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돌아온 젤리 버킨백이라는데… 브랜드까지 가세, 듀프 논란 괜찮나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26.05.24 ∙ 조회수 3,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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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닛 젤리 투웨이 백·키키 인스타그램·FLYJ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최근 패션 시장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닮은 가방, 이른바 '젤리 버킨백'이 올여름 트렌드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말랑한 젤리 소재에 비비드한 파스텔 컬러, 1만~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까지 Y2K 감성과 듀프(Dupe) 소비 문화가 맞물리며 1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와 '버킨(Birkin)'을 합친 합성어인 '퍼킨백'이라고도 불리는 이 가방은 에르메스 버킨백의 시그니처인 사각형 토트 형태·플랩과 벨트형 잠금장치·자물쇠 디테일 등을 그대로 차용하되, 투명·반투명 PVC·TPU 소재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2003년 전후 처음 등장해 한차례 유행했다 사라졌던 이 아이템이 최근 Y2K 트렌드와 함께 연예인 효과까지 더해지며 20년 만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에 맞춰 국내 브랜드들도 관련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다이닛'은 지난 5월 18일 29CM 라이브 방송을 통해 9만8000원의 젤리백을 공개하며 발매 하루 만에 누적 판매량 7000개를 달성했다. '드왓츄럽' 역시 6만2000원의 '젤리 메릴 베이비백'을 출시해 공개 직후부터 가파른 판매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 무신사 내 브랜드 상품 랭킹 1~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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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젤리백 관련 상품들



다만 일각에서는 젤리백 열풍이 '듀프'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듀프는 복제품(Duplicate)의 줄임말로, 특정 브랜드의 로고와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는 위조품과 달리 디자인과 주요 특징만 유사하게 따라 한 저가 대체품을 의미한다. 로고 침해가 없어 상표권 위반은 아니지만 부정경쟁방지법상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2024년 미국 월마트가 버킨백 디자인을 차용해 출시한 '워킨백(약 11만원)'도 비슷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에르메스는 버킨백 관련 광범위한 상표권과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적극적이다.


2011년 버킨백 이미지를 그려 넣은 캔버스백 판매 업체에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에는 버킨백을 디지털로 재현한 NFT '메타버킨스' 제작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해 13만3000달러를 배상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대법원이 에르메스 가방 디자인에 눈 장식을 붙여 판매한 이른바 '눈알가방'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물 도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젤리백 열풍이 법적 논란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경 건국대학교 교수·변호사는 "젤리백 역시 듀프 제품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재질·가격·소비 수요층이 다르다는 점에서 지식재산권 침해가 아니라는 항변도 가능하지만, 눈알가방 사건에서 대법원이 에르메스 버킨백 형태 자체의 법적 보호 가치를 인정한 만큼 위법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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