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지 UIJI 디자이너&대표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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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2.01조회수 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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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지(UIJI)만의 미니멀리즘





    박의지 디자이너가 브랜드 ‘유아이제이아이(UIJI)’로 돌아왔다. 과거 ‘누솜’ 브랜드를 론칭해 이끌었고 이후 여러 패션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9년 그녀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14년 동안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그녀의 노하우를 담아 미니멀리즘을 그녀의 방식대로 해석해 선보인다.

    론칭 후 바로 반응이 올라왔고, 세 번째 시즌이었던 지난 2020 F/W에는 코트와 니트 등의 베스트 품목이 4차 리오더에 들어가며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의 미니멀리즘을 그녀의 취향으로 풀이한 브랜드다. 소재와 컬러, 독자적인 패턴으로 승부하고 동시에 일상에서 쉽게 손이 가는 품목을 제안한다. 캐시미어와 울 같은 소재에 스판성 등 기능성을 더한 원단을 사용해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그리고 박 대표가 직접 수없이 수정을 거쳐 패턴을 개발하며, 이를 니트와 같은 브랜드 중심 아이템에 녹인다. 기성 브랜드에서 보기 어려운, 공이 많이 들어가는 패턴이다 보니 그만큼 인기가 좋고 기복 없이 판매가 꾸준하다.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옷들이 있네요”라는 게 고객의 평이다.

    4차 리오더 돌입한 니트 & 코트 반응 후끈

    박 대표는 “2020 F/W 시즌 니트는 컬렉션의 중심 아이템으로, 개발에만 두 달이 소요됐다. 공장에서 진행해 보지 않았던 패턴이라 손발을 맞추는 데 힘이 들었고 끝까지 구현해 내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하지만 그만큼 니트가 중심을 잘 잡아줬고 이와 잘 매치할 수 있는 원피스, 코트, 맨투맨 등의 아이템이 자연스레 뒷받침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즌마다 입체 패턴 실루엣 작업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그 패턴의 볼륨감에 따라 그와 어울릴 만한 옷으로 시즌 컬렉션을 완성한다. 브랜드만의 미니멀리즘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건 당연히 컬러다. 브랜드 소비자들이 그녀의 옷을 특별하게도, 그리고 어렵게 느끼기도 하는 건 정확하게 단정 짓기 어려운 컬러 덕분이다. 블루 계열인 것 같은데 초록빛을 띠고 있거나, 연두 계열인데 노란빛을 띠기도 한다.

    생소한 컬러라 ‘이게 나한테 잘 어울리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는 고객도 다분히 있다. 그녀는 “그 계절, 그 시즌에 눈에 들어오는 컬러가 있다. 쇼룸에 햇빛이 많이 들어와서 매일 무지개가 생기는데, 그 무지갯빛도 매일 조금씩 다르다. 그 시기와 그 계절에 떠오르는 컬러를 염색하면서 시즌 준비를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 재해석, 계절 살린 컬러 & 패턴 승부

    이어 “예전에는 유니크하고 내가 좋아하는 개성 강한 디자인을 추구했고, 소재도 관리가 어려운 실크를 80%로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옷을 입는 소비자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 컬러에서만은 아직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컬러들을 고집한다. 대중적인 컬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의지의 개성은 컬러에서 두드러진다”라고 말했다.

    컬러에는 브랜드만의 색깔을 담으면서, 핏과 실루엣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어울릴 수 있는 스타일을 찾는다. 사람들에게 실용적이고 기능적이며, 옷장에 오래 머무는 옷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에 박 대표는 최소 10명에게 옷을 입혀 보고 여러 사람의 체형과 골격에 잘 맞아떨어질 수 있는 핏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도 유용하게 적용한다.

    그녀는 “확실히 많은 사람과 피팅 테스트를 거치고 옷을 만들었을 때 더 반응이 좋다는 것을 체감한다. 나는 소매와 하의 기장이 손을 덮고 치렁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긴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부분이 브랜드의 유니크함을 살려 주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시대와 동떨어질 수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어 고객의 피드백을 세밀하게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취향, 고객의 피드백 세미하게 반영

    예를 들어 2020 F/W 시즌 선보인 슬립 드레스는 ‘너무 치렁하다’는 일부 피드백을 반영해 끈으로 원피스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아예 발목까지 닿게 입을 수도 있고, 조금 들어 올려 종아리 부분까지 기장을 줄일 수 있다. 촬영 모델보다 키가 작은 소비자가 많은 만큼 이들에게도 새로우면서도 예쁠 수 있는 실루엣을 찾고자 애썼다.

    그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원하는 옷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디자인 자체가 많이 차분해졌다. 내가 평상시에 잘 입으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스타일을 해 보자는 생각이다. 1990년대 미니멀리즘 스타일에 유아이제이아이만의 컬러를 입혀 사람들의 기억속에 오래 자리 잡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마진을 적게 보더라도 만족할 만한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새롭고 예쁜 옷’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현재 온라인 편집숍 ‘W컨셉’과 ‘29CM’ 중심으로 전개 중이며 서울 성북동에서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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