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광철 | 에코그램 부사장 "패션 스타트업, AI 생존 공식"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26.03.30 ∙ 조회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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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광철 | 에코그램 부사장


패션산업은 언제나 ‘창의성’의 성지였다. ‘샤넬’의 트위드 재킷, ‘디올’의 뉴룩, ‘발렌시아가’의 오버사이즈 실루엣 등은 모두 천재 디자이너의 직관과 예술적 영감에서 만들어졌다. 2026년 지금, 그 공식이 뒤집히고 있다. AI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디자인을 뽑아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더 이상 ‘디자이너의 감’이 아니라 데이터라는 것이다. 


AI 패션 브랜드는 소비자의 클릭 하나, 스크롤 하나, 검색 기록 하나까지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이번 시즌의 색상, 실루엣, 소재 등 어떤 것이 잘 판매가 될지를 예측한다. 

이제 디자이너는 감이 아닌 80%의 데이터를 손에 쥔 상태에서, 나머지 20%를 어떻게 채워 나갈지를 고민하면 된다. 이것이 AI가 만든 패션 브랜드의 본질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쉬인(SHEIN)’이다. 중국 패스트패션 메가 브랜드 쉬인은 AI 엔진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핵심으로 초고속과 온디맨드(On-Demand)를 구현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판매 데이터를 초 단위로 스캔하며 트렌드가 포착되면 1주일 만에 제품을 생산·출시한다. 소량 테스트 및 재주문 모델 LATR(Large-scale Automated Test & Re-order) 결과 업계의 평균 판매 재고율이 25~40%인 데 반해 쉬인의 판매 재고율은 10% 미만이다. 



“이게 예쁘니까 만들자”라거나 “구색으로 이런 디자인 상품도 필요하니까 만들자”라기보다는 쉬인은 “데이터가 이게 팔린다고 하니까 만든다”라고 한다. 이 변화의 핵심은 예측 정확도다. 매킨지(McKinsey)에 따르면 2026년 패션산업에서 AI가 창출할 가치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 기반 예측에서 나온다고 한다. 


‘자라’ ‘에이치앤엠’ ‘나이키’ ‘스티치픽스’ 등도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스티치픽스는 100% 알고리즘 기반 큐레이션으로 고객의 체형, 스타일, 과거 구매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스타일리스트에게 이 조합이 87% 확률로 마음에 들 것이라고 제안한다. 디자이너의 영감이 아니라, 확률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마다 자사 브랜드의 특성을 이해하고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고, 인간은 감정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속도나 비용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 각각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컬렉션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개인화 때문이다. 리바이스가 AI 모델로 수백 가지 체형 사진을 생성해 나에게 딱 맞는 청바지를 보여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2026년을 넘어 2030년에는 진정한 AI 네이티브 패션 브랜드 스타트업이 등장할 것이다. 

그렇다고 디자인의 시대가 끝난 건 아니다. 데이터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알려줄 뿐, 왜 만들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특히 정서적 기반의 감동, 문화, 정체성 등은 AI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기획은 데이터 위에 올라타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트렌드 적중률을 극대화해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매일 신상품을 선보여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쇼핑의 즐거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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