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
26.06.01 ∙ 조회수 616
Copy Link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즐기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러너들 사이에서는 GPS 앱으로 이동 경로를 기록해 지도 위에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내는 ‘드로잉런’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189-Image


서울에서는 광화문 일대 경복궁 · 청계천을 잇는 ‘댕댕런(약 8.4㎞)’, 여의도 한강과 국회의사당을 도는 ‘고구마런(약 8㎞)’, 남산 일대를 휘감는 ‘하트런(약 9.6㎞)’, 서울숲 ‘병아리런(약 6㎞)’, 어린이대공원의 ‘붕어빵런(약 5㎞)’, 용산 ‘벙거지런(약 8㎞, 패션비즈 자체 제작)’까지 지역별 시그니처 코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SNS 인증 콘텐츠로 확산되면서 러닝은 ‘자신만의 그림 한 장’을 남기는 행위가 됐고, 러너들은 거리 · 페이스 같은 숫자 너머에서 새로운 성취감을 발견하고 있다. 브랜드들도 이 흐름을 빠르게 흡수해 시그니처 코스를 직접 개발하거나 기존 코스를 활용한 러닝 세션 · 마케팅 포인트로 풀어내고 있다. 코스가 곧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다시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762-Image

광화문 댕댕런


‘댕댕런' 따라 몰린 러너들, 서촌·북촌 러닝 성지로



GPS 드로잉런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코스는 경복궁과 청계천 일대를 활용한 ‘댕댕런’이다. GPS 기록이 귀여운 강아지 형상으로 완성되면서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경복궁 돌담길과 서촌·북촌 골목, 청계천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어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러닝 코스로 자리 잡았다.


러너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에는 러닝 전문 매장과 커뮤니티 공간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서촌에는 ‘온유어마크 경복궁점(2024년)’, 북촌에는 ‘뉴발란스 런허브 북촌(2025년 리뉴얼)’ ‘굿러너컴퍼니 북촌점(2025년)’ ‘수베니어삼청(2025년)’ 등이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1434-Image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온유어마크 경복궁점, 뉴발란스 런허브 북촌, 굿러너컴퍼니 북촌점, 수베니어삼청(사진 - 구경효 기자),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살로먼 트레일런 서울(브랜드 제공)


온유어마크 경복궁점은 스포츠 브랜드 톱 티어 제품을 취급하는 러닝 편집숍으로 신발, 어패럴, 기어,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취급하고 있다. 최근 부산(2호점)과 수원(3호점)에 매장을 오픈하며, 핵심 전략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뉴발란스 북촌점은 2021년 오픈 후 지난해 3월 러닝 트라이얼 전문 서비스 매장인 ‘런 허브’로 리뉴얼 오픈했다. 러닝 의류, 카본 · 데일리 러닝화 등 부담 없는 금액으로 2시간 동안 제품 대여가 가능하다. 무료 짐 보관, 족형 측정, 도심 러닝 코스 안내 등 러너를 위한 실용적인 매장 서비스와 활동을 통해 하루 평균 80팀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살로몬 트레일런 서울' 2곳이 새롭게 서촌에 문을 열었다. 아디다스는 러닝 커뮤니티을 통해 댕댕런·고양이런 등 다양한 드로잉런 코스를 제안하고 있으며, 살로몬은 인왕산·안산·북악산을 연결한 3가지 트레일 코스를 개발하며 서촌을 도심형 트레일 러닝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2342-Image

서울숲 병아리런


‘병아리·식빵·붕어빵런’ 뜨자 러닝 플랫폼 격전지 변모


서울숲과 한강공원을 품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최근 서울 러닝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병아리런과 식빵런, 붕어빵런 등 SNS에서 공유되는 드로잉런 코스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러너들이 모여들었고, 브랜드들도 이 흐름에 맞춰 러닝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숲 ‘무신사 런 서울숲’과 ‘굿러너하우스’, 성수 ‘UVU’와 ‘EQL 퍼포먼스 클럽’, 자양역 ‘37디그리스’ 등이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런 서울숲은 지난 4월 오픈한 러닝 스페셜티 스토어다. 서울숲과 한강이라는 입지적 강점을 활용해 3·4·5km 맞춤형 러닝 코스를 제안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의 러닝화를 실제 코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트라이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3093-Image

