는 35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내년에는 500억원을 예상한다.

    현재 패션의류팀 전체의 매출이 3000억 규모이므로 그중 PB팀의 비중은 아직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익률과 향후 비전을 고려하면 그 의미는 매출보다 훨씬 중요하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세실업과의 콜래보레이션처럼 새로운 방식의 PB를 지속 개발해 ‘GS 온리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쏘울」 호주양모협회와 조인 ‘프리미엄 울 브랜드’

    PB팀의 첫 번째 브랜드 작업은 「쏘울」이다. 지난 2012년 울 마크와 조인해 1~2개 상품을 직매입으로 만들어 테스트했을 때 고객 반응이 좋았던 데서 자신감을 얻었다. 브랜드를 ‘본격화하자’는 데 이르러 질 좋은 울 소재를 베이스로 한 클래식한 브랜드로 방향을 잡았다. 이것이 첫 PB의 탄생이다.

    「쏘울」은 좋은 소재 활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호주양모협회와 조인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자 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소재 생산의 전 단계로 아예 호주 캔버라 지역에 GS숍 목장을 지정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양모를 「쏘울」에 사용한 것. 호주양모협회에서 공인하는 최고급 양모를 소재로 사용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울 마크를 적극 사용했다. 울 소재의 남녀 목폴라와 남자 코트 재킷을 만들어 그에 대한 반응이 좋자 이후 이를 더욱 본격화했다. 아이템을 늘리고 디자이너와의 콜래보레이션을 강화했다.

    첫 번째 콜래보레이션 디자이너는 강동준, 이듬해는 김서룡이다. 좋은 소재에 믿을 만한 디자이너의 코워크로 한층 수준을 높였다. 자연히 부가가치도 더욱 높여 판매가격도 29만원 39만원으로 설정했다. 이 가격은 당시 홈쇼핑 브랜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고가대였다. 울 소재로 자신감을 얻은 이들은 캐시미어와 알파카 등 다양한 프리미엄 소재로 확장했다. 브랜드 론칭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

    이어서 만든 두 번째 PB가 「디엣」이다. 기능성 천연소재를 특화해 피케셔츠 등 좀 더 캐주얼한 감성의 트래블, 아웃도어웨어를 만든다. 「디엣」은 올겨울 좀 더 프리미엄 다운과 패딩 중심의 기획으로 한 단계 올려 그 진가를 드러낼 전망이다. 그리고PB팀이 사활을 건 또 하나의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는 올봄 론칭한 「스테니」다.



    29만 39만원 니트? 홈쇼핑 상품가격 파괴 성공

    이 브랜드는 온라인 판매와 물량에 노하우를 갖춘 GS숍과 글로벌 스탠더드의 옷을 잘 만드는 한세실업이 공동 기획·진행으로 론칭했고, 브랜드 소유권도 함께 갖는다. 디자인은 미국 뉴욕에 있는 한세의 스튜디오에서 공수받는다. 자연스러운 뉴욕 감성의 미니멀한 데일리 캐주얼 브랜드로 「띠어리」나 「클럽모나코」와 흡사한 느낌의 뉴욕 감성을 지향한다.

    현재 GS숍에서 PB는 새로운 시도를 의미한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제한으로 벤더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던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도, 3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 ‘홈쇼핑 단가’의 벽 때문에 쓰지 못하던 고급소재도 PB팀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홈쇼핑에서 생각하는 가격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런 상품의 고객이 분명히 있다는 점도 검증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의 고정관념을 깨고 좋은 소재에 집중해 퀄리티를 올리고 객단가 한계와 가격 상한선을 뛰어넘으면서 한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다양한 시도는 뒤를 잇는 다른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B가 일종의 R&D 센터인 셈. 고객은 가격보다는 더 좋은 소재 더 좋은 품질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되자 직접 생산하고 매입하는 PB상품의 경우 더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세우고 검사도 꼼꼼히 하며 판촉에도 더 신경 쓰는 등 제조사보다 타이트한 기준을 세우게 됐다.

    「스테니」, 한세실업 생산 노하우와 GS 유통망 결합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판매자의 판매 노하우로 얼마든지 상품을 포장해 판매가 가능하지만 홈쇼핑에서는 브라운관을 통해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며 구매하므로 모든 소재가 명확하고 극명하게 드러난다. 원사의 혼용률 등도 공신력이 필수이므로 명확한 표기가 필요하며 피팅이 어려우면 반품률로 직결된다.

    이런 면들로인해 PB 상품에는 PB팀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기획단계에서의 좋은 소재와 부자재 선정은 물론 전 세계 생산처, 완성될 때까지의 생산관리에 이어 배송 포장도 완벽해야 한다. 특히 포장의 경우 GS숍은 PB를 위한 훨씬 비싼 단가의 특수 패키지를 시도 중이다. 일례로 유럽산 실버폭스를 이용한 다운의 경우 목에 트리밍한 털이 부직포에 눌리면 만족감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털의 볼륨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상자를 이용했다. 지퍼도 YKK를 이용하며 눈으로 봤을 때 확실히 남과 다른 검증된 부자재를 이용한다.

    원부자재 수준을 높이다 보니 마진 구조는 기존 홈쇼핑 상품보다 떨어진다. 보통 백화점 브랜드들은 4~5배수가 보통이지만 홈쇼핑 상품은 3배수에 75% 판매는 해야 어느 정도 최소한의 기준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PB 상품의 경우 이렇게 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꼼꼼한 생산관리·특수 패키지 등 특화

    하지만 물량을 좀 더 과감하게 배팅해서 원가를 떨어뜨리고 선기획으로 연초에 원단을 부킹하는 등의 노력으로 홈쇼핑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 마진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박리다매로 1시간에 1만~3만장 판매가 가능한 것이 홈쇼핑의 매력. 이런 면에서 PB는 생산과 관리가 어렵긴 하지만 잘만 하면 이득이 훨씬 크다.

    현재 GS숍의 PB팀은 총 6명. 이 중 5명이 이랜드, LF, 코오롱 등 외부 출신이다. 기획 디자인 MD는 물론 생산관리 품질관리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웬만한 패션회사의 모양새를 갖췄다. 내년에는 더욱 새로운 방식의 PB도 론칭할 예정이고, 이를위해 여러 방면의 전문업체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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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B(Private Brand) : 유통업체가 제품을 독자적으로 생산해 만든 자체 브랜드 상품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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