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브랜드 카피 제품, 막을 방법 없나?” 현실적 대응 어려워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26.05.29 ∙ 조회수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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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브랜드 '호쿠스포쿠스'가 제기한 카피 제품


패션업계에 스몰 디자이너 브랜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해 판매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 브랜드의 카피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자들은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원작자가 법적대응을 강력하게 하지 않는 이상, 카피 제품은 버젓이 또다른 브랜드 네임을 달고 제지없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 '호쿠스포쿠스'를 전개하는 황순지 대표 겸 디렉터는 카피 제품 때문에 속앓이를 하다가 공식 SNS를 통해 “조심스럽게, 속상한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호소했다.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여름 블라우스 제품 2종(리넨 선베일 블라우스 / 펄 가든 타이 블라우스)을 M브랜드에서 그대로 카피해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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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스포쿠스 룩북(좌)과 동일 제품 vs 카피 제품 비교사진(우)


카피 제품 판매 중지 요청... 절차 까다롭게 복잡해



황 대표는 주 판매채널인 온라인 플랫폼 측에 카피 제품 판매 중지를 요구했지만, 증빙서류부터 사진자료까지 절차가 복잡한 데다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다고 전한다. 결국 M브랜드는 그 기간동안 카피 제품의 일정 물량을 이미 다 팔고,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카피 제품을 소명하기 위해 나섰던 원작자만 손해를 봤다는 점을 강조한다. 

    

M브랜드에서 카피한 제품은 현재 판매가 중지됐지만, 그 브랜드의 디자인 모방이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경고' 정도로 끝나고, 플랫폼 내에서 퇴출되지는 않았다. 황 대표는 고민하다가 법적 대응까지 이어나기로 했다. 그는 “우리 같은 스몰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알고도 어떻게 대처하지를 못해 그냥 한번 욕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정도가 심해 묵인할 수 없어 법적으로 따져보기로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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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쿠스포쿠스 룩북(좌)과 동일 제품 vs 카피 제품 비교사진(우)


이어서 “우리 브랜드는 디자이너가 혼자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디테일 하나하나를 이야기 나누며 함께 만들어가는 옷”이라며 “하나의 디자인을 만들기까지 많은 시간과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겪게 돼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반복되는 디자인 모방이 결국 'K-패션 생태계' 악화


법원의 판단을 받아 지식재산권(IP)을 지키는 동시에 금전적, 정신적 피해 보상도 요구해 패션업계에서 이같은 카피 제품 제조를 차단하고,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는 데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반복되는 디자인 모방이 결국 신진 디자이너들의 창작 의욕을 꺾고, 더 나아가 K-패션 생태계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또는 브랜드) 보다 빠르게 복제해서 더 싸게 판매한 쪽이 이득을 보는 현실은 제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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