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동점 · 롯데 영등포점 · 신세계 강남점
    빅 유통 ‘페이스오프’ 리뉴얼 열전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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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7조회수 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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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리뉴얼 소식이 잦았다. 3분기에 진행한 주요 점포 세 곳(신세계 강남 · 현대 중동 · 롯데 영등포)의 리뉴얼 특징을 분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올해 강도 높은 리뉴얼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선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큰 폭의 역신장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주요 점포들은 수년 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크고 작은 리뉴얼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중동점에,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에,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2  ~  3년 전부터 중동점 리뉴얼을 준비해 온 현대백화점은 중동점을 국내에서 손에 꼽는 스포츠 전문관으로 변신시켰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백화점의 얼굴인 1  ~  3층 전체 구성을 바꿔 혁신을 꾀했고, 신세계 강남점은 패션과 예술을 함께 파는 갤러리형으로 리뉴얼해 국내 최대 규모의 명품백화점이라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와 온라인 커머스의 활성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공간의 차별화로 정면 승부한다. 공간의 매력도를 높이고, 공간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다. 이에 기존에 계획했던 리뉴얼을 그대로 진행했고, 일부 리뉴얼은 이러한 시국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매출 신장률로 이어졌다.

    현대 중동의 역작, 스포츠 면적 60% 확대

    현대백화점 중동점 유플렉스가 대표적이다. 상품본부 스포츠팀에서 2  ~  3년 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프로젝트로, 스포츠 MD 기준 국내 TOP2 수준의 면적(1285평)을 최신 버전의 브랜드 메가숍들로 채워 스포츠 전문 점포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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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점은 현대백화점 점포 중 ‘스포츠 MD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점포로, 이번 리뉴얼을 통해 스포츠층인 4  ~  5층뿐 아니라 전 층에 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키며 ‘에너지 파크’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스포츠웨어가 과거에는 ‘원마일웨어’였다면 이제는 캐주얼과 직장생활 등 다양한 TPO에 활용할 수 있는 ‘텐마일웨어’의 기능을 한다고 분석했다.

    휠라 뮤제오 등 규모 + 희소성 잡았다

    이에 각 브랜드의 매장을 퍼포먼스(기능성을 강조한) 라인뿐 아니라 스페셜 에디션과 라이프웨어 등 전 컬렉션을 풍부하게 구성한 메가숍으로 리뉴얼하면서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템을 확보해 희소성을 추구했다. 전체 스포츠 MD 면적이 61% 증가했지만, 입점 브랜드 수에는 크게 변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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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으로 나이키 스포트(717㎡,217평) · 아디다스 스타디움(528㎡,160평) · 뉴발란스 메가샵(290㎡,88평) 매장이 들어섰고 특히 뉴발란스 메가샵은 국내 백화점 매장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브랜드의 첫 백화점 플래그십스토어도 속속 들어섰다. 휠라의 히스토리와 BTS 포토존 등 특별한 콘텐츠를 담은 ‘휠라 뮤제오’와 뉴에라의 ‘캡 라이브러리’ 플래그십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캡 라이브러리는 미국 3대 스포츠리그 MLB, NBA, NFL의 홈앤어웨이 모자를 모두 선보이며 스포츠 마니아들을 흡수한다. 젝시믹스는 이동이 가능해 클래스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 집기로 매장을 구성했고, 뮬라웨어의 첫 남성 전문 매장 ‘짐 by 뮬라웨어’도 중동점에 매장을 오픈했다.

    점포 전체적으로는 화이트와 네온 컬러 인테리어로 미래적인 느낌을 줬다. 지하 1층에는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10여개 브랜드를 한데 모은 ‘스트리트 패션존’을, 1층에는 컨템퍼러리 편집숍 ‘더 일마’와 글로벌 SPA 브랜드 ‘올세인츠’ 등 패션 브랜드 매장을, 2  ~  3층에는 카페형 네일숍 ‘파우더레시피’와 게임기 · 노트북 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미엄 스토어’와 같은 체험형 매장으로 젊은 층 고객을 공략한다.