굿러너하우스(사진 - 구경효 기자), UVU 매장(출처 - UVU 인스타그램)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3357-Image

37디그리스(사진 - 구경효 기자), 무신사 런 서울숲, EQL 퍼포먼스 클럽(출처 - 브랜드 홈페이지)

 

굿러너컴퍼니는 기존 서울숲점 맞은편에 도심형 러닝 웰니스 공간인 ‘굿러너하우스’를 지난 3월 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층 규모로 러너들이 한 공간에 모이고 몸과 마음을 정비한 뒤 준비된 상태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설계했다. 


지하 1층 ‘스웨트(Sweat)’는 짐 보관 로커와 피팅룸, 밋업·웜업 공간으로서 1층 ‘그라운드(Ground)’는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 팝업과 트라이얼 존, ‘앳이즈(at ease)’ 카페와 협업한 굿러너바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층 ‘리프레시(Refresh)’는 포스트레치(forstretch) 전문가가 1:1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샤워실도 갖췄다. 


영국 런던 기반 프리미엄 러닝웨어 ‘유브이유(UVU)’는 지난 3월 성수 메인 거리에서 벗어난 성수동 둘레7길 15에 전 세계 최초 오프라인 플래그십을 오픈했다. 유브이유는 도시 러닝 환경과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성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통해 국내외 러너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다. 현재 신제품 드롭만 한시적으로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4281-Image

어린이대공원 붕어빵런



오프라인 편집숍 ‘이큐엘(EQL)’은 성수 플래그십스토어에 스포츠 브랜드 전문관 ‘EQL 퍼포먼스 클럽’을 지난해 새롭게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30여 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큐레이션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커뮤니티 & 러닝 세션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액티브 ·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37디그리스’는 2024년 6월 자양역 인근에 러닝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다양한 어패럴과 기어 제품을 비롯해 무료 짐 보관 서비스와 발 측정, 러닝 세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바로 앞 한강공원 입지를 십분 활용해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최근 글로벌 패션 · 스포츠 브랜드들이 플래그십과 팝업을 선보이는 브랜드 실험 공간으로 주목받는 만큼 서울 러닝 문화의 확산과 맞물려 앞으로도 러닝 거점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5062-Image

여의도 고구마런


‘고구마런’ 품은 여의도, 더현대·뉴발란스 승부수


여의도는 여의나루 러너스테이션과 한강공원, 마포대교를 중심으로 서울 대표 러닝 성지로 자리 잡았다. 여의도 전체를 돌아볼 수 있고 오르막 없는 평지의 쉬운 코스인 일명 ‘고구마런’을 뛰는 이들이 많다. 


이곳에는 현대백화점의 ‘더현대러닝클럽(TRC)’이 오픈해 러닝 큐레이션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라이다·씨엘르·칼렉 등 희소성 높은 브랜드를 전면 배치하며 러닝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5647-Image

더현대러닝클럽, 뉴발란스 런허브 여의도점(브랜드 제공)


‘뉴발란스’는 글로벌 캠페인 ‘그레이 데이 2026’을 기념하기 위해 여의도 한강공원 이크루즈 선착장에 체험형 거점 ‘뉴발란스 여의도 런 허브(Run Hub)’를 오픈해 오는 6월 14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이번 여의도 거점은 한강 조망 휴게 공간과 한강 변 러닝 코스 가이드, 프리미엄 러닝 의류 · 신발 렌털 서비스가 핵심이다. 방문객은 ‘그레이 데이 스페셜 에디션’ 러닝화와 러닝 기능성 의류를 직접 대여해 한강 코스를 달리며 뉴발란스의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6192-Image

남산 하트런


‘하트런’ 주변으로 모이는 감도높은 온·밸런스 매장 등장  


남산 일대에는 하트 모양의 ‘하트런’이 온라인상에서 조금씩 바이럴되고 있다. 명동, 남산, 이태원, 약수 등 약 10km 거리의 다양한 도심 풍경을 보면서 러닝을 할 수 있으며,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는 코스로 난이가도 조금 있는 편이다. 


