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골' 이주영 대표의 브랜딩 노하우는 스토리텔링!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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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2.16조회수 15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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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선스 브랜드에 가치와 스토리를 입혀,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워내는 에스제이그룹. 영국 브랜드 '캉골'과 호주 브랜드 '헬렌카민스키'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에서 각각 700억 2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워낸 이주영 대표는 '캉골키즈'를 근래 키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다시 한 번 브랜딩 실력을 드러냈다.

    2018년 론칭한 캉골키즈는 침체된 키즈 시장에서 유일하게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는 유아동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기존 메이저 브랜드를 제치고 매장 단위 매출 1위 유아동 브랜드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하반기 여행 & 라이프스타일 공간 'LCDC'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럭셔리 항공 브랜드 '팬암’의 라이선스를 확보해 패션으로 풀어내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이주영 대표는, 브랜드를 전개함에 있어서 기초를 닦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캉골키즈를 탄탄하게 준비하기 위해 인력을 셋팅해 1년 넘게 사전 준비를 한 일화나, 팬암을 후보에 놓고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수개월 동안 고민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성수동에 오픈하는 ‘LCDC’는 이름을 짓고 공간 스토리텔링을 구상하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

    이주영 대표에게 에스제이그룹의 5번째 브랜드로 팬암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비(非) 패션 브랜드면서, 그 자체가 스토리인 브랜드라 매력을 느꼈다"고 답했다.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의 가능성과 패션으로 풀었을 때의 매력을 확신했다.

    과거 팬암은 비행기 안에서 패션쇼와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초럭셔리 항공이자, 당대 최고의 직장이었다. 여러 영화와 이야기 소재로 다뤄졌으며, 지금도 네이버에 '팬암'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스토리가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쏟아진다. 럭셔리 워치 브랜드 '롤렉스'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브랜드 자체로 힘이 없으면 수많은 고비용 마케팅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한다 해도 효과는 보장할 수 없다. 아카이브가 풍부한 브랜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자체로 바이럴이 되고, 수많은 유명인이 알아서 찾는 브랜드가 된다”라고 말했다.

    팬암사업부는 현재 사업부장, 디자인, MD 등 인력을 셋팅했고 2022 F/W 론칭을 예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앞서 올해 9월 성수동에 오픈하는 공간 'LCDC'에서 전시회를 통해 브랜드의 일부를 공개한다. 팬암의 빈티지한 매력을 담은 전시회로, 일부 액세서리 아이템을 캡슐 컬렉션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그는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지금은 공간 기획이나 건축, 에디터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맡겨 어떤 콘셉트와 포지션으로 브랜드를 전개하며 좋을지 의견을 듣고 있다. 그 의견이 정답이든, 그렇지 않든 브랜딩에 있어 다 피와 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옥석을 가리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선을 흡수하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LCDC도 마찬가지다. 성수동을 개척한 오르에르 대표이자 공간 컨설턴트로 알려진 김재원 씨와 함께 공간을 기획했고, 김재원 대표의 열정과 결과물에 크게 만족해 협업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주영 대표는 “LCDC를 구성하면서 김재원 대표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부분이 많았다. 김 대표는 한 번 프로젝트를 맡으면 정성을 갈아 넣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만큼 결과물도 좋았다. 원래 나는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아예 터치를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뜻을 지닌 LCDC는 변화하는 콘텐츠 구성을 통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살아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패션과 리빙, 와인, 베이커리 등의 콘텐츠가 있으며 에스제이그룹 자체 브랜드와 입점 브랜드가 유동적으로 들어선다. 건축물을 그대로 살려 쓰는 재생건축 흐름에 따라 기존 4층 건물 구조와 마당을 그대로 살렸으며, 유명 시공사와 협업해 공간 자체의 매력을 강조했다.

    성수동 LCDC 공간 기획을 모듈화해 여러 지역과 유통에서도 접할 수 있는 공간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금 많은 패션 기업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주영 대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오프라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여러 브랜드와 함께 공간을 구성했고, 공존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 에스제이그룹의 브랜드를 제외하고 입점만 받는 임대 공간으로 구성하고 싶지 않아 자체 브랜드도 함께 넣게 됐다. 철학이 깃든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스제이그룹은 2025년 연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이는 각 브랜드의 무리한 확장이 아닌 LCDC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의 일정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한다. 급격하게 매출 외형을 확장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절대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또한 원활한 재고 회전을 위해 판매율 80%를 엄수하려 한다.

    이 대표는 “브랜드의 기조와 방향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전적으로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다만 브랜드의 방향에서 벗어나거나, 브랜드의 지속성장에 영향을 주는 판매율이 떨어지면 길길이 날뛴다(웃음)”라고 말했다.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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