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디어 커머스 개척자 ‘구라시콤’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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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5.01조회수 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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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사이트 오픈, 작년 300억 돌파
    미디어 커머스 개척자 ‘구라시콤’






    코로나19 영향으로 패션업계에 가장 필요한 부문이 디지털 분야다. 일본의 많은 기업들도 디지털 대책을 세우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지난 2006년에 창업해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취급하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통신 판매 사이트가 있다.

    ‘호쿠오, 구라시노 도구텐(북유럽, 생활의 도구점)’이라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로 광고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구라시콤(KURASICOM)사다. 창업한 지 13년이 되는 작년 9월에 매출 30억엔(약 308억원)을 돌파해 온라인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이들이 어떻게 성공하게 됐고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왔는지 그 스토리를 소개한다.

    미디어 커머스로 작년 9월 결산 매출 30억엔

    구라시콤은 라이프스타일을 전개하는 온라인 숍으로서 개척자적인 존재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현재는 기본적으로 매달 PV(Page View)수 1600만, PU(Paying User)수는 150만 이상을 기록한다. 매달 웹 기사는 100개 이상을 갱신하고 단골 재구매 고객이 96%를 차지한다. 작년에는 구글 플레이 베스트 오브 2020에서 유저 투표 부문에서 톱10에 오른 사이트다.

    자본 부족으로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빠르지만 작게 시작하고 보유한 고객에게는 충성을 다해 콘텐츠를 제작해 정보를 발신했다. 또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할 때 충분한 정보를 연결해 줘 만족함을 느끼게 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 수준이 워낙 높아 2015년부터는 광고 사업도 시작해 미디어화했다.




    리피트 고객이 될 만한 충실한 콘텐츠가 장점

    사이트 구성을 카테고리는 읽을거리와 쇼핑할 거리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있다. 읽을거리는 신상품 코너, 특집 코너, 미니 칼럼 코너, 백넘버 코너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에 따라 보기 쉽게 정리돼 있고 모든 기사와 정보는 장바구니로 연결된다. 쇼핑할 물건 카테고리 상세 내용 또한 리오더 주문 상품과 추천 상품, 재고가 많이 없는 한정 상품, 배송료 무료 제외 상품으로 구분해 특별히 어떤 상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마치 잡지를 보듯 상품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템은 키친, 생활 용품 전반, 식기, 인테리어, 패션, 코스메틱, 패브릭, 수공예품, 책, 키즈 등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모두 취급한다. 사진과 글, 캐치 카피 하나하나가 모두 구입하고 싶게 심리를 자극한다.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면 연관된 정보를 잘 연동해 세세한 부분까지 콘텐츠 구성이 뛰어나고 보기 쉽게 정리해 D2C 사이트이지만 타 사이트와 비교해 관람 시간이 압도적으로 높다.

    회사 업태를 바꾸면서 남매가 시작한 회사

    구라시콤은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한 오빠와 특별히 어떤 것을 해보고 싶다고 결심하지 못해 고민하던 여동생, 이 두 남매가 함께 온라인 통신 판매 사이트인 ‘호쿠오, 구라시노 도구텐’을 오픈한 것에서 시작됐다. 오빠인 아오키 고헤이 씨와 점장인 여동생 사토 도모코 씨가 함께 운영하며 현재 직원은 60명 정도다.

    처음에는 카페를 했으나 잘되지 않아서 부동산을 취급하는 IT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시도했는데 결국 이 사업도 철수하는 시행착오를 번복했다. 겨우 찾은 아이템은 중고 책을 사입해서 파는 일이었는데, 이때 아오키 씨는 사입이나 인터넷 출품과 자금 회수 등을 전부 본인이 하면서 모든 과정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회사를 접기로 결심한 후 해외여행을

    어렵게 회사를 이어가다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두 남매는 사원 여행을 갔는데 이 여행이 회사를 이어가는데 큰 전환점이 됐다. 여동생이 좋아하는 북유럽을 목적지로 잡고 오빠는 이왕 가는 김에 무언가를 사입하기로 했다. 20대에 좋아하던 잡지나 서적, 인테리어에 관련된 상품들을 구입했다. 카드 한도액이 다할 때까지 북유럽의 골동품 등 빈티지 상품을 사입해 귀국한 후 온라인으로 팔기 시작했고 이것이 온라인 판매 시작의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DM을 발송해 회원 확보에 중점을 두고 고객 리스트를 구축했다. 이때 시작한 것이 현재 구라시콤의 토대가 됐다.

