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마켓 또다시 카피 전쟁?
양심없는 대응으로 ‘일촉즉발’!
어디서 많이 봤던 익숙한 느낌을 따라가 보니 최초의 디자인은 브랜드 A였던 것이다. 이 백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브랜드를 카피한 디자이너 G가 과거 백 브랜드로 톱 자리에 올랐던 파워 디자이너였다는 점이다.
그의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시대 가방 트렌드를 리드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그대로 카피할 수 있냐’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분명 카피라는 것을 알 텐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본인이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등 실망의 말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카피 공방으로 한순간에 사라진 백(?)
카피도 카피지만 고객을 더욱 화나게 한 건 대응태도였다. 디자이너 G가 판매하는 백 이름은 ‘S백’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 중이었다. 이를 본 한 고객이 “A백과 비슷한데, 직접 디자인한 게 맞나요?”라는 질문을 했지만 묵묵부답.
그로부터 이 가방은 한순간에 SNS에서 사라졌다. 이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인스타에 S백에 대한 내용과 사진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의심이 커지는 상황! 가방에 대한 댓글이 이어졌지만 모두 내리거나 이마저 삭제가 된 상태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방 예쁘다고 다시 만들어 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에 “그 가방은 끝났어요. 더 예쁜 가방 준비 중입니다”라는 댓글을 다는 등 카피 의혹에도 무감각한 대응을 나타냈다. 한 고객은 “저는 디자이너 G의 오래된 팬이었고, 그동안 이분의 제품을 많이 구입한 사람이라 매우 충격을 받았어요. 다시 인스타로 돌아오니, 그 글은 삭제되고 없었습니다”라며 놀라움을 토로했다.
카피 의혹 제기, 묵묵부답 뻔뻔한 반응
이에 대해 A브랜드 대표는 “우리 제품을 카피한 업체 때문에 힘들다”라고 이번 카피 사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딪쳐 볼 만도 한데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패션 현장에서 소송을 하게 되면 그에 걸리는 시간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억울한 마음만 커지며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비즈니스 등 오픈 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카피에 대한 불감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가격을 앞세운 초저가 플랫폼들 내에서 한눈에 봐도 카피임을 알 수 있는 굿즈들이 곳곳에서 버젓이 판매 중이다.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가의 명품 카피가 아닌 ‘국내 브랜드들 간’ 카피들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패션 관계자는 “요즘 MZ세대들 경우, 꼭 명품만을 고집하지 않아요. 도메스틱 브랜드들에서도 이름을 대면 알 정도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명품 못지 않은 수요층이 있어 오히려 ‘남다른 디자인’을 원하는 MZ세대들이 몰리기도 하죠. 국내 브랜드 내에서 카피는 아마도 이러한 고객 심리를 읽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백에서 이제 시계까지, 카피 불감증 확대일로
이러한 카피 전쟁은 시계로 이어지며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잡화 전문기업 M사. 신상품으로 내놓은 명품 브랜드 C와 판박이다. 시계 소재는 물론 페이스 사이즈, 여기에 시간을 가르키는 분침 위치까지 똑같다. 누가 봐도 브랜드 C. 더욱 놀라운 것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리딩기업에서 일어난 것이다.
주얼리 마켓 한 MD는 “사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어떻게 큰 기업에서 이렇게 똑같이 카피를 할 수 있는지… 이 정도면 소비자들 기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만약 이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있다면, 이 브랜드를 사는 것이 아닌, 저렴한 가격에(?!) 그 명품 브랜드 C를 구매하는 거나 다름 없다고 봅니다”라고 지적한다
한 메이저 백화점 매니저는 “사실 제품이 입고되면 딱 알죠. 하지만 이견을 낼 수 없는 분위기인 데다 저희는 본사에서 수급한 제품을 열심히 판매하는 것에 충실할 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진정한 K패션(?) 카피 반드시 근절돼야
패션 전문가 K전무는 “카피는 도덕적으로도 안 되는 일이죠. 이 뿐만 아니라 고객을 기만하는 일입니다. 더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가면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오게 되죠. 그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안타깝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또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큰 기업들, 명망이 있는 디자이너들의 이러한 행각(?)은 K-패션의 물을 흐리는 일”이라로 지적한다. 패션 비즈니스에서 ‘카피’는 늘 유혹적이다. 하지만 유행을 좇다 보면 유혹에 한순간 넘어가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다. 브랜드의 창조성과 아이덴티티를 무시하는 일이다.
비단 이번 문제뿐만 아니더라도 ‘카피’는 비즈니스에서 근절해야 할 ‘악’이다. 적어도 피땀 어린 노력을 안다면 말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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