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맞아?” 패션 화보가 바뀐다... 가상 모델 활용 러시 속 기획력 더 중요해져

김현수 기자 (laceup@fashionbiz.co.kr)
26.03.11 ∙ 조회수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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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업계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이 화보 제작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 단계를 넘어 화보 · 영상 · 콘텐츠 등 AI를 활용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새로운 경쟁 지표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남성복, 여성복,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AI를 도입하며 효율성과 표현력의 확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기존의 화보는 모델 · 장소 · 포토그래퍼 · 스타일리스트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들었으나,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비싼 모델을 쓰지 않아도 고퀄리티의 비주얼을 만들어낼 수 있어 패션 브랜드들이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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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쏘옴므, 비주얼 콘텐츠의 90%는 AI로 제작


SG세계물산(대표 이의범)의 남성복 브랜드 ‘바쏘옴므’는 현재 브랜드 비주얼 콘텐츠의 약 90%를 AI 기반으로 제작하고 있다. SNS 숏폼 영상, 브랜드 캠페인, 시즌 룩북까지 제작 전반에 AI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며 사실상 AI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셈이다.


특징적인 점은 실사와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제품의 소재, 봉제, 디테일 등 핵심 정보는 실제 촬영을 통해 확보하고 전체적인 무드와 연출은 AI로 확장한다. 이를 통해 제품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물리적 촬영 환경의 제약을 벗어난 장면과 분위기를 구현한다. 



AI 도입 이후 제작 비용은 약 45% 절감했고 전체 제작 시간은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바쏘옴므는 이미지 생성에 ‘미드저니’ ‘나노바나나’를 활용하고, 기획과 프롬프트 고도화 단계에서는 ‘챗GPT’ ‘제미나이’ ‘그록’ 등 멀티모달 AI를 병행해 활용한다.


SNS 채널 반응은 AI기반 콘텐츠가 더 높아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특히 SNS 채널에서는 셀럽 모델을 활용한 광고보다 AI 기반 룩북과 영상 콘텐츠의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브랜드 측은 AI 화보의 품질이 실사 대비 90% 이상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바쏘옴므는 향후 AI를 단순한 제작 도구가 아닌 내부 인력이 직접 운용하는 핵심 크리에이티브 자산으로 내재화할 계획이다. 브랜드 방향성과 기획력이 AI를 통해 구현되는 구조를 만들고 디렉션 역량 자체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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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센, 2025 F/W 시즌 대비 AI 활용량 200%↑


위비스(회장 도상현)의 여성복 브랜드 ‘지센’은 2025 F/W 시즌부터 패션 필름을 100% AI로 제작하며 본격적인 전환에 나섰다. 2026 S/S 시즌에는 시즌 화보와 브랜딩 영상까지 AI 활용 범위를 확대했고 활용량은 전 시즌 대비 약 200% 증가했다. 마케팅 콘텐츠와 온라인몰 비주얼은 실사와 AI를 병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월평균 활용 비중은 50~60% 수준이다.


실사와 AI의 혼합 방식도 브랜드별로 다르게 운영한다. 골프웨어 브랜드 ‘볼빅어패럴’의 경우, 모델은 실사 촬영으로 확보하고, 배경과 무드는 AI로 생성해 각기 다른 콘셉트의 공간을 연출한다.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기존 포토숍 리터칭 작업을 AI 기반 수정 및 재가공 방식으로 전환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미드저니 중심 10개 AI 툴 활용, ‘일관성’ 핵심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는 기획 단계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결과물 제작 시간은 단축됐지만, 컷별 디렉션을 위한 레퍼런스 구축과 피드백 과정이 중요해지면서 전체 프로세스는 기존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다. 비용은 작업 난이도에 따라 촬영 대비 10분의 1까지 줄어들기도 하고 반대로 유사한 수준이 되기도 한다.


지센은 미드저니를 중심으로 약 10개의 AI 툴과 협력업체의 개발 프로그램을 병행 활용한다. 브랜드 측은 작년 하반기 매장 직원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반응 조사에서 90% 이상의 긍정 평가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센이 강조하는 과제는 일관성이다. 사전 기획과 테스트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AI를 학습시켜야만 톤앤매너가 유지된 결과물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향후에는 착장과 핏 정확도, 소재 디테일, 색상 일관성, 저작권과 윤리 기준의 표준화가 핵심 개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센 브랜드 관계자는 “5년 후에는 전체 콘텐츠의 60~90%가 AI 기반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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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 실사와 AI ‘전략적 병행’… 브랜드 확장 적용


세정그룹(회장 박순호)은 브랜드 성격에 맞춘 선택적 AI 도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은 지난해 여름과 겨울 연 2회 AI 화보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국적인 휴양지와 광활한 설원처럼 실제 촬영이 어려운 배경을 구현해 기술과 패션의 결합을 강조했다. 올해도 최소 2회 이상의 AI 화보를 계획하고 있다.


‘웰메이드’는 2025 S/S 시즌 ‘데일리스트’의 AI 화보를 시작으로 신규 라인 ‘레스(LESS)’ 론칭 화보까지 AI를 적용했다. 올해는 ‘인디안’ ‘브루노바피’ ‘더레이블’ 등 남성복 브랜드까지 확장해 월평균 2회 수준으로 AI 기반 모델 컷과 제품 비주얼을 선보일 예정이다.


운영 방식은 실제 촬영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구조다. 제품의 실루엣 · 색감 · 소재 등 핵심 정보는 실제 촬영본을 활용하고, 배경과 자연광 · 바람의 방향 같은 연출 요소를 AI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제품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시각적 몰입도를 높인다.


제작 시간 60% 단축, 품질은 실사 수준 목표로


제작 시간은 촬영 준비부터 결과물까지 약 60% 단축됐다. 모델 섭외, 로케이션, 현장 세팅 등 사전 단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획과 검수, 다중 툴 활용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발생해 전체 효율은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난다.


세정그룹은 AI 화보의 품질이 실사에 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자사 SNS와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긍정 반응이 이어졌고, 실제 구매 문의로도 연결됐다. 동시에 작업자의 디렉션 역량과 브랜드 이해도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한계로 짚는다. 저작권, 윤리, 워터마크 등 제도적 기준의 정립도 필수 과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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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화보는 대체 수단 아냐” 산업 구조 재편 주목


세 브랜드의 사례는 AI를 화보 제작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를 확장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작 효율은 이미 기본 전제가 됐고, 결과물의 완성도를 가르는 기준은 기획력과 디렉션 역량으로 옮겨갔다. 물리적 제약을 넘어서는 배경과 무드를 구현하는 동시에 제품 정보의 정확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AI 화보의 확산은 단순한 제작 방식의 변화를 넘어 패션 산업 전반의 역할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촬영 중심의 생산 체계에서 기획 · 디렉션 · 데이터 설계 중심 구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브랜드 내부 크리에이티브 인력과 외부 제작 파트너의 역할이 재정의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어떤 브랜드가 AI 화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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