    롯데 영등포 영 콘텐츠 ↑, 패션잡화 ↓

    영등포역사에서 100m의 거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던 영등포 상권에서도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이번 하반기 리뉴얼을 공개했다. 핵심층인 1  ~  3층을 철저하게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영(YOUNG) 브랜드로 채워 백화점의 콘셉트를 명확히 했다.

    핸드백 · 구두 · 영캐주얼 등 국내 브랜드 면적을 50% 가까이 축소하고, 이 부분을 신규 콘텐츠로 채운 것. 2층은 ‘MZ세대의 옷장’을 테마로 전 층을 스트리트 & 온라인 브랜드, 아이웨어 편집숍, 뷰티 편집숍, K-POP 음반 매장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영 브랜드로 전 층을 구성한 건 업계 처음으로, MZ세대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2배 커진 유아동, 브랜드 16 → 42개 확대

    1층에 있던 화장품관을 통째로 백화점 입구와 연결된 3층으로 이동했고, 지방시뷰티와 구찌뷰티 등 고급 해외 브랜드의 뷰티 라인 매장을 새로 도입해 고급화를 꾀했다. 이에 1층은 신개념 편집숍 ‘고잉메리’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 ‘아웃오브스탁’ 등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번 리뉴얼은 오롯이 영층에 맞춘 전략적인 MD로, 롯데백화점 측에서 롤모델로 생각할 정도로 큰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뉴얼 이후의 매출 부진을 언급하며 ‘변화를 위한 변화’라고 리뉴얼을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등포점 리뉴얼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키즈다. 서울의 2030세대 인구 31.9%가 영등포에 거주하고 영유아 인구가 16만명에 달하는 상권에 맞춰 유아동 전문관 총면적을 4100m²(1250여 평) 규모로 2배 확대했다. 기존 7층에 있던 16개 브랜드로 구성된 유아동 매장을 8층으로 이동시키며 면적을 2700m²(820여 평) 늘렸고 총 42개 브랜드로 구성했다.

    유아동 브랜드를 중심으로 부모가 함께 쇼핑할 수 있는 리빙과 SPA 브랜드를 추가해 패밀리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영등포 상권을 선도해 온 롯데 영등포점이 올해 상반기 실적 1700억원을 기록하며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2400억원에 밀린 만큼 하반기 리뉴얼을 통한 반격을 노린다.

    갤러리 된 신세계 강남 3층, VIP 꽉 잡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VIP를 꽉 잡는 데 집중한다. 신세계 타 점포 대비 명품 매출이 4배가량 높은 강남점은 이들의 취향에 맞는 MD로 VIP 고객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8월에는 강남점 3층을 미술 & 예술품을 접목한 아트스페이스로 전면 리뉴얼했다. 큐레이터가 상주해 상품 설명과 판매를 돕는다.








    3층 한가운데는 품격 있는 인테리어와 현대미술이 절묘하게 결합된 라운지를 마련해 고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품 250여점을 매장 벽과 통로 그리고 고객 라운지 등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한 달 동안 총 28개 작품이 판매됐고 2 · 3층을 이루고 있는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7% 상승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명품군 전년대비 평균 매출 신장률이 20% 내외 임을 감안할 때, 리뉴얼의 성과를 짐작해볼 수 있다. 해외 입점 브랜드도 한층 더 강화했다. 보테가베네타 의류 매장, 로에베, 알렉산더 맥퀸 매장이 새로이 들어섰다. 또한 같은 3층 신관에 있는 럭셔리 워치 부분에 힘을 줬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명품 시계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한다. 이미 올해 하반기 독일 명품 시계 ‘브라이틀링’ ‘랑에운트죄네’ ‘블랑팡’, ‘부벤 앤 쥐르벡’과 ‘예거 르쿨트르’도 입점 했다. 기존 럭셔리 워치 부분을 최상급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끌어올린다.

    럭셔리 워치 주목, 신규 부티크만 4개

    랑에운트죄네 강남점은 국내 두 번째 매장이며, 이외 브랜드도 국내에 부티크가 몇 개 없는 상황이다. 리뉴얼이 완성될 경우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를 망라한 럭셔리 시계 존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톱 백화점을 목표로 움직이는 신세계는 2021년에는 경기점 리뉴얼에 들어가며, 전체적인 방향은 VIP 유치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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