이러한 흐름 속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러닝 기반 라이프스타일 상권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온(On)은 지난 3월 한남동에 국내 첫 로드숍 ‘온 스토어 한남’을 오픈하고 지하 1층 ‘온 런 허브’를 중심으로 러닝 세션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씨에스에프디자인(대표 김전)의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밸런스(BALANCE)’도 같은 시기 한남동에 셀렉트숍 형태의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골드윈 · 뉴발란스 · 몽벨 · 서코니 · 비보베어풋 · 템포스 등 글로벌 퍼포먼스 브랜드도 큐레이션해 선보이고 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6988-Image

온 한남 스토어(브랜드 제공), 밸런스(사진 - 박진한 기자) 


용산은 러닝 코스로 주목 받을 수 있을까? 


‘데카트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러닝 코스가 아직 활발하게 개발되지 않은 용산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4월 용산 아이파크몰 패션파크 5층에 224㎡(약 68평) 규모로 러닝과 하이킹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략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데카트론은 용산역과 직접 연결되는 입지를 활용해 지하철과 기차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직장인부터 가족 단위 고객과 주말 레저 수요까지 폭넓게 흡수하기 위해, 참여형 커뮤니티 프로그램 ‘데카러너스’와 ‘데카하이커스’를 운영하고 있다. 6월~7월 데카러너스는 5주 정규 프로그램 ‘런린이반’을 통해 용산점 -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약 5km 코스)까지 뛰는 러닝 클래스를 운영한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붉은 벽돌 건물과 이국적인 풍경 덕분에 사람들에게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곳이다. 


패션비즈에서는 이태원과 용산을 아우르는 약 8km 러닝 코스인 ‘벙거지런’을 자체제작했다. 용산역을 시작으로 삼각지역 - 녹사평역 - 한강중학교 - 잠수교북단 - 국립중앙박물관 - 이촌역을 지나 다시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삼각지역에서 녹사평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업힐 구간, 녹사평에서 잠수교까지는 내리막, 그 후 이어지는 평평한 노면 코스 등 뛰는 동안 전쟁기념관, 이태원로 가을 단풍길, 국립중앙박물관 등 의미있는 장소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변 환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8057-Image

용산 벙거지런(패션비즈 자체제작)



올림픽공원 일대 플릿러너·브룩스·ARC 등 경쟁 치열 


이외에도 잠실과 인접한 올림픽공원 일대에도 러닝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며 거점을 넓혀 가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한 아디다스 브랜드센터는 ‘홈 오브 스포츠(Home of Sports)’ 콘셉트 매장으로 러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요 라인을 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러닝 카테고리를 위한 서비스로는 풋 스캔(Foot Scan) 기반 신발 추천 서비스를 통해 발 형태와 사용 목적에 맞는 러닝화를 제안하고 버추얼 러닝 게임과 트라이얼 존 등 고객 참여형 콘텐츠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 


이 인근에는 두스포츠(대표 신승백)의 러닝스페셜티 매장 ‘플릿러너’와 런컬렉션(대표 송주백)의 ‘브룩스러닝’ 올림픽공원 쇼룸도 위치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또 러닝과 일상을 잇는 브랜드 ‘에이알씨(ARC)’가 지난 2월 올림픽공원에 첫 오프라인스토어를 열었다. 도심과 자연이 교차하는 올림픽공원의 입지를 살려 러너의 들숨과 날숨에서 출발한 공간 콘셉트를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러닝은 단순 운동이 아니라 지역과 콘텐츠, 리테일을 연결하는 도시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러닝 거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닝 코스가 곧 콘텐츠’ 댕댕런·고구마런 등 드로잉런에 빠진 서울 9112-Image

플릿러너·브룩스러닝 쇼룸(사진 - 구경효 기자)


■ 관련 기사

[월요기획] 아디다스는 서촌, 데카트론은 용산… 러닝 따라 바뀐 ‘新 서울 지도’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