    북유럽 감성 살린 온라인 판매 사이트로 각인

    2007년 9월 메일 주소를 사전에 등록한 사람을 포함해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처음부터 잘 될 것을 예감했다. 2006년은 일본에 이케야 1호점이 오픈했던 때로 북유럽에 관심이 높았던 시기였다.

    처음에는 회원제로 운영해 회원 고객들한테만 기간 한정으로 10% 할인된 가격으로 오픈했다. 이 할인 기간이 끝난 후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하면서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후에 상품이 모두 팔려 바잉을 위해 다시 북유럽으로 출장을 갔고 이때 사입 모델을 구축했다.




    구라시콤 오픈 반년 만에 매출 100만엔 돌파

    하지만 상품이 모두 팔릴 때마다 유럽 출장을 갈 수가 없었다. 콘텐츠 제작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바잉은 네크워크를 통해 알게 된 전문 바이어에게 부탁했다. 예산을 주고 현지에서 바잉한 상품이 팔리면 일정 금액을 보수로 주는 구조로 상품을 사입했다. 바이어한테는 판매 실적에 따라 예산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8명의 외부 바이어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결과 오픈 후 6개월이 지난 2008년 4월 매출이 100만엔을 넘었다. 점차 빈티지 외 상품도 늘렸다. 정부 금융 자금을 빌려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북유럽 지역 외에서도 사입한 상품이나 일본 메이커의 주방 용품도 판매했다. 시그니처 상품을 조달해 평균적으로 잘 팔리는 상품에 주력하면서 3년 동안 북유럽이라는 콘셉트로 세계관을 만들었다.

    매출 증가 반면 영업이익에 대한 고민 커져

    2010년에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고 오퍼레이션과 고정비를 줄였다. 이 시점에 리스팅 광고도 시작해 매출은 전년대비 175% 성장했다. 2012년 매출은 2억1000만엔을 기록했지만 광고비가 압도적으로 커서 영업이익이 거의 없었다. 2012년부터 페이스북으로 투입된 고객이 많아져 광고비 없이도 고객이 늘어났다.

    이 시점에 여동생이 카탈로그를 발간했는데 처음에는 500부를 인쇄했다. 물건을 구입한 고객한테 발송하니 CVR(Conversion Rate)이 1.5배나 늘었다. 이후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채용해 시스템을 내부에서 조금씩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 카탈로그는 지금도 물건을 구입한 고객에게 배포한다.




    스마트폰과 SNS 증가, 콘텐츠에 더욱 집중

    아오키 씨는 PC 사용자가 줄고 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던 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스마트폰 SNS가 확장할 것이라고 확신해 스마트폰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엇보다 좋은 미디어나 온라인 톱 페이지는 어떤지 궁리하면서 신문처럼 구성하거나 배너 화면을 바꾸거나 시스템을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했다. 사이트 재구축 후 CVR이 증가한 것이 한눈에 보였다.

    이 시점에 또 한번 콘텐츠 제작을 아주 철처히 다듬었는데, 이때 사내에 에디토리얼 그룹을 만들었다. 리스팅 광고 등 광고비 투입은 줄이고 미디어화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사원식당’이라는 콘텐츠를 시작해 요리 전문가를 불러 일주일에 한 번씩 콘텐츠를 만들어 발신했다.

    광고비 줄이고 자체적 미디어화해 이익 창출

    2014년 5월 스마트폰 어카운트를 개설해 보니 해시태그만 저절로 400개 이상 올라왔다. 매출의 8%를 점하는 비율이 인스타그램 유입이어서 본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SNS에서 유입된 고객이 많을수록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는 비율도 점점 높아졌다. 2013년 3억2000만엔, 2014년에는 5억1000만엔, 2015년은 8월 6000만엔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이때 리스팅 광고비는 더 줄였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률은 더 늘었다.

    2015년은 구라시콤을 광고 그룹으로 칭하면서 직원을 채용해 회사 전체 직원은 10명이 됐다. 이때부터는 웹 미디어로 성장하기 위해 회사를 정비했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끊임없이 진행했다.




