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변곡점이 절묘한 기회가 되는 조건'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4.01.19 ∙ 조회수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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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컨설팅 그룹이 영국 패션 전문매체 BoF와 공동 제작한 2024년 글로벌 패션 전망에서 글로벌 패션리더들이 가장 걱정하는 리스크는 유럽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가져올 후폭풍을 걱정하는 것이다.

2024년 4월 한국에서는 총선을 치르고 11월 미국에서는 대선을 치른다. 그동안 정부가 온몸으로 막아온 부실들이 총선 이후 대거 수면 위로 드러나서 혼란이 올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대중(對中) 관계와 국제 질서, 신재생 에너지 정책들, 신기술 관련 정책들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도 있다. 2024년은 지정학적인 변동의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경제가 침체의 길로 들어설 것이고 세계경제는 단기간에 동반 침체할 것이다. 그 결과 물가가 낮아지고 고금리가 내려가면서 많은 부문에서 조정이 일어난 후 점차 회복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죽어야 산다’라는 역설이 세계경제에서 실현되는 해가 2024년이 될 것이다. 가장 변동성이 큰 한 해로 기록될 2024년에 생존하는 개인과 기업에는 엄청난 기회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런 다가올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생존 전략과 더불어 미래 전략에 대한 기본 구상을 정리해 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경쟁자에게 빼앗겨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패션 유통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 전략은 무엇이 돼야 할 것인가?

코로나 이후 미래형 사업 모델에 대해 많은 논쟁과 새로운 혁신에 대한 시도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요즘 많이 정리돼 가고 있다.

1)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모델: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모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 모델은 독점을 하지 못하면 매우 위험한 사업모델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플랫폼 모델 자체가 공공성이 중요하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고 독점 후 수익을 내려고 하면 정부의 규제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SK가 11번가를 포기하고 많은 플랫폼 사업의 IPO가 무산되고 추가 투자유치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리돼 가고 있다. 대신 좋은 콘텐츠를 기반한 브랜드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가고 있다.

2)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모델: 그동안 지마켓을 인수하며 온라인 전환에 몰두했던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 다시 오프라인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사실, 아마존의 공격 속에서도 월마트 · 알디(ALDI) ·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기업의 건재, 파이브 벨로(FIVE BELOW) 같은 신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등장 등 오프라인 기업의 경우에도 생존의 길이 있음이 증명됐다. 미래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공존하며 기업은 자신의 강점에 기반한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3) 블록체인, 가상화폐, NFT, 메타버스, 그리고 최근의 생성형 AI, 자율주행, 전기차 등 디지털 기술과 에너지 생산 및 저장 기술에 기반한 많은 혁신 사례들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그림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전통 산업을 망하게 할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기술은 수단이고 누가 어떻게 그러한 기술을 생산성 향상의 도구로 잘 활용할 것인가가 문제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변곡점의 시기에도 생존하고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잘 파악하고 현재의 위치에서 목표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혹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시장에 참여할 때가 오면 직접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투자 등 간접 참여도 가능하다. 현재 나의 위치를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 모든 일에서 외형과 규모와 명분보다 내실과 실리가 더 중요하다. 내실이 무너지면 내일도 무너진다.




■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 2022년 썬더그린 대표
- 2016~2021년 미니소코리아, 꼬끼오 대표
- 2004~2012년 세정, 인디에프, 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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