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클럽’ 향하는 유니클로, 한국 매출 날개 단 비결은?
노재팬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이중고를 딛고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유니클로’.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이어가며 올해는 2019년에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 1조3781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인의 일상 속 라이프웨어 브랜드로 다시 자리 잡은 유니클로의 전략을 살펴봤다.

“2조 매출 찍을까?” 에프알엘코리아(공동대표 쿠와하라 타카오, 최우제)의 ‘유니클로(UNIQLO)’가 다시 한국인의 ‘대체 불가 기본템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역대 최대 매출을 향하고 있다. 2019년 일본제품 불매 운동(노재팬) 여파로 매출이 6000억원대로 반토막 난 데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친 2021년에는 5000억원대까지 추락했다. 매출 감소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도 타격을 입으며 한국 시장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반전됐다. 유니클로는 사실상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것. 2025년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기준 매출은 1조3524억원, 영업이익은 270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7.6%와 81.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85억원으로 57.9% 늘었다. 2024년 1조602억원으로 다시 ‘1조 클럽’에 복귀한 데 이어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이어간 것이다.
이러한 회복 흐름은 2022년부터 두드러졌다. 2022년 7043억원(전년대비 20.9% 증가), 2023년 9219억원(30.9% 증가), 2024년 1조602억원(15% 증가), 2025년 1조3524억원(27.6% 증가)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9년 매출 1조3781억원의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이제 2조 매출을 논하는 것도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니다. 유니클로는 어떻게 다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되찾았을까.

2년 연속 1조대 유지, 매장 수 줄이고 효율↑
가장 먼저 손본 것은 점포 전략이다. 유니클로는 기존 점포를 폐점한 뒤 핵심 상권 중심의 대형 매장으로 재구성하는 ‘스크랩 앤드 빌드(Scrap & Build)’ 전략을 본격화했다. 한때 190개에 달했던 매장은 구조조정을 거치며 2022년 120여개까지 줄었고, 현재는 약 13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방식 대신 부실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입지 중심의 대형 매장과 리뉴얼 매장 확대에 집중한 것이다.
매장은 줄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확대됐다. ‘선택과 집중’이 통한 것이다. 대표 사례로 최근 리뉴얼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점과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들 수 있다. 지난 4월 리뉴얼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점은 오픈 30분 만에 250명 이상의 고객이 몰렸고,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개점 전부터 ‘오픈런’이 이어졌다.
리뉴얼 과정에서는 쇼핑 편의성도 대폭 강화했다. 매장 규모를 기존 대비 2~3배 가까이 확장하고 피팅룸도 늘렸다. 광복점의 경우 피팅룸을 기존 12개에서 21개로 확대했으며, 분리돼 있던 공간을 하나로 통합해 동선 효율을 높였다. 셀프 계산대를 도입하고 계산대 수도 확대해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피팅룸 확대 및 동선 재정비, 쇼핑 편의성 강화
동선도 재정비했다. 입구부터 시즌 핵심 상품과 주력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도록 배치했고, 남성 · 여성 · 키즈 순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가족 단위 고객과 관광객 모두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상품 구성을 통해 객단가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활용해 제품 정보와 패션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체험 요소도 강화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로컬 밀착형 전략’이다. 각 지역 특색을 반영한 한정 콘텐츠와 협업 상품으로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역 로컬 브랜드 협업으로 선보이는 ‘유티미(UTme!)’ 티셔츠다.
일례로 부산 광복점의 경우 지역 대표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한 티셔츠를 선보이며 큰 반응을 얻었다. 실제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이어질 정도였다. 부산 로컬 브랜드 ‘치킨버거클럽’ ‘송월타월’ 등과 협업해 지역 한정 티셔츠를 출시하며 관광객과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었다. 로컬 밀착 마케팅으로 한국 소비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면서 ‘지역 한정’이라는 희소성까지 더한 셈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유니클로에?’ 지역 한정 통해
수도권 외 지역 확장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 도남점과 서귀포점을 동시에 출점했고, 올해는 천안과 울산에 이어 전주 송천점을 오픈해 지방 고객 접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핵심 상권으로의 복귀도 주목된다. 유니클로는 5월 22일 서울 명동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2021년 명동중앙점 철수 이후 약 5년 만의 복귀다. 명동점은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총 3254.8㎡(약 1000평) 규모로 국내 최대 매장이다. 여성 · 남성 · 키즈 · 베이비를 포함한 전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차별화되 콘텐츠로 주요 거점 매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 전략에서는 ‘대체 불가’라는 소비자 인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디브랜딩 전략과 품질 중심의 데일리웨어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 기능성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재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이미 패션 아이템을 넘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5년 만에 ‘명동 귀환’ 지방 거점 확대 속도
‘패스트패션’이 아닌 ‘라이프웨어(LifeWear)’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디자이너 협업을 통해 새로움과 화제성까지 더하고 있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의 ‘유니클로 : C’, 크리스토퍼 르메르 및 사라 린 트란과의 ‘유니클로 U’, ‘JW 앤더슨’ 협업 라인은 시즌마다 꾸준히 전개되는 정규 컬렉션이다. 유명 디자이너의 감성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경험할 수 있는 점이 국내외 소비자 모두에게 통하는 이유다.
여기에 시즌마다 한정 컬래버레이션을 더해 화제성을 이어간다. 지난해 ‘니들스’ 협업 제품은 출시 직후 온 · 오프라인 완판을 기록했고, ‘세실리에반센’ 컬렉션은 브랜드 최초의 걸즈 라인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였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매번 새로운 것을 얹는 방식이 ‘유니클로에 가면 늘 볼 게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 냈다.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하다. 임직원 봉사활동, 경계선 지능 아동 교육 지원, 장애인을 위한 의류 리폼 캠페인 등 사회적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오고 있다. 2025년 기부금은 25억2000만원으로 전년대비 약 36% 늘었다.

가성비 넘어 필수템 됐다 ‘2조 시대’ 열릴까?
‘1점포 1사회공헌’을 기조로 각 매장이 지역 특성에 맞는 활동을 직접 기획 · 실행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초고령화가 뚜렷한 부산에서는 취약계층 어르신과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를 정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산 9개 매장 임직원들이 참여해 약 1400명에게 식사를 제공했으며 총 18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 4월에는 명동점 오픈을 앞두고 환경재단과 함께 명동 일대 플로깅 행사를 진행하며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이어갔다.
스크랩 앤드 빌드 전략, 지역 한정 콘텐츠, 한정 컬래버 등 ‘가성비’를 넘어 ‘희소성’으로, ‘패션’을 넘어 ‘생필품’으로 자리 잡으며 유니클로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 역대 최대 매출을 뛰어넘어 2조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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