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한땀' 伊 장인정신을 말하다

    es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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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3.05조회수 8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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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것, 빠른 것, 대량생산..이런 것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물질의 시대, 눈뜨면 새로운 것을 강요하는 이 시대에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에 대해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신간이 나왔다. <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민혜련 저, 멘토르 출판사)>가 그것이다. '시간이 빚어낸 가치 Master Craftsman'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이탈리아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삶과 인생을 관통하는 기본 철학인 '장인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장인정신' 하면 왜 이탈리아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될까? 이탈리아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않는 진짜를 추구했던 사람들, 시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았던 장인들이 살았던 나라이다. 최근 그 힘이 경제적인 면에서 퇴색하긴 했으나 다른 유럽의 나라들이 중세의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때 14세기 이탈리아는 제일 먼저 화려한 예술과 인문학의 발달을 이뤄낸다.

    이때부터 명품에는 '장인정신'이라는 말이 따라다니며 최고의 기술자가 창조성과 정성을 더해 빚어낸 물건이 바로 명품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명품이란 장인은 사라지고 대기업이 예술적인 스토리텔링, 역사, 사람들의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조합해 만들어낸 신기루가 됐다.

    이렇게 명품은 산업화됐지만 아직도 이탈리아인들의 삶 곳곳에는 장인 정신이 살아 있다. 피렌체의 골목길 한구석에는 여전히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물건을 만들어내는 장인의 가게가 존재하고 이탈리아인들은 옛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며 자기 스타일대로의 가치를 추구하는 느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르네상스때부터 키워온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장인정신이란 무엇이고 오래도록 변치않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탈리아인들의 뼛속깊이 새겨진 장인정신의 DNA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르네상스 시대의 장인들과 현대의 이탈리아 명품 가문들,이탈리아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책의 내용 구성은 ▲현대 명품의 탄생_ 명품의 장인 ▲천재 예술가들의 나라_ 예술의 장인 ▲영혼을 담은 슬로푸드_ 요리의 장인 으로 돼있다.



    지은이 민혜련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확고한 뿌리를 내린 다음 이를 바탕으로 관련 분야까지 두루 능통한 르네상스적 보편인을 꿈꾸며 사는 자유정신의 소유자. 대학 졸업 후 프랑스 캉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10여 년간 파리지엔의 삶을 살며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때 와인과 유럽 문화에 매료됐고 귀국 후 최초의 가정식 프랑스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며 한국 외식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 이후 10여 년간 프랑스 요리와 문화를 전파하며 와인에 심취해 <와인의 발효공정>이라는 논문으로 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과 기업체에서 관련 강의를 하면서 프랑스를 넘어 유럽 문화의 뿌리인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르네상스 시기에 깊이 빠져들게 된 저자는 지금까지 이탈리아를 몇 바퀴나 돌면서 찬란한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운 이탈리아인들의 저력에 대해 연구하게 됐고 자신 또한 ‘르네상스적 인간’이 되기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저서에 《일생에 한 번은 파리를 만나라》 《파리 예술기행》 《관능의 맛, 파리》 《빛과 꽃의 세기 르네상스》 《와인 양조학》(공저) 등이 있으며 《알기 쉬운 와인 테스팅》 《와인 디바의 와인 이야기》외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사진을 촬영한 김세윤은 서울 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커피 관련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유럽, 미국, 일본 등지를 돌며 전문적으로 커피에 관해 공부하였고 귀국 후 카페 뎀셀브즈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커피 관련 글을 다수 게재했고 SBS의 <커피 헌터>에 출연하기도 했다. 사진은 커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 심취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그는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져 시간이 날 때마다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이때 익힌 카메라 기술이 소문나면서 여러 커피와 여행 관련 책에 사진을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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