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도 이제 카피 안 된다··· 젠틀몬스터~르무통 등 IP 분쟁서 잇단 성과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26.05.27 ∙ 조회수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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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에서 디자인과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법적 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 IP를 인정 받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과거에는 유사 디자인이나 로고 도용 · 상품 형태 모방이 업계 관행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브랜드들이 디자인권·상표권·저작권·부정경쟁방지법 등을 근거로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는 젠틀몬스터를 전개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와 블루엘리펀트 간의 분쟁이다. 이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제기한 안경 파우치 디자인등록 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


젠틀몬스터 - 블루엘리펀트, 타사 디자인 권리화 행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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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와 블루엘리펀트 아이웨어 및 파우치 사진(사진 편집=패션비즈)


특허심판원은 블루엘리펀트가 2023년 등록한 안경 파우치 디자인이 2021년 젠틀몬스터가 선보인 파우치와 유사해 신규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해당 디자인 등록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를 인용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타사 디자인을 모방해 권리화하려는 행위에 제동을 건 사례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블루엘리펀트 측은 이번 심결이 제품 모방 여부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특허심판원의 판단은 디자인 등록의 독창성 및 신규성에 관한 판단일 뿐 모방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현재 민·형사상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르무통 - S사, 디자인 및 상품 형태 모방 대응 사례


신발 브랜드 르무통 역시 이달 카피 제품 대응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르무통을 전개하는 우주텍(대표 허민수)은 자사 대표 모델 ‘메이트’의 디자인과 상품 형태를 모방한 유사 제품을 유통한 S사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합의로 분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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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무통의 대표 모델 '메이트'



이번 합의에 따라 S사는 르무통에 합의금을 지급하고 문제가 된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S사가 자사 제품이 르무통 제품의 디자인과 상품 형태를 모방해 부정경쟁방지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업계 내 모방 제품 대응 사례로 주목된다. 구체적인 합의 금액과 세부 조건은 양사 협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마크곤잘레스-비케이브, 아트워크도 보호 대상임을 보여준 사례


마크곤잘레스 관련 IP 분쟁에서도 창작자의 권리가 인정됐다. 작년 5월 미국 아티스트 마크곤잘레스는 국내 패션기업 비케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하며, 비케이브가 와릿이즌 상품 중 새 모양 도안과 ‘마크곤잘레스’ 서명이 들어간 상품을 제조·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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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곤잘레스의 아트워크를 도용한 와릿이즌


해당 분쟁은 비케이브가 과거 일본 사쿠라그룹과의 서브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마크곤잘레스의 도안과 서명을 사용해온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마크곤잘레스 측은 라이선스 계약 종료 이후에도 유사한 도안과 서명이 계속 사용됐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최종적으로 창작자의 손을 들어줬다. 패션 상품에 사용되는 그래픽과 서명 역시 독립적인 저작물로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다.


이처럼 최근 패션업계의 IP 분쟁은 단순히 “비슷하다”는 차원의 논란을 넘어, 실제 법적 판단과 합의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의 핵심 자산이 제품 디자인, 로고, 그래픽, 패키지, 상품 형태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특히 패션 시장에서는 인기 상품이 등장하면 단기간에 유사 제품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통한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카피 제품의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 이에 따라 브랜드 입장에서는 사후 대응 뿐 아니라 디자인 등록, 상표권 확보, 저작권 관리, 유통 모니터링 등 선제적 보호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판결과 합의 사례가 패션 시장 전반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본다. 디자인과 브랜드 자산은 더 이상 쉽게 베껴도 되는 요소가 아니라, 법적으로 보 호받아야 할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창작자의 권리와 브랜드의 정당한 투자, 소비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패션업계의 ‘카피 관행’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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