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예약판매하며 속앓이, 베트남 생산 후폭풍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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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1.01조회수 1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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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판매 기획 다운 등 주력 상품 수급은 60~70% 완료한 상태라 판매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아직 들어오지 못한 라인별 세부 아이템들은 판매 시기를 맞추기 힘들 것이라 판단해 일부 드롭시켰다. 내년 시즌에 선보일 수 있는 것들은 더욱 빠르게 드롭을 결정했다." 9월 한 달간 생산공장이 전부 가동을 중단하고 선적된 상품도 들어오지 못했던 베트남의 록다운이 10월 초 해제됐음에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는 판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영업상무'라는 말이 있듯 추석 이후 연일 따뜻했던 날씨 때문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매출은 10월 중순까지 저조했다. 그때까지는 올겨울 날씨가 춥지 않아 다운 상품을 중심으로 한 하반기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10월 셋째주(11일) 들어 급격한 추위로 다운 판매가 활발해지자 다시금 베트남 상품 수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문제는 다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반기부터 꾸준히 판매고를 이어오던 신발 부분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S/S 시즌부터 인기몰이를 한 신발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고도 들여오지 못해 판매를 못하거나, 미리 예약을 받아 한참 뒤 배송을 해주는 형태로 영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매장에도 계절을 잘 타지 않은 신발과 용품군은 S/S 아이템을 빼지 않고 F/W 상품이 들어올 때까지 판매하는 방식으로 붕 뜬 수급 간격을 메우고 있다.

    코로나19·따뜻한 날씨에 생산지 록다운까지 연이은 암초

    K2는 비교적 양호한 수급 상태지만, 올해 히트 상품들의 판매고가 꾸준히 높아 곤란한 상황이 됐다. 전년대비 4배 이상 많이 준비한 주력 상품 '씬다운'은 다행히 9월 전에 70% 이상 들여와 선판매 기간부터 전년대비 7~8배 많이 판매했고, 추위가 시작된 이후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다만 전년대비 40% 이상 늘린 플리스 상품군 중 주력 아이템인 '비숑 플리스' 라인이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아 일부 상품과 사이즈가 벌써부터 동난 상황이다.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족족 판매하고 있음에도 원활하지 않다.

    신발 부문도 매장에서 유연한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다. 플라이하이크 큐브는 올초부터 지난 10월초까지 판매 10만족을 달성한 인기 상품이다. 하반기 추가 물량이 10월 말 입고될 예정이라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남성과 여성 상품 모두 1가지 컬러의 일부 사이즈만 남아 예약 주문을 받는 형태로 대응했다. 가을 단풍 등산 준비를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전문 등산화 라인의 경우 더욱 심각한 물량 부족 현상을 겪었다. 주문을 받은 상품은 지난주 말부터 배송을 시작한 상태다.

    주요 브랜드 중 블랙야크도 상황은 비슷하다. 8월 중순부터 선판매를 시작하면서 주요 상품은 70%, 일부 상품은 30% 정도 수급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만 영층을 타깃으로 한 푸퍼 등 라이프스타일 다운과 올 하반기를 겨냥한 신상 등산화 일부 수급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일정을 뒤로 미뤄 판매 시기를 조정했다.

    F/W 신상 신발 '아직'...사이즈 깨진 S/S 상품 팔며 속앓이



    따뜻한 날씨 덕에 등산화가 꾸준히 팔려 의외로 신발 부문에서 물량 부족 현상이 더 빨리 드러났다. 고기능성 등산화인 '그리프 D GTX'의 신상 컬러 라인이 매장 내에서 생각보다 빨리 인지도를 얻어 마케팅을 진행하기 전에 일부 사이즈가 동나버린 것. 새로운 컬러의 인기 사이즈는 10월 초에 예약을 걸어도 3~4주는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블랙야크의 상반기 매출 신장을 이끈 아이유 등산화 '343 D GTX' 라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놓은 미드컷의 수량을 넉넉히 준비해 연계 매출을 낼 수 있었다.

    아이더와 밀레 역시 광고를 내 건 다운 주요 상품은 60~70% 선재 작업을 완료해, 일부 상품 외에 물량 부족으로 인한 곤란한 상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S/S부터 판매를 이어온 신발 라인의 신상품 수급이 늦어져 S/S 상품을 지속 판매하다 보니 생기는 물량 부족 현상은 일부 동일하게 있었다.

    인도네시아 등 타 생산지로 옮기거나 생산지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대물량을 운용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짧은 시간에 새로운 생산처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런 범지구적 문제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것이 꼭 베트남뿐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한 생산처'라는 곳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대신 이번 경험을 토대로 생산 기획 및 마케팅 일정을 좀 더 앞당겨 판매 시기에 못 맞춰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피하고, 상품 판매 시기와 물량 운용에 대한 예측을 더욱 정밀화 할 계획이다.

    생산처 이전 사실상 불가능, 생산 일정&물량 운용 정밀화 주력

    10월, 베트남 록다운이 끝나 차례차례 업무가 시작됐다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상품을 받기 시작한 것은 10월 말, 불과 지난 주부터다. 물량 부족으로 꽁꽁 묶여있던 판매 흐름이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내놓고 마케팅에 불을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일요일 밤부터 쏟아진 비 이후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1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겨울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슬슬 올라오고 있다.

    지난 추석부터 10월 중순까지 날씨와 물량 부족으로 이어진 매출 하락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올해 전년대비 매출이 늘어난 편. 지난 상반기 언택트 레저로 각광 받으며 젊은 소비자 유입에도 성공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생산지 록다운이라는 암초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이번 겨울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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