    광고 사업 시작으로 비즈니스 확장, 시작은 작게

    회사의 새로운 이익창출의 축으로 구라시콤이 광고 사업을 진행해 ‘브랜드 노트 프로그램(BRAND NOTE PROGRAM)’을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미디어화할 생각으로 구상했기 때문에 자체적인 광고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출고를 받아 어떤 광고 상품을 누구에게 어떻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지 생각해 이미지를 만들었다. 상품 페이지 자체를 광고 페이지로 설정해 사이트를 정비했다.

    광고 사업은 웹 기사 작성, 제휴 동영상 제작, 오리지널 카탈로그 제작, 컬래버레이션 상품 제작 등 클라이언트 브랜드의 가치와 호쿠오 구라시노 도구텐의 세계관과 편집 노하우를 살려서 제작한다. 4~5년 만에 100개 이상 기업의 광고를 제작했다. 처음에는 무인양품과 협업한 광고를 제작했는데 구라시콤의 회원과 무인양품 고객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 있는 순조로운 시작이었다.

    오리지널 상품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아이템들로 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간단한 잡화부터 시작했다. 요리가와 컬래버레이션한 잼이나 오리지널 브랜드 어패럴 T셔츠, 토트백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타 브랜드의 의류도 사입했는데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스태프가 착용한 상품도 반응이 좋았다.

    끊임없는 소통과 ‘장바구니가 있는 잡지’

    옷을 처음부터 만들어서 파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달랐고 발매까지 불안했다.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지 제작은 그동안 잘 해왔던 부분이라 확신이 있었는데 불안한 요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스토리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전문 디렉터에게 맡길 부분은 맡겨서 함께 실용성 있는 옷 위주로 만들어 연출 방법도 준비해 진행하니 상품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다. 발매 후 몇 시간 만에 500장이 팔렸다. 이때 만든 상의는 발매 후 3년이 지나도록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시즌별로 뉴 컬러를 발매해 현재는 롱 셀러 상품으로 계속 판매하고 있다.

    메일 매거진 내용은 마치 편지처럼 발신하고 LINE 계정은 달력을 모티브로 해 매일 밤 9시에 업데이트해서 발신했다. 구라시노 도구텐은 상품 구매만을 어필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장바구니 버튼이 있는 잡지로 자리 잡았다.

    영상 제작으로 기존 고객 외 연령층 유입까지

    아오키 대표는 온라인 판매, 오리지널 상품 개발 판매, 광고 사업 등 성장을 위해 준비한 정책은 모두 실행해 만족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했고 이때쯤 10주년 고객을 위한 답례로 전달하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어서 CM을 제작했다. 브랜드 세계관을 잘 녹인 아이디어로 기획한 웹 드라마다.

    고객에게 보답하고 세계관을 발신하기 좋은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 영상인데 드라마로 구성한 ‘아오바가(家)의 테이블’은 2018년 10월부터 시작해 두 달에 한 번씩 영상을 공개해 왔다. 오는 6월18일에는 영상을 만들기까지 과정을 제작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봄 극장판 영화 개봉하는 온라인 미디어

    이 드라마의 속편을 계속 제작해 보니 유튜브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 콘텐츠는 매달 9개 정도 발신한다. 웹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 모든 영상은 짧으면 5~10분, 길면 20분 내로 테마별로 반응을 보고 콘텐츠를 제작한다. 2019년에 만든 콘텐츠는 싱글족들을 위한 ‘혼잣말 에프론’이라는 시리즈로 코로나19 시점에 더욱 인기 있는 채널로 자리 잡아 등록자 수가 급속히 늘었다.

    2020년 12월에 유튜브 등록자 수는 38만명을 돌파했고 2021년 2월에는 40만5000명까지 증가했다. 구라시노 도구텐을 모르는 연령층까지 확산돼 인지도가 올랐다. 자체 제작한 영상은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팬층을 유지하고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적화된 콘텐츠다. 그동안 꾸준히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끄덕없었다.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으로 라이프스타일이나 생활에 필요한 아이템이라 접근하기 쉽고 필요한 요소가 잘 부각돼 더욱 비약한 D2C 사이트다. 향후 구라시콤사가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더욱 